썰
커뮤 글 하나 봤다가 남편이랑 싸움
남편이랑 호칭 때문에 싸웠는데 발단이 진짜 웃겨요.
지난 주말에 판에서 글 하나를 봤어요. 결혼한 부부 중에 아직도 남편한테 오빠라고 부르는 게 좀 이상하다는 글이었거든요. 댓글도 많고 갑론을박이 심했는데 저는 그냥 재밌게 보고 넘어갔어요. 그런데 옆에서 같이 보던 남편이 그걸 보고 갑자기 저한테 그러는 거예요. 근데 너는 나한테 어떻게 부르는 게 좋아 하고요.
저는 그냥 당연히 오빠라고 부르거든요. 결혼하기 전부터 오빠로 불렀고 결혼하고 나서도 그냥 자연스럽게 오빠였어요. 그런데 남편이 갑자기 그 글 보고 영향받았는지 자기는 여보라고 부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거예요.
저는 갑자기 그 말에 좀 황당했어요. 우리가 십 년 가까이 오빠로 부른 건데 갑자기 여보라고 바꾸는 게 어색하잖아요. 그리고 남편도 처음부터 오빠 소리 싫어한다는 말 한 번도 안 했거든요. 이제 와서 커뮤에서 본 글 하나 때문에 바꾸자는 게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서요. 그렇게 얘기했더니 남편이 토라지는 거예요. 자기가 진짜 원해서 말한 건데 커뮤 글 때문이라고 치부하는 게 기분 나쁘다고.
거기서 또 얘기가 길어졌어요. 남편은 자기가 몇 년 전부터 오빠라고 부르는 게 좀 어색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때 말을 안 했냐고 했더니 말하기가 뭐해서 그냥 넘어갔다는 거예요. 그 말 듣고 나니까 제가 더 서러운 거 있죠. 몇 년 동안 속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말을 안 했다는 건데 저한테 편한 상대라서 말을 못 한 건지 아니면 대화할 필요를 못 느낀 건지.
저도 갑자기 바꾸는 게 싫다는 게 아니라 이유가 납득이 안 된다고 했는데 남편은 이유가 있어야 바꿀 수 있냐고 하고. 결국 그날 기분 나쁘게 끝났는데 지금도 좀 서러운 거예요. 이게 사소한 문제인 거 알아요. 호칭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하냐 할 수 있는 건데 저는 갑자기 바꾸자는 것도 어색하고 그걸 이의 제기했다고 토라지는 것도 이해가 안 돼요.
저는 사실 결혼 생활에서 가장 무서운 게 이런 거거든요. 뭔가 작은 게 쌓이는데 말을 안 하고 넘어가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터지는 거요. 이번 호칭 얘기도 그냥 호칭 문제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 안에 뭔가 더 있는 건지 아니면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지 솔직히 모르겠어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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