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제가 과하게 생각하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다소 긴 글이 될 거 같지만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 여기서라도 적어봅니다.
저는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해외로 이민을 와 지금까지 계속 해외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20대 중반이고, 지금부터 말씀드릴 사람은 40대 중반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교에 들어간 후 지역에 있는 한국 교민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청년부에도 나가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코로나가 겹치면서 처음에는 서로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청년부 생활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청년부 인원이 많지 않아 대학부와 청년부가 합쳐졌는데, 대부분의 나이는 만 19세부터 30대 초반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사람이 청년부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한 나이는 몰랐지만 다들 그를 형, 오빠라고 부르길래 '아마 제일 나이가 많은 분인가 보다'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나이 차이가 있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지는 못했습니다. 어느 날 저는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 사람은 목사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누구 기다리세요?"라고 물으면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고, 조금 있다 친구들이 나와서 저는 인사만 드리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 이후로는 특별한 교류가 전혀 없었습니다.
사건은 2025년에 일어났습니다. 당시 저는 졸업논문과 졸업시험 준비로 가장 바쁜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제 생일날, 모르는 번호로 생일 축하 문자가 왔습니다. 당시 저희 청년부 단체방은 오픈채팅방이라 여기서는 프로필을 저장하거나 개인적으로 연락을 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제 카톡 프로필을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축하 인사에 그냥 감사하다고 답장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계속 밥을 사주겠다, 커피를 사주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계속 바쁜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바쁘다", "다른 약속이 있다"는 식으로 여러 번 거절했습니다.
그러던 중 마지막 졸업시험을 이틀 앞둔 일요일이었습니다. 교회 예배를 마친 뒤 다른 청년부 사람들은 오락실과 영화관에 간다고 했고, 저는 "집 근처 카페에서 공부할 거예요."라고 말한 뒤 카페로 갔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카페로 찾아왔습니다. 아마 제가 어디로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 것 같았습니다. 와서는 특별한 용건도 없이 계속 의미 없는 이야기만 했습니다. 저는 불편해서 책에 집중하는 척했는데, 그 사람은 "내가 불편한가?"라고 한마디만 하고는 계속 제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굳이 대답하지 않고 표정으로만 불편하다는 것을 표현했습니다. 이 후로도 저는 계속 공부하는 척 책을 내려다 봤고 그 사람은 계속 쓸데없는 이야기만 했습니다. 한참을 있다가 일어나면서도 계속 "몇 시에 끝나냐", "저녁 사주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계속 안 먹는다고 거절했는데, 그러자 "그럼 김밥이라도 사오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녁도 먹지 않을 거라고 다시 한번 분명하게 거절했습니다. 생각이 바뀌면 말하라며 가셨고 그 때는 이미 시간이 많이 흐른 뒤였습니다.
시험이 끝난 뒤에도 문자가 하나 왔습니다. "내일 시험이지? 잘 보고 와."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모든 시험을 끝내고 합격한 뒤였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부담스럽다기보다는 짜증난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험 전 피같은 시간을 헛되게 많들었으니까요, 더 이상 연락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결국 몇 달 뒤 그 사람이 연락하던 카카오톡 계정을 삭제하면서 연락을 끊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졸업을 하고 약 4개월 정도 한국에 다녀왔기 때문에 그 사람을 만날 일도, 연락을 받을 일도 없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올해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마 3월 말쯤이었을 겁니다. 청년부 수련회를 중·고등부와 함께 가게 되었는데, 그 사람도 참석했습니다. 알고 보니 작년 말부터 초등부 교사 보조를 맡게 되었고, 또래 집사님들과 친해졌다고 했습니다. 그분들 중 한 분이 중·고등부 교사였는데, 도움을 요청해서 함께 오게 된 것 같았습니다.
수련회에서는 저에게 특별히 말을 걸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집 근처까지 차로 데려다주셔서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이후 교회에서 집사·권사·장로 임직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었는데, 저와 그 사람이 같은 카카오톡 단체방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개인 연락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어깨 수술을 받으러 갈 예정인데 필요한 것이 있으면 사다주겠다고 계속 연락을 해왔습니다. 저는 "지금은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며 여러 번 둘러서 거절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밥을 먹자,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하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너무 끈질기게 권해서 '이번 한 번만 밥을 먹으면 더 이상 연락하지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결국 한 번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거창한 식사는 아니였고 딱히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고 이번으로 좀 끝내라 라는 심정이였습니다. 사실 제 성격 상 아는 사람이면 잘 짜르지 못하는데 이게 문제였을까요... 밥 먹는 와중에도 어떤 영화가 새로 개봉했는데 재미있다고 하면서 같이 보러 가자 등등 게속 뭔가를 같이 하기를 원하셨고 저는 밥도 제대로 안들어가 반의반도 안먹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했던 제의들은 돌려돌려 다 거절했습니다.
그 후 그분은 한국으로 어깨 수술을 받으러 가셨습니다. 문제는 이때 이후로 매일같이 연락을 하셨습니다. 한국에서 찍은 사진이라며 동네 카페 사진, 한강 사진,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장소 사진 등을 계속 보내왔습니다. 그때까지는 저도 예의상 "날씨가 좋네요.", "맛있어 보이네요.", "유명한 곳이네요." 정도로만 짧게 답장을 했습니다. 대화를 이어가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보고 싶어."라는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순간 너무 당황했습니다. 저는 그 사람과 단둘이 만난 것도 한 번뿐이었고,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여러 차례 식사나 만남을 권유할 때마다 계속 거절해 왔고, 예의상 최소한의 답장만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런 말을 들으니 매우 부담스럽고 불편했습니다.
그때 이후로 차단을 한 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채팅방을 조용히 보관해 두고, 문자를 보내도 열어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에 갔다 왔다며 연락이 왔고, 그 이후에도 "시간 있냐", "편할 때 밥 한번 먹자", "오빠, 동생으로 하는 말이다"라는 식의 문자를 계속 보내셨습니다.
20살 차이 나는 오빠와 동생이 어디 있습니까? 친하지도 않은 사이에서 보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그 사람이 눈치가 없는 성격이라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그 정도로 문자를 계속 안 읽으면 눈치를 챌 만도 하지 않을까요? 그때까지만 해도 '그래, 문자만 보내고 말겠지. 계속 무시하자.'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심각성을 느끼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청년부와 중고등부가 놀이공원에 다녀온 뒤, 늦은 저녁을 교회에서 준비해 두셨다고 해서 저도 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조금 늦게 도착해서 급히 들어가 앉아 저녁을 먹느라 미처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다른 언니들에게 인사를 하려고 보니, 그 사람도 뒤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정말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습니다. 가는 언니를 붙잡고 "저 사람 왜 여기 있냐"고 물었더니, 친하게 지내는 분이 불렀다고 하더군요.
그때부터 저만의 숨바꼭질이 시작됐습니다. 그분이 자연스럽게 제 뒤쪽 테이블에 앉으셨고, 제 테이블에 있던 분들이 일어나시기에 저도 급히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습니다. 같이 갔던 교회 오빠에게 "오빠가 데려다주는 척 차까지 같이 가면 거기서 우버를 부르겠다"고 했더니, 차라리 지금 우버를 불러서 빨리 가라고 했습니다. 가방과 휴대폰은 오빠가 가져다주셨고, 우버를 부르니 약 6분 정도 남아 있었습니다.
주방에서 기다리며 밖을 슬쩍 내려다보니 아직도 그 사람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다들 떠나는 분위기라 마음이 너무 조급했습니다. 다행히 다른 집사님께서 데려다주시겠다고 하셔서 우버를 취소하고, 집사님이 일을 다 마치실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때는 뒷정리도 모두 끝나고 목사님, 사모님, 교회 오빠, 집사님 가족, 그리고 저만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교회 오빠에게 제 옆에 서 달라고 부탁한 뒤 함께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다들 떠난 상황에서도 그 사람은 목사님 옆에 서 있었습니다. 저는 사모님과 목사님께 인사하는 척하며 그 사람은 무시하고 지나쳤는데, 순간 '내가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 뒤에도 또 "시간 있냐", "밥 먹자"는 문자가 왔고, 그때 결국 차단했습니다.
그 사람은 제 집이 어디인지 알고, 제 회사도 어디인지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는 근처에서 비슷한 사람만 봐도 심장이 내려앉는 듯 놀라게 되었고, 한동안은 그 사람이 산다고 했던 동네 근처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교회에서 또 다른 현지인이 제 사진을 가져도 되냐는 황당한 말을 했고, 그 일을 계기로 지금은 교회를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왜 내가 피해야 하지?', '왜 내가 교회를 못 나가야 하지?'라는 생각에 화도 나고, 전체적으로 많이 지쳐 있는 상태입니다. 회사 생활은 잘 맞아서 평일에는 우울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데, 주말만 되면 회사와 집만 반복하게 되고 집 밖에도 잘 나가지 않습니다. 주말만 되면 기분이 너무 가라앉습니다.
이렇게 긴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과하게 생각하는 것인지, 제가 예민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이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인지 알고 싶어서입니다.
주변 사람들, 특히 교회 사람들에게도 이야기해 봤지만 "그 사람은 원래 눈치가 없어서 그래", "우리가 피할 수 있게 도와줄게" 정도의 반응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지 않아 답답했습니다.
제가 정말 과하게 생각하는 걸까요?
친오빠에게 이야기했더니 "외국이니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그냥 피하는 게 상책이다"라고 했고, 부모님도 같은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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