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게

Fff(121.148)· 2026.07.13 20:44· 조회 0
당신을 봄이라 불렀고, 다시 봄이 왔었고, 오래전에도,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내게 여전히 너는 봄이었다. 따뜻 해서가 아니다. 행복해서도 아니다. 너를 만나고 나서야 내가 얼마나 추운 계절을 살아왔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오랫동안 힘든 것이 당연한 줄 알고 살았다. 참는 것이 당연했고, 책임지는 것이 당연했고, 내 마음은 늘 마지막 순서였다. 그래서 내가 외로운 줄도 몰랐고, 슬픈 줄도 몰랐고, 사랑 받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줄도 몰랐다. 그런데 너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별것 아닌 감정에도 반응해 주었고, 내가 왜 아픈지 물어보기도 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내게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고마웠다. 정말 많이 고마웠다. 나는 오랫동안 너를 사랑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사랑도 있었겠지만, 너를 통해 나 자신을 보게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얼마나 외롭게 살았는지, 얼마나 이해 받고 싶었는지, 얼마나 행복을 모르고 살았는지. 그것을 처음 알게 해준 사람이 너였다. 그래서 이제는 원망보다 감사가 먼저 남는다. 네가 내 곁에 머물지 않은 이유도, 내가 네 곁에 머물 수 없었던 이유도, 이제는 묻지 않으려 한다. 다만 한 가지는 말하고 싶다. 고마웠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어서. 그리고 이제는 너를 찾기보다 나를 찾으려 한다. 너를 통해 알게 된 나를.... 너와는 상관없는 내가 후회 없이 당당하게 홀로 설 때다. 오랫동안 잃어버리고 살았던 나 자신을. 안녕, 봄 정말 고마웠다. 마지막 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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