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게

Jja(142.228)· 2026.07.13 20:32· 조회 0
나는 오랫동안 당신보다 덜 좋아한 줄 알았다. 당신은 늘 함께를 말했고, 언제나를 흔쾌히. 예쁘다고 말했고, 보고 싶다고 말했고, 함께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믿었다. 다시 만난 우린 당신이 나보다 더 많이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모든 것이 끝난 뒤에야 알게 되었다. 먼저 다가온 사람은 당신이었지만, 그걸 버리지 못하고 붙들고 살아온 사람은 나였다는 것을. 당신은 지나간 일을 지나간 일로 두고 살아가는데, 나는 아직도 그 시간을 확인하며 조금씩 조금씩 지워가고 있어. 언제쯤이면 지워질까.. 문득문득 떠오르는 말들. 아무렇지 않게 건넸던 약속들. 함께 가자던 이야기들. 웃으며 나누었던 평범한 하루들. 당신에게는 흘러간 시간이었지만, 내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계절.. 이 죽을 것 같은 계절…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이별이 아니야… 사람은 떠날 수 있고, 마음도 변할 수도 있고, 그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당신은 떠나면서 마치 모든 책임이 내게 있는 것처럼 말했어. 좋은 사람이라며, 별 문제없어 보인다며, 행복하게 살라고. 나는 그 말이 싫었다. 뭘 다 안다고… 침묵하며 돌아선 당신이 너무 밉다. 그 말 속에는 당신의 몫이 없었기 때문이야. 도망치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야. 내가 뭘 어쩌자고 한것도 없는데, 우리가 함께 만든 시간인데, 왜 정리하는 일은 내 몫이어야 하는지. 왜 아파하는 일도 내 몫이어야 하는지. 왜 잊어야 하는 일도 내 몫이어야 하는지. 당신은 돌아서면 끝이었겠지만, 나는 돌아선 자리에서 한참을 쭈구리고 앉아 일어나질 못했고, 고통을 참으며 서게 된 나는 나를 찾았지만, 그래도 아직도 용서하지 못해 당신이 나를 떠나서가 아니야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도 아니야. 당신이 남긴 상처를 마치 처음부터 내 것이었던 것처럼 내게 떠넘기고 갔기 때문이야. 아직도 그 사랑이라는 무게를 끝까지 들고 있는사람이 나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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