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
제 언니는 지적장애가 있어요.
저희 부모님은 언니를 늘 천사 같은 아이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부모님은 언니가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혹시라도 저와 오빠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정말 많이 노력하셨어요.
어릴 때부터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해서 알려주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늘려가도록 가르치셨어요.
그 결과 지금 언니는 성인이 된 후에도 혼자 일어나 세수하고, 양치하고, 샤워하고, 옷을 입는 기본적인 생활을 스스로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아빠 지인분이 하시는 공장에도 취직했어요.
하는 일은 단순 반복 작업이지만, 언니는 그런 일을 누구보다 꼼꼼하고 성실하게 잘한다고 칭찬받았어요.
그런 언니에게 가장 어려운 건 하나 있었어요.
거짓말을 하는 것.
언니는 없는 일을 만들어내거나, 상황을 꾸며서 말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예를 들어 길에서 누군가 언니에게 바보라고 했다면 집에 와서 그대로 말해요.
오늘 집에 오는 길에 누가 나한테 바보라고 했어.
그게 언니예요.
있었던 일을 그대로 이야기하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엄마 형제 중 한 이모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저희 가족 모두 그 이모에게 정말 고마워했어요.
엄마가 힘들까 봐 언니를 데리고 바람도 쐬러 가고, 돌아오는 길에는 저희 남매 먹으라고 간식도 사주셨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그 이모가 언니를 정말 아껴주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알게 된 사실이 있었어요.
사람들 앞에서는 내 동생 힘들까 봐 조카 데리고 나왔다며 좋은 사람처럼 행동했어요.
심지어 자신의 모임에도 언니를 데리고 가서, 이모 지인들 앞에서는 좋은 이모인 척, 조카를 예뻐하고 아껴주는 척했다고 해요.
하지만 정작 차 안에서 이모와 언니 둘만 있는 공간에서는 언니에게 상처 주는 말을 했다고 해요.
너 같은 애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
너 때문에 내 동생도 나도 고생한다.
언니는 그 말을 계속 반복했어요.
처음에는 엄마도 믿지 못했어요.
그래서 언니를 붙잡고 계속 물었어요.
누가 그런 말을 했냐고요.
몇 번이고 물은 끝에 언니가 말한 사람은 이모였어요.
엄마는 이모에게 따졌어요.
그런데 이모는 오히려 병신 같은 자식이 하는 거짓말을 믿고, 조카 봐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했어요.
자기를 믿지 못한다며 오히려 피해자인 것처럼 말했어요.
하지만 엄마는 알고 있었어요.
언니는 거짓말을 만들어낼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요.
결국 엄마와 이모는 크게 싸웠고, 엄마는 그 이모와 인연을 끊었어요.
그 뒤 정말 신기한 일이 있었어요.
언니의 불안 증상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저희는 그동안 언니가 원래 불안이 많은 성격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이모를 만나지 않게 된 후 언니가 편안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알게 됐어요.
장애가 있는 사람도 다 느낀다는 것을요.
누가 자신을 좋아하는지,
누가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지,
누가 진심인지.
표현하는 방법이 조금 다를 뿐, 마음이 없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그리고 얼마 전 그 이모의 딸인 사촌언니가 아이를 출산했어요.
그 아이가 다운증후군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소식을 들은 삼촌은 부모가 지은 죄를 자식이 받았다고 말했어요.
솔직히 저도 순간 그런 생각을 했어요.
우리 언니에게 그렇게 큰 상처를 준 사람이니까, 결국 돌아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그런데 엄마는 저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했어요.
그 아이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요.
그 말을 듣고 저는 엄마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엄마는 자기 딸이 받은 상처 때문에 누구보다 힘들어했던 사람이에요.
그런데도 또 다른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에게 죄의 결과처럼 평가받는 것은 안타깝다고 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엄마를 다시 존경하게 됐어요.
자기 딸에게 상처 준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과, 또 다른 약한 존재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은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장애가 있는 사람도 감정이 있고, 상처를 받고, 사랑을 느끼는 한 사람이에요.
말로 표현하는 게 조금 어려울 뿐, 마음이 없는 사람이 아니에요.
사람의 진짜 모습은 가장 약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댓글 1
ㅊㄴㅎ2시간 전
차 안에서 저런 말 한 거 찐으로 개악질이지 천사인 척은 왜 했냐 저 이모는 누가 좀 봐줘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