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두돌 아이에게 술을 주는 시늉한 장모님의 행동과 아내의 태도, 제가 예민한가요?
안녕하세요. 결혼 생활 10년 넘는 중 처음으로 너무 답답한 일이 있어 객관적인 피드백을 듣고 싶어 글을 씁니다.
평소 저는 성격이 급한 편이고 행동이 느리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 아닙니다. 최근 처가 식구들과 여행을 갔는데, 유독 장모님께서 그날따라 저를 타박하셨습니다.
전날 이불을 가져가는데 왜 불을 끄냐고 뭐라 하시고, 냉면을 만들다 면을 좀 흘렸다고 핀잔을 주셨습니다. 그러다 결국 제가 손에 화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너무 화끈거려 찬물로 화상을 식히고 있는데, 장모님은 제가 다친 걸 모르셨다지만 "왜 이렇게 곰보처럼 느리게 행동하냐 술취했냐" 타박을 하시더군요.
기분이 상당히 상해서 다음 날 아침 아내에게 서운함을 토로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엄마가 자기랑 친밀해서 친밀함을 표현하는 방식이 그런 거다"라며 장모님 편을 들었습니다.
진짜 사건은 그날 낮에 식당에서 터졌습니다. 두 돌이 조금 지난 저희 딸(장모님께는 손녀)이 어른들이 먹는 막걸리를 보고 자기고 달라고 떼를 썼습니다. 그러자 장모님이 막걸리가 든 잔을 아이에게 주는 시늉을 하시더니, 실제로 아이 입술에 잔을 가져다 대게 했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저는 정말 기겁을 해서 "그건 아니죠!" 하고 큰소리를 내며 잔을 치웠습니다. 장모님은 당황하셨는지 "진짜 먹이려고 한 게 아니라 냄새만 맡게 하려고 한 거다", "사람 깜짝 놀라게 왜 그러냐"며 변명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두 돌 아기에게 술잔을 입에 대는 시늉을 하는 것 자체가 전혀 납득이 되지 않아 심각하게 기분이 상했습니다.
더 서운한 건 아내의 태도였습니다. 아내는 그 상황에서 장모님께 "엄마 왜 그래, 그러지 마"라고 제지하기는커녕, 오히려 장모님의 변명에 동조하는 뉘앙스로 말했습니다. 이 상황에서조차 친정엄마 편을 들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 아내에게 너무 큰 배신감과 속상함을 느꼈습니다.
이번 주가 마침 장모님 생신입니다. 아내는 제 마음이 전혀 회복되지 않은 걸 알면서도 "생신인데 어떻게 할 거냐, 식사할 거냐"라며 계속 계획을 말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지금 제 마음으로는 장모님 얼굴을 보고 웃으며 밥 먹을 기분이 전혀 아닙니다.
제가 정말 예민한 건가요? 두 돌 아기에게 술잔을 입에 대는 행동을 장모님이니까 유연하게 넘겼어야 했을까요? 의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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