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이래서 바람 피는건가 싶음
남편하고는 고등학생 때 만났고,
중간에 한 한 달 정도 헤어진거(이것도 헤어진거라고 한다면) 말고는 이별 없이 20년째
나는 지금까지 바람 핀 적 한 번도 없고,남편은 20대 초반에 한 번 크게 잘못한 적 있는데, 내가 그걸 몇 년이 지난 뒤에야 알아서그걸로 헤어지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난 터라 그냥 묻고 지나갔음
아무튼 그렇게 20년을 살면서어릴 때는 진짜 많이 싸우고 집착도 하다가,20대 중반쯤 나도 내 생활을 찾고 하면서 좀 서로 자유로워진 케이스임
각자 취미가 다르면 각자 취미 생활 하러 가고,상대가 내가 하는 거에 흥미 없어 보이면 그 뒤론 같이 안하고?
결혼 하고도 집에서 각자 폰 보고 영화 보고 뭐, 같이 하는 것보단 개인 플레이가 좀 더 많은,
굳이 따지자면 진짜 하우스메이트 같으면서도 친구 같으면서도 부부같은 뭐..
거의 개인 플레이가 많은 부부인데,그럼에도 서로 챙길 거 챙기고 해줘야 할 부분들은 다 해줌
근데, 이게 그렇더라.
이 생활이 크게 불만은 없는데, 가끔 숨이 턱 막히고 현타가 올 때가 있어
친구네 부부들 보면 그래도 남자가 더 사랑하는 집들이 대부분이라 둘이 싸우더라도 남편이 좀 져주는 분위기고,
와이프 눈치도 보면서 맞춰주는 분위기라면,
우리는 오히려 내가 싸우기 싫어서 남편 눈치 보면서 맞춰주는 분위기?
친구네는 예를 들어 와이프가 "계곡 가고싶다" 하면 싫어도 남편이 같이 가서 이것저것 같이 챙기고 놀고 하는 분위기면
우리집은 "계곡 가고싶다" 하면 남편이 "가자"고는 하지만 막상 가면 남편은 그늘에 앉아 폰만 보니까 가도 나 혼자 놀게 되고,
그러니까 재미는 없고 눈치만 보게 되서 한, 두 번 그게 반복되다 보니 그냥 말도 안하게 되는 그런.
싸우거나 하면 내가 먼저 굽히고 풀어주지 않으면 먼저 져주지도 않음 (잘잘못을 떠나서 ㅋ)
이러다 보니까, 개인플레이야 성향의 차이니 그러려니 이해가 되는데,
전혀 사랑받고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안듬
평소엔 안그런데, 자기 기분 상하거나 예민할 때 유독 그게 심해짐
그럴 때마다 나는 현타가 오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었음 좋겠음
내가 힘들어해도 잘 공감을 못하고 자기 힘든 얘기 늘어놓거나, 그렇구나 ~ 하고 마니까 힘든 일 있어도 말도 안하게 됨
그냥, 같이 있어도 외롭다는 느낌을 자주 받음
이게 이렇게 쓰니까 꼭 나랑 같이 안놀아줘서 그런거 같은데 그게 아님
난 혼자 하는게 편해진 사람이라 혼자서 여행도 다니고 취미생활도 하고 다 함(진짜 편하고 좋아함)
근데 왜, 그런거 있잖음
여행을 다녀오면 "재밌었어?"라고는 물어봄
그래서 "응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막 조잘조잘 거리면 폰 보면서 듣는 둥 마는 둥형식적으로 물어보지만
사실상 "그거 어땠어? 재밌었어? 그거 할 땐 어때? " 이런식으로 내가 하는 거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지는 않음
내가 뭔가 새로운 취미가 생기면 "오? 그건 뭐야? 그게 왜 재밌어? 이건 왜 이렇게 하는거야?" 같은,
내가 하는 것들에 대해 먼저 물어보는 일이 절대 없음 ㅋㅋ
그냥..
그래서 이럴 때 오롯이 나에게 관심을 주고,
사랑해주고 존중해 주는 누군가가 있으면,
바람을 필 수도 있겠구나 싶음
진짜 이래서 바람 피는건가 싶음
-물론 바람 피겠다는 소리 아니고 바람 피는 것들 극혐
그럴거면 헤어지고 그냥 당당하게 만나라고(정색)
뭐, 그렇다고 당장 헤어지고 다른 사람 만나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아닌가, 그러고싶은건가?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음)
그냥 어제도 좀 싸한 분위기였는데 아직까지 서로 대화도 안하고 있고,
이럴 때마다 헤어지는게 맞지 않나 ? 굳이 같이 있어도 같이 뭐 하는게 없는데 싶고,
이런 생각들이 반복되다 보니 답답하고 이게 맞나 싶어서 넋두리 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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