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진로 얘기할 때 주변 반응이 항상 똑같아서요
뭘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면 돌아오는 반응이 항상 똑같아요.
엄마한테 말하면
"공무원 해봐"
"자격증이라도 따라"
언제나 이 두 가지예요.
친구한테 말하면
"나도 몰라 그냥 하루하루 살아"
이거 위로인지 공감인지 모르겠는 게 나오고.
그나마 좀 다른 말 해줄 것 같은 사람한테 얘기하면
"좋아하는 거 찾아봐"
"한 번만 더 생각해봐"
이게 진짜 아무 도움이 안 되는 말이라는 거 본인들은 알까요.
무기력하다는 말이랑도 좀 달라요. 의욕이 없다기보다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가 안 보이는 거예요. 취업 준비를 시작하면 뭘 준비해야 할지, 뭘 하고 싶은 건지 그 첫 단계에서 막히는 거라. 그게 게으른 건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어요.
요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잘 모르겠어요. 아침에 눈 뜨면 그냥 또 하루가 시작되는 거고, 저녁에 누우면 또 하루가 지난 거고. 그 사이에 뭘 하는지가 자꾸 흐릿해지는 느낌이에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건 아는데 뭘 해야 할지가 막막해서 결국 아무것도 못 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어요.
올해 들어서 비슷한 대화를 몇 번 했는데 그때마다 공허했어요. 이해받지 못했다기보다는 이 감각이 설명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서요.
주변에서는 다들 뭔가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인 것 같은 기분도 있고. 밖에 나가면 다들 목적지를 향해 걷는 것 같은데 나는 어딘가를 향해 가고는 있는 건지 그것도 모르겠고.
제가 원하는 건 해결책이 아니에요. 그냥 시간만 지나가는 것 같은 이 답답함을 누군가가 좀 이해해주면 되는 건데 그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
비슷한 상황에서 진짜 도움이 됐던 말 있으신 분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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