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말기암 환자 기만하는 K대학병원
네이트 판에 글을 쓰는게 처음이라 조금 떨리네요.
살면서 공개 플랫폼에 글을 쓰게 되는 날이 올지 몰랐는데.. 이 글이 널리 알려지길 바라며 글을 남깁니다.
*스레드에 작성한 글을 옮겨오면서 반말체를 쓰게 된 점 양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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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말기암 환자야.
최근 6년 간 암 수술만 2번 했고, 암수술 이후 여러 문제가 생겨 다른 수술들도 여러번 했어. 그리고 안타깝게 작년말에 암이 전이되면서 얼마전에 말기암 판정을 받았지.
아빠는 6년 가까이 서울에 있는 한 대학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했어. 입퇴원을 반복했는데, 최근에 아빠의 항암치료를 담당하는 종양내과 교수가 그러더라.
더이상 이 병원에서는 할 수 있는게 없으니 호스피스 병원으로 가는게 최선이라고. 알아본 곳 있냐고. 그리고 당장 이번주에 현재 입원 중인 병실에서 퇴원해야한다고 했어.
한 병원에서 계속 치료 받아왔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일주일도 말미를 안주고 당장 퇴원하라니.. 5-6년을 보낸 병원에서 마치 쫓겨나는 것 같았어.
(참고로 수도권에서 호스피스 병동에 가려면 보통 대기만 1개월이야.)
담당교수는 아빠가 올 여름 넘기기 힘들다고 말하면서 이번주 내로 병원에서 나가래. 그 이야기를 듣는데 눈 앞이 캄캄하더라.
전원할 병원 찾을 때까지 있을 순 없냐고 양해를 구했는데 담당교수는 단호하게 거절했어. 그리곤 진료협력센터 연결해서 옮길 병원 찾아준다고 가족들도 알아보라고 했지.
그래서 우리 가족은 비가 쏟아지는데 발을 동동 구르며 여기저기 병원을 알아보고 다녔어.
암을 고칠 순 없지만 아빠가 마지막 순간까지 안 아프게, 편하게 보냈으면 했거든…
근데 이 대학병원이 진짜 기가 차는 건..
우리 아빠가 격리 환자라고 하면서, 호스피스 병원 전원에 필요한 서류에 격리 필요 없다고 표시해서 준거야.
(우리가 서류 작성을 요청한건 담당교수였는데, 병원에서는 담당교수가 아닌 처음보는 이름의 주치의명으로 전원에 필요한 회송의뢰서를 건넸어. 그리고 그 서류에 표기된 환자의 격리 필요 상태 정보가 잘못 기재되어 있었고)
우리 가족은 그 잘못된 서류를 가지고 빗속을 뚫고 서울에 있는 호스피스 병원들을 찾아가 대기 번호를 받았어. 격리 환자는 대기표를 받아도,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갈 수 없는데 말이지.
퇴원 하루 전, 아빠의 격리 검사 결과가 궁금해 주치의에게 면담을 요청했어. 근데 그제서야 주치의가 격리가 필요하다고 하는거야. 서류엔 분명 격리 필요 없다고 표시해 놓고..
그래서 왜 문서엔 격리 필요없다고 썼냐고, 이것 때문에 우리가 대기 걸어둔 병원에 못 들어가게 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따져물었어.
근데 돌아오는 말이 “병원을 직접 알아보셨어요? 전산엔 자동으로 떠서 그냥 그렇게 쓴건데…”라는거야.
전원 서류를 그냥 그렇게 썼다는게 말이 돼? 외부로 나가는 문서를 그냥 그렇게 썼대.
그러곤 당장 내일 퇴원인데 사과 한 마디 없이, 서류 수정해주겠대. 수정한 서류를 받아봤자 우린 대기가 빠져도 미리 알아본 병원에 아빠를 모실 수도 없는데…
그러더니 주치의는 또 “ 어차피 호스피스 병원은 대부분 1인실이니까 격리 환자가 가도 되지 않나요? ” 라고 무책임하게 말해.
참고로 호스피스 병동은 3-4인실이 대부분이고 1인실은 공실이 많지 않아. 어떤 곳은 임종 직전에 1인실을 주곤해.
지금 본인의 실수로 환자와 보호자가 어떤 상황에 놓인지도 모르고 주치의는 말기암 환자 앞에서 환자를 더 불안하게 하은 말들을 계속 쏟아냈어.
자식으로서 너무 화가나서 간호사실과 진료협력센터, 그리고 고객서비스 부서에 연락해 주치의에 대한 컴플레인을 했고 환자 검사 결과 하나 제대로 확인 못하는 주치의는 신뢰할 수 없고 다시 보고싶지 않다 말했어.
그런데 퇴원하는 날,
그 주치의가 다시 아빠를 찾아왔어. 그리고 이런 말을 하더라.
“오늘 퇴원 하실 수 있겠어요?”
어제의 앙금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저 말을 들으니 너무 화가났어. 그래서 나도 “저희가 퇴원 못한다고 하면 안가도 되나요?” 라고 물었어.
그랬더니 그건 아니래.
그러곤 다음 외래는 언제 잡아드릴지 묻는거야.
아니, 지금 더이상 치료 못한다고 다른 병원 가서 마지막을 준비하라 해놓고 외래를 오라고 하는 건…대체 무슨 말이야?
그래서 더이상 이 병원에서 해줄 게 없어서 나가라면서 외래를 왜 가야하는지 물었어.
근데 “얼굴이라도 한 번 보시고 싶으시면..” 외래를 잡아준다는거야.
이게 대학병원 맞니?
의사면허를 가지고 저런 소리를 하는게 말이 되니?
이런 병원에 내 부모, 내 가족의 치료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있니?
결국 우리는 오늘 퇴원했고 어쩔 수 없이 병원에서 연계해준 아주 허름하고 위생상태도 좋지 못한 동네 작은 격리병원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어.
오랜 투병생활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아빠를 그곳에 두고 오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더라. 병실 벽지는 찢어졌는지 종이로 누덕누덕 붙여놨고 침대에 있는 식탁은 제대로 닦은 건지 의심될 정도로 고춧가루 같은게 붙어있고 격리병동에 모기가 날라다니고.
(동네 병원을 욕하는 건 아니야. 어쩔 수 없이 병원에서 연계해 준 격리 병원을 가게 됐는데 좋지 않은 시설에 아픈 아빠를 두고 오는게 너무 가슴 아팠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
우리가 격리 병원에 온 뒤에야 대학병원에서는 뒤늦게 전화가 왔어. 컴플레인에 대한 답변을 주려고 전화한건데 고객 서비스 담당자가 총체적 난국이었다며 자기네 병원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해줄 수 있는게 미안하다는 말 뿐이래.
주치의, 담당교수 사과 한 마디 없이.
그러면서 어디 글 올리고 싶으면 올려도 된다는거야.
대체 이 병원은 제대로 사과할 마음이 있는 건지 모르겠어.
전공의라서 아직 미숙해서 그랬다는데, 솔직히 핑계로 밖에 안들려. 분명 담당교수가 있고, 잘못된 서류를 확인할 수 있는 수많은 관계자들이 있었고, 우리가 실수를 지적했을 때 사과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어.
근데 주치의는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고 간호사들이 대신 미안하다고 위로하더라.
솔직히 말하면 환자의 병을 고쳐야 하는 병원이 말기암 환자와 보호자를 낭떠러지까지 밀어내고, 사지로 내모는 기분이야
당장 이번주내로 나가라 해놓고
잘못된 서류로 갈 수도 없는 엉뚱한 병원에 대기를 걸게 만들고..
정작 잘못한 사람은 사과 한마디 없이 엉뚱한 사람들이 대리 사과하고. 대책은 없으면서 말뿐인 사과만 건네면 끝인거야?
우리가 5-6년간 병원에서 마주힌 환자의 쾌유를 빕니다라는 말이 이렇게 가식적으로 느껴지는 건 왜일까.
혹시 가족이 아프거나 암 치료를 받는다면 그 대학병원은 선택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
5-6년 그 병원에서 치료 받으며 진심으로 도움 주시고 치료해주신 의사, 간호사 선생님도 있었지만
말기암 환자를 이런식으로 대하고 내모는 대학병원 어떻게 생각해? 아빠의 마지막 주치의가 이런 사람이라는게 너무 화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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