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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날카로운 칼은 오래 쓰기 어렵습니다

Nno(177.181)· 2026.08.11 23:14· 조회 151
문재인 정부를 돌아보면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같은 전통적인 민주 진영의 가치에 상당히 충실했던 정부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현실 정치에서 필요한 실용성과 유연성이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부분입니다. 정책의 방향이 옳다고 판단하면 쉽게 물러서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보수 진영과의 대립도 상당히 잦았습니다. 지지층의 입장에서는 원칙을 지키는 정치로 평가할 수 있었지만,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일반 시민들에게는 정부가 지나치게 이념적이거나 경직되어 보이는 순간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치를 보면서 가끔 칼을 떠올립니다. 너무 날카롭게 벼린 칼은 처음에는 무엇이든 단번에 베어낼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날카로운 칼은 그만큼 날이 쉽게 상하고, 강한 충격을 받으면 오히려 부러질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조금 덜 날카롭더라도 질기고 유연한 칼은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장은 화려해 보이지 않더라도 여러 상황에서 훨씬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정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원칙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원칙만 가지고 국가를 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한 걸음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하고, 상대방과 타협할 줄도 알아야 하며,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된다면 자신이 과거에 했던 주장도 과감하게 수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치는 누가 더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있느냐를 겨루는 일이 아니라, 그 칼을 얼마나 오래, 얼마나 적절하게 국민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저는 이념적 선명성만을 앞세우는 정치보다는 원칙은 지키되 현실에 맞게 움직일 줄 아는 정치, 명분과 실리를 함께 챙길 수 있는 정치가 지금 대한민국에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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