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시누이 가족 행사 때마다 이러는데 이번엔 내가 좀 달랐어
결혼하고 나서 시누이랑의 관계가 해결된 적이 거의 없어.
처음엔 내가 뭔가 잘못하는 게 있는 건지 싶어서 계속 내 행동을 돌아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내가 잘못한 게 없거든.
시누이가 원래 좀 예민한 사람이에요 이런 말을 시어머니한테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그런 사람이구나 했는데 이게 몇 년을 반복되니까 이제는 패턴이 다 보여.
그게 한두 번이면 그냥 넘어가지.
근데 매번 모임 때마다 뭔가 있어.
항상 내가 준비한 것들에 뭔가 한마디씩 해.
명절 때 내가 음식 만들고 있으면 옆에서 이거 불 좀 세게 해야 하지 않아요 하고
추석 때 차례상 차리다가 이건 왜 이쪽에 놨어요 하더라고.
제사 준비할 때도 한마디는 꼭 있었음.
나도 처음엔 이게 나한테 하는 말인지 혼잣말인지 구분이 안됐어.
그러니까 다 내 탓인 줄 알고 더 잘하려고 애썼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하면 그게 좀 어리석었다 싶은데 그때는 그랬어.
이번에 시아버지 칠순 모임을 했거든.
내가 장소 예약부터 음식 주문까지 다 했어.
시부모님이 오래전부터 가고 싶어하신 식당이 있어서 거기로 잡았고 자리도 넉넉하게 신경 써서 잡았어.
시누이가 오더니 자리 앉자마자 여기 좀 촉박하지 않아요 이러더라.
자리가 촉박하다고.
모든 가족이 앉고도 빈 의자가 두 개나 있었거든.
어이가 없어서 그냥 아 그런가요 하고 웃었어.
음식 나왔는데 간이 좀 센 것 같지 않아요 하고
시어머니가 맛있다고 하시는데 옆에서 소금 빼고 시켜야 했는데 투덜거렸어.
시아버지가 그날은 좀 그냥 먹어라 하고 한마디 하셨거든.
나는 그 순간 아 오늘은 좀 다르겠다 싶었어.
케이크 자를 때도 케이크 좀 작지 않아요 하더라.
거기서 나도 남편도 그냥 아무 말 안 했어.
시아버지가 좋으면 됐다 하고 넘기셨고.
집에 오면서 남편이 오늘 어땠어 하고 물어보길래
생각보다 별로 안 힘들었어 했더니
남편이 그게 더 신기하다고 하더라고.
나도 이번에 왜 이렇게 덜 힘들었는지 모르겠어.
그냥 아 저 사람은 저런 사람이구나 하고 아무 기대를 안 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시간이 지나니까 면역이 생긴 건지.
어쨌든 이번엔 모임 끝나고 집에 와서 한참 씩씩거리거나 남편한테 하소연하면서 우는 그런 거 없이 그냥 넘어갔어.
그게 뿌듯하면서도 좀 씁쓸하기도 해.
시누이한테 직접 얘기를 해봤자 시어머니는 그냥 저 사람이 원래 그래요 하는 분이라서
결국 내가 변하든가 아니면 이렇게 무뎌지든가 둘 중 하나인 것 같아.
비슷한 분들은 어떻게 하셨어요.
평생 이러면서 살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뭔가 방법이 있는 건지 그게 제일 답답해.
이게 성장한 건지 그냥 포기한 건지는 아직 모르겠음.


댓글은 회원만 쓸 수 있어요.
로그인하고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