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임신 중인데 남편이 배려라는 걸 모르는 것 같음
임신 16주차인데 솔직히 이걸 쓸까 말까 하다가 그냥 씀
남편이 나쁜 사람은 아닌데 배려라는 게 뭔지를 모르는 것 같아요.
▶ 요즘 있는 일들
입덧이 좀 잡힌다 싶으면 배가 당기고 허리가 아프고 잠도 잘 못 자는데
남편은 집에 오면 소파에 누워서 폰 보는 게 기본이에요.
내가 밥 차리는 걸 당연하게 보고 있고
청소기 돌리는 걸 봐도 도와줄 생각을 안 해요.
한번은 장 보고 무거운 걸 혼자 들고 올라왔는데
왜 혼자 올라왔냐고 했더니 몰랐다는 거예요.
몰랐다는 말이 진짜 황당했어요.
본인이 안에 있으면서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고 물었더니
아 그냥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끝났어요.
그 다음 주에 또 마트를 갔어요.
이번엔 남편한테 먼저 말했어요. 오늘 뭐 좀 사야 하는데 같이 가줄 수 있냐고.
남편이 지금 바빠서 좀 힘들다고 했어요.
뭘 하고 있나 봤더니 게임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 순간 뭔가 딱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어요.
그냥 혼자 다녀왔는데 집에 오면서 이게 맞나 싶었어요.
▶ 말을 해봤더니
말을 하면 그때만 하고 또 까먹어요.
임신한 거 알고 있고 힘든 거 아는데 왜 그냥 흘려듣는 건지.
내가 다 챙겨서 말해줘야 움직이는 구조라는 게
챙기는 것도 내 일이 된 느낌이에요.
병원 정기검진도 처음에는 같이 가겠다고 했는데
두 번째부터는 일이 있다고 혼자 가는 게 당연해졌어요.
체중이 좀 많이 늘어서 의사 선생님이 관리하라고 했을 때도
옆에 있었으면 같이 들었을 텐데.
▶ 주변에 물어봤더니
이건 원래 그렇다는 사람도 있고
확실하게 한 번 얘기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는데
여러 번 얘기했는데 안 바뀌는 상황에서 또 얘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친정엄마한테 얘기했더니 원래 남자들은 다 그렇다고 했어요.
그 말이 위로가 됐냐고 물으면 솔직히 아니었어요.
원래 그렇다는 게 그래도 된다는 말은 아니잖아요.
▶ 솔직히 지금 드는 생각
남편을 미워하는 건 아닌데 실망을 자꾸 하게 되거든요.
이 사람이랑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게 설레기도 하고 무겁기도 해요.
이게 원래 임신 중에 다 겪는 감정인 건지
아니면 이 상황이 원래 이렇게 힘든 건지 구분이 안 돼요.
남편한테 기대고 싶은데 기댔다가 또 실망할까 봐 그냥 혼자 삭이는 게 요즘 루틴이에요.
임신 중에 이런 상황 겪어보신 분들 어떻게 하셨는지 진짜 궁금함.
감정이 올라오는 게 호르몬 탓인지 상황 탓인지 모르겠을 정도로 지쳐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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