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유니텔 만화사랑 동아리 출신입니다.
후시기 유이(환상게임)의 음악이 문득 떠올라 유튜브에서 찾아 들어보았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잊고 있던 기억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유니텔 만화사랑 동호회에 가입해서 일본 음악을 어렵게 구해 듣던 시절,
동호회에서 유료로 팔던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 CD를 사서 즐겨 들었다는 것을요.
일본 문화 개방 전에는 괴수대백과, 건담대백과 같은 것들이 애니와 괴수물을 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SBS가 개국하며 방영한 에스카플로네를 볼 때의 감동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그들이 타고 다니던 로봇 가이멜레프의 멋진 디자인 서정적 주제가와 배경 음악들.
전투 장면에서조차 웅장함보다 애틋함이 먼저 느껴지던, 그런 곡들이었습니다.
드라고나 화보집을 사서 인물과 메카들을 색연필로 따라 그리곤 했습니다.
그때는 음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화면으로 볼 수 없는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소리로만, 그것도 힘들게 구한 CD로만 들었습니다.
상상으로 나머지를 채워야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시절 귀로만 접했던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을 스포티파이에서 아무 때나 찾아 들을 수 있지만
언제나 들을 수 있어서 그런지 그때의 감성을 잊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요즘 심경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때는 장송의 프리렌을 봅니다.
인간에게 시간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상당히 철학적 면이 강한 작품이라서요.
이 노래들을 들을 때마다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입니다.
거울 속에는 분명 50대 이제 노인이 되어가는 제가 서 있는데,
머릿속에는 여전히 20대의 제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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