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친구네 부부보고 예민병 고치기로 함
[2025.09.25 원본지킴]- 댓보러왔는데 어디감ㅠ
친구네 부부보고 예민병 고치기로 함 ㅠ
어쩌다 친구네 부부 + 나 이렇게 셋이서 밥 먹기로 함.
나랑 친구는 백화점에 있는 식당 가자고 했는데,
그 집 남편이 자기가 맛집 안다고 골목으로 이끌음.
주차가 힘들었고 식당은 심지어 줄이 있어서
거의 30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음.
난 심지어 퇴근 후 녹초 상태라
‘그냥 백화점 가지 이게 뭐야’
하면서 점점 짜증이 남.
솔직히 나 같으면 남편한테 짜증 냈을 것 같았음.
내 친구까지 데려온 상황에
네가 추천한 곳인데 너무 센스가 없다.
주차도 힘들고 웨이팅도 길다.
근데 친구는 매사 싱글벙글한 거임.
줄 긴 거 보고도
“아 망했네~ ^^” 이럼.
오히려 남편이 나한테
미안하다고 안절부절하고,
지금이라도 다른 곳 가도 되니까
말씀하시라고 계속 미안해해서 어쩔 줄 몰라 함.
솔직히 나도 이미 지쳐서 그냥 여기서 먹자고 함.
음식 나왔는데 맛은 괜찮았으나 서비스는 구렸음.
내 얼굴은 개 썩음.
친구도 느꼈는지
“당신 때문에 오늘 망했어! 책임져!”
이러는데 진지하지 않고 장난치는 느낌.
난 더 짜증이 들었음.
나까지 불러놓고 미안해하지도 않는 건가?
이 남자도 센스 없고 친구도 센스 없고
점점 불편해졌던 것 같음.
근데 친구랑 남편이 식사 후 계산 다 하고,
“친구분께 오늘 제 센스 없음으로 죄송합니다.
디저트까지 풀코스로 모십니다.”
이러면서 너무 어화둥둥한 분위기로 또 대해줌.
친구도 남편한테 잔소리 안 하고,
“자 여왕님들 모시고 다시 해봐라~”
막 이런 식으로 놀리니까
그냥 좀 기분이 풀림.
그래서 헤어지면서 남편분 수고하셨다고
하니까 친구도,
“당신 오늘 눈치 보느라 수고했다.”
하면서 토닥여주고 둘이 손잡고
집 가는 거 보니까 기분이 묘했음.
집 와서 곰곰이 생각해봤음.
평소의 나라면 진짜 개짜증 냈을 것 같음.
만약에 저 사람이 친구 남편이 아니라
내 남친이었다면 진짜
짜증 바가지로 부어댔을 것 같음.
근데 친구 부부가 몇 년째
행복하게 사는 거 보니까
저게 나와 다른 점인가 보다 싶었음.
실수하고 센스 없고 그런 거 짜증 나긴 하는데,
자기 잘못 바로 인정하는 것도 인상 깊었고,
짜증 나도 사람 갈구지 않고
적당히 웃어가며 넘기고,
서로 위해주고 응원해주고 사랑하는 게 기본이구나.
솔직히 친구가 자기 남편
충분히 혼내는 것 같지 않아서
그게 좀 서운하고 불만이긴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내 가족을
남보다 먼저 챙겨주면서
혼 덜 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음.
내가 그동안 너무 예민하게
살았던 것 같아서 남친에게도 좀 미안해졌고,
좀 둥글고 곰처럼 살아야겠다고 다짐함.
그동안 내 남친이 자기 잘못 인정 안 하고 싸우는 것도,
내가 작은 것에도 예민하게 난리 나는 걸 아니까
본인 잘못을 인정하기도 어려웠을 것 같기도 함…
암튼 그랬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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