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20년 친구가 내 결혼식에 못 안왔던거 생각나네
이거 꽤 오래된 일인데 최근에 비슷한 얘기를 주변에서 또 들어서 생각났어요
결혼식 두 달 전쯤에 오래 알고 지낸 친구한테 연락이 왔어요
나 그때 제주도 여행이 이미 잡혀있어서 결혼식 못 가
20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인데 내 결혼식 날에 여행이 잡혀있다는 거잖아요
결혼식 날짜는 몇 달 전에 미리 알려줬었는데 그 사이에 여행을 잡은 거예요
나중에 알고 보니 갑작스럽게 잡힌 여행도 아니었어요
여행이 먼저 잡혀있었던 거야?
아니 근데 이게 단체 여행이라서 나 하나 빠지면 다들 불편해할 것 같아서
그 순간에 아 이 사람은 나보다 단체 여행이 더 중요한 사람이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그냥
그래 알겠어
하고 전화 끊었어요
신기하게도 화가 나기보다는 그냥 홀가분하더라고요
어차피 이 사람이 이런 사람이었다는 게 이번에 확실히 확인된 거니까요
20년이라는 숫자보다 실제 내 삶에서 어떤 사람인지가 더 중요한 거잖아요
결혼식 날 그 친구 자리가 비어있었는데 솔직히 신경도 안 썼어요
더 좋은 사람들이 와서 같이 웃고 울고 진심으로 축하해줬거든요
그날이 오히려 더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걸 확인하는 날이 됐어요
그 이후로 그 친구가 연락을 계속 해와요
생일 챙기고 명절에 안부 묻고 그러는데
저는 이제 딱 비슷한 온도로만 답장하고 있어요
억울하거나 화나는 게 아니에요
그냥 담담하고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에요
관계라는 게 결국 중요한 순간에 어떻게 하는지로 정리가 되더라고요
20년이어도 그 한 번에 단계가 내려가는 건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있을 것 같아서 올려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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