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독일 베를린 가토 비행장

Ggqjd· 2026.07.19 09:18· 조회 253
분명 출발할 때는 없었는데 베를린의 입국심사대에 도착할때에는 여기저기서 나타난 튀르키예인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밤 10시라는 늦은 시간에도 베를린 공항의 모든 입국심사대가 풀 가동중이었지만 줄이 줄어들 기미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줄을 관리하는 공항요원도 튀르키예계였는지 튀르키예인들과 튀르키예어를 하며 느린 입국에 대한 불만사항을 듣고있었습니다. 유럽에 튀르키예인들이 제일 많은 나라 1위가 독일 2위가 튀르키예라는 말은 들었습니다만, 튀르키예인들이 입국하는 그 공항의 경비까지 튀르키예계라니요. 튀르키예인이 독일인이고 독일인이 튀르키예인이고, 1차대전 중앙국 동맹 향우회는 피보다 진하다는걸 느꼈습니다. 로마가 게르만인들을 국경경비에 받아들이며 몰락했는데, 이제는 게르만인들이 진짜로마인들에게 당할차례일지도 모릅니다. 저를 입국 심사했던 금발의 독일인은 마치 이름이 한나 라이치라면 딱 맞겠다 싶은 매서운 인상이었습니다. 독일에는 왜 오셨나요? 며칠있다 가나요? 돌아가는 표를 보여주시죠. 틀에 박힌 3가지 면접질문이 나옵니다. 모범답안을 들은후 심사관은 제 여권을 어딘가에 넣고 지문도 찍고 사진도 찍고 심드렁한 표정으로 컴퓨터 모니터를 한참 봅니다. IBM 천공카드로 인구를 집계해서 샤워시켜주는데 쓴 나라에서 제 생체정보를 전산장치에 기록해간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역사의 체험같아 두근거렸습니다. 숙소에 가기전 식료품점을 들렀는데 음료수팩이 모두 뜯겨있었습니다. 무심코 아! 독일인 미개하다! 이걸 하나씩 훔치냐! 독일에도 이민자들이 그리 많다더니 이제는 완전 끝났구만.. 같은 생각을 할 뻔 했지만 다행히도 저는 숏츠로 이게 독일의 문화라는걸 본 기억이 납니다. 역시 유튜브 숏츠는 유용한 진실을 많이 알려줍니다. 앞으로도 자주 봐야겠습니다. 다음날, 원래는 포츠담을 가서 프로이센 황제들의 우아하고 세레브한 궁전들을 볼 계획이었지만 늦잠을 자는 바람에 시 외곽의 가토 비행장을 가기로 했습니다. 비행장에 갈떄는 앞의 주택가를 지나게 됩니다. 길의 이름들이 "라이트형제가" "아멜리아 에어하트가 (대서양 건너다 사라진 미국인)" "찰스 린드버그가 (대서양건넘)" 등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주인공들이 많이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프로이센의 기상이 느껴지는 에리히 하르트만가, 요아힘 마르세유가, 한스울리히 루델가 였으면 좋았을것같다 생각했습니다. 비행장은 10시에 개장하는데 9시 40분에 와버렸습니다. 갤럭시 S 신상출시도 아니고 베를린 구석에 있는 공군비행장 따위를 오픈전부터 기다리는 꼴은 좀 창피한것 같아서 마치 나는 이런걸 보러온게 아니라는듯 주변 운동장같은곳에서 시간을 떼우다가 적당히 갔는데 57분에 철조망 게이트에 도착했습니다. 그 곳에는 저와, 어떤 수염 더부룩한 아저씨가 차를 타고와서는... 그게 입구앞에서 부서지기라도 한건지 차 보닛을 열고 엔진을 보고있었고 철조망앞에서는 경비 한명이 아직은 입장시간이 아니라 들어와서는 아니된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지켜보다가 10시 정각이 되자마자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저는 아~ 별로 그렇게 관심있는게 아닌데, 마침 지나갔다가 왔다는 느낌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경비가 옆에 차 고장난 아저씨는 냅두고 왜..? 딱 저에게 와서는 영어로 "관광객 입구로 데려다 드리죠. 어디서 왔나요?" "싸우쓰 코리아.." 하고는 거기서 그냥 대화가 멈추고 어색한 침묵속에 제2의 입구까지 5분정도를 더 걸어야만 했습니다... 루프트바페의... 아마 수송기에 들어가는 그런것같은 화물상자가 있었습니다. 루프트바페는 사라진게 아니었군요. 그저 fade away할뿐..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비행장에는 이렇게 냉전 시대의 항공기들이 전투기 폭격기 전폭기 분류별로 늘어서있습니다. 동독과 서독의 비행기를 모아두어 서방과 공산권 기체가 같이 있는게 가토 비행장의 특징입니다. 근데 야외에 그냥 50년째 세워둔건지, 세월의 풍파를 그대로 맞았습니다. 가루가 되었던 바르샤바도 이거보단 잘 보존되어있을 것 같습니다. 가토비행장의 핵심 전시장인 제3격납고입니다. 1 2차대전 시대의 항공기들이 모여있습니다. ME 163은 이렇게 매달아 놔서 그저 날개 아래의 철십자를 우러러보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또한 박물관의 깊은 뜻이겠지요. FW190의 경우 특이하게도 훈련기 사양으로 복좌형이었습니다. 나중에도 베를린의 박물관에서는 이런 훈련기 사양의 기체를 종종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아마 멋지고 보존상태 좋은것들은 연합군 박물관으로 넘어가고 구석에 박혀있던 훈련기들만이 독일에 남은게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FW190은 있는데 BF109는 꼬리날개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황색에 킬마크도 화려해서 아 그러고보니 마르세유씨도 황색 BF109를 탔다 했지 생각했는데 설명을 읽어보니 진짜 마르세유의 탑승기에서 뜯어온것이라 하네요. 제가 알기로 마르세유씨는 꼬리날개에 맞아 죽은것같은데, 하필 꼬리날개를 전시해둔건 노린걸까요.. 마르세유씨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2014년작 영화 스트라이크 위치스 에게해의 여신을 추천합니다. 헤르만 괴링이 입었다고 주장하는 제복도 진열되어있습니다. 그 앞에는 그냥 괴링의 멋진 제복이라고 적어두긴 무안했는지 "헤르만 괴링의 범죄" " 경제범죄" "반유대주의자" 같은 무시무시한 직함들을 적어두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괴링이 입기엔 좀 작아보였는데 젊은시절 제복인가 싶습니다. 돌아가는길에 충청도의 학교같은 풍경이 갑자기 나와 놀라서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시내에 돌아와서 베를린의 에펠탑 정도 되는 전승기념비에 왔습니다. 음... 근데 독일이 승리한 전쟁이 없잖아요.. 의지의 승리 말하는건가. 라고 생각했더니 아.. 프로이센시절의 이야기였습니다. 덴마크인이 와도 하하호호 웃을것같은 삽화가 있습니다. 탑 안에 입장하는데 동방지역 국가판무관부장같이 생긴 직원이 책상에 앉아있고 벽에는 크게 "화장실 아님. 카드 안됨"이 적혀있습니다. 어.. 공공관리시설이 아닌건가? 왜 현금이지. 사실 입장료 무료인데 왠 사기꾼이 자리깔고 통행료 받고있는거 아니야? 베를린에서는 당혹스럽게도 이렇게 현금만 받는곳이 많았습니다. 일본도 그런쪽으로 유명하던데 이게 추축국의 우애라는 것이겠지요. 다행히 현금을 가져와서 프로이센이 가장 위대했던 시절을 구경할 허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마치 파리의 그 뭐냐.. 그 막 뻗어나가는 방사형 도로 그거같은 풍경이 보입니다. 캬.. 이 길을 따라 소련군 전차가 밀고 들어오고 숲을 불지르며 싸웠던 것이군요. 전망대에서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던 커플들과 함께 멀리 보이는 브란덴부르크문, 제국의사당을 보며 알자스로렌 슐레스비히-홀스타인 단치히 포젠 실레시아 메멜까지 뻗어나가던 프로이센의 향수에 빠졌습니다. 전승기념비 바로 밖에는 몰트케 론 그리고 비스마르크 레츠고!!! 레전드 건국 3인방의 동상이 있습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도 이런게 있는데요. 아마 이 정도는 독일인들이 안전하게 즐길수 있는 국뽕인 것이겠죠. 어 나 이 포즈 빅토리아에서 본거같아!! 하고 찍어두었는데, 사실은 달랐습니다. 시내까지 걸어가다가 제국의사당 표지판을 봤습니다. 이제는 연방의사당으로 이름을 바꾼줄 알았는데, 아닌가 봅니다. 제국의사당으로 가는 길에는 티어가르텐이라는 베를린 공방전 격전지가 나오는데요. 소련군에 의한 베를린 해방을 기념하는 공원이 있습니다. 기념비에는 파시스트의 마수에서 독일인을 해방시켜준 소련에 감사합니다 같은 글이 적혀있습니다. 베를린 곳곳에서 발견되는 테마인데, 다들 알다시피 소련도 새로운 악마일 뿐이라는게 지금은 많은 동의를 받고있습니다. 곳곳에 악마의 삶에서 해방시켜줘서 감사 같은 기념패나 소련군 추모비같은게 있는걸 보면 마치 금태양에게 NTR당하고 조교된 소꿉친구를 보는 기분이 듭니다. 브란덴부르크의 문과 그 일대가 깨끗하고 현대적으로 정비가 잘 되어있어서 아쉽게도 1945년의 화려했던 그 날들을 상상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인근에는 "학살당한 유럽 유대인을 위한 기념물"이 있습니다. 이게 한때는 관광객들이 사안의 중대성을 모르고 놀이터처럼 뛰어다니며 논다고 홀로코스트포르노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실제로 가서 보면 왜 그런말이 나왔는지 공감이 갈 수도있습니다.. "슈타이너의 공격은 명령이었다!!" 영화의 배경인 총통벙커입니다. 현재는 주차장에 안내판 하나만 남아있습니다. 나무위키에서 네오나치를 막기위해 영원히 봉인되었다라고 읽고 가서 대단히 신비롭고 숨겨진 장소라고 생각했는데요. 자그마치 3개의 서로 다른 관광그룹이 와서 3개국 언어로 설명을 하고있는 핫플레이스였습니다. 저는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주차장이 총통벙커라는 말을 들은 입주민의 소감이 궁금했습니다. 에어비앤비로 묵을수 있지 않을까요? 자다가 총통의 유령을 만난다던지 이상입니다. 출처: 배낭여행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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