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이번 일베어 사건에 관하여
과거 '노'체와 버금가는 일베 유행어로 전라도 사투리를 조롱하는 '오오미'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전라도의 '워매'나 '오매'는 실제 일상에서 워낙 다양한 어조와 상황으로 변형되어 사용되기 때문에, 일베의 조롱이 원어민들에게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타격이 없으니 일베 사용자들도 흥미를 잃고 사용을 멈춘 것이죠.
저는 '노'체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전라도 출신의 고모 다섯 분이 젊은 시절 모두 경상도로 시집을 가셨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은 모두 아주 자연스럽고 진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시며, 당연히 말끝에 '노'를 붙이는 어투도 일상적으로 사용하십니다. 덕분에 저는 서울에서만 자랐음에도 전라도 경상도 사투리가 매우 익숙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일베어라며 인터넷과 수도권 중심 미디어에서 이 어투를 강력한 금기어로 지정하더군요. 정작 경상도 현지에서는 그런 논란과 상관없이 수백 년간 써온 삶의 언어로서 계속 사용해 왔는데 말이죠.
스마트폰과 미디어가 극도로 발달한 지금, '노'체를 대하는 지방과 수도권의 인식 차이가 이토록 거대하다는 점을 이번 사태를 통해 새삼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번 계기로 '노'체에 대한 무조건적인 터부(금기)가 깨지기를 바랍니다. 오히려 대중이 이 어투를 일상적인 사투리로 더 광범위하고 당당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혐오 세력이 특정 언어를 독점하게 두지 않고 대중의 영역으로 완전히 회수할 때, 비로소 일베 같은 집단도 조롱의 의미를 잃고 이 단어를 내려놓게 될 것이라 봅니다. 다만 지금 혼란을 틈타 신나게 노체를 써재끼는 일베신봉 정치인들이나 셀럽들이 있습니다. 매우 거슬릴겁니다. 허나 한줌이고 곧 쓸려나갈 겁니다. 언어는 다수의 언중에의해 좌우되는 생명체입니다. 스스로 정화할 힘이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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