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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를 왜 밖에서 사먹냐는 아내에게2
아내는 김치찌개를 밖에서 사 먹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김치 넣고 돼지고기 넣고 끓이면 되는데, 그걸 왜 돈 주고 사 먹어?”
논리적으로 맞는 말이다.
집에도 김치가 있고, 돼지고기가 있고, 냄비가 있다. 불도 나온다. 이쯤 되면 밖에서 김치찌개를 사 먹는 건 수도꼭지를 두고 생수를 사 마시는 일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해한다.
아니, 이해를 넘어 좋아한다.
김치찌개 전문점의 문을 열면 나는 먼저 냄비를 본다. 국물 위로 돼지기름이 얇게 떠 있고, 그 사이로 목살이 보인다. 살코기만 있는 고기는 안 된다. 비계만 많아도 안 된다. 지방은 국물을 만들고, 살은 씹는 맛을 맡는다. 두 부서의 협업이 정확해야 한다.
그리고 라면사리.
김치찌개에 들어간 라면은 보통 라면과 다르다. 돼지고기 기름과 김치 국물을 먹고 자란 면이다. 너무 익기 전에 건져 먹으면 겉은 진하고 속은 단단하다. 파스타에 알단테가 있다면, 김치찌개에는 사리 추가가 있다.
아내는 이런 설명에도 크게 감동하지 않는다.
그냥 집에서 끓여 먹으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아내가 끓인다.
아내의 김치찌개는 깔끔하다. 김치도 있고, 돼지고기도 있고, 두부도 있다. 맛도 있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식당 김치찌개처럼 혀를 붙잡고 밥을 내놓으라고 협박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간을 더 해달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아내의 잔소리 사리를 추가할 이유가 없기때문이다.
아내가 김치찌개를 끓여놓고 잠시 자리를 비우는 날, 나는 찬장을 연다.
그곳에는 하림 김치찌개라면이 있다.
나는 냄비 위의 두부부터 걷어낸다. 두부는 나중에 원상 복구해야 하므로 모양을 잘 보존해야 한다.
면과 스프를 넣고 물을 조금 더한다. 팔팔 끓으면 먼저 라면을 먹는다. 김치찌개 국물을 머금은 면은 꼬들할 때 끝내야 한다. 여기서 욕심을 부려 냄비에 남겨두면 퍼지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내에게 발각된다.
라면은 먹고, 그릇은 씻고, 포장지는 치운다.
증거는 없어진다.
그러나 면에서 나온 전분과 분말스프는 국물에 남는다. 조금 전까지 깔끔했던 김치찌개가 진해진다. 돼지고기의 지방은 더 고소해지고, 살코기는 더 선명해진다. 집에서 끓인 김치찌개가 잠깐 전문점 연수를 받고 돌아온 맛이다.
마지막으로 두부를 다시 올린다.
잠시 뒤 아내가 돌아온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처럼 식탁에 앉아 김치찌개를 먹는다. 라면사리는 이미 사라졌지만 국물에는 그 삶이 남아 있다. 밥을 한 공기 비우고, 자연스럽게 두 번째 공기를 뜬다.
“오늘 김치찌개 진짜 맛있다.”
아내는 말한다.
“그걸 왜 밖에서 사 먹는지 모르겠어. 집에서 끓이면 되는데.”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맞는 말이다.
이제 우리 집 김치찌개도 밖에서 사 먹는 맛이 나기 때문이다.
다만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아내가 끓인 김치찌개,
아내가 잠시 자리를 비우는 시간,
그리고 하림 김치찌개라면.
하나라도 빠지면 그냥 저녁이다.
셋이 모이면 김치찌개 전문점이다.
사랑한다. 하림김치찌개라면 할인 많이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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