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공포주의) 로스트미디어 영상 찾는 이야기
여기에 정말 오랜만에 글을 남겨봅니다.
잘 지내셨나요?
건강하신가요?
초면이라도 정말 반갑습니다.
굳이 제 소개를 하자면, 괴담이나 미스테리 이야기를 수집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공포 소재라면 책이나 영화, 잡지, 인터넷 썰도 마다하지 않고 음미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도 언제부터 이런 취미가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평소에는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면서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데, 정신을 차려보면 항상 이상한 영상(?)을 찾아보고, 괴담 찾아 읽고, 해외 포럼 뒤져보는 게 거의 일상이 되어버렸네요.
굳이 근황 이야기를 해보자면. 한동안은 백룸 영화에 푹 빠져 살았고, 7번 출구 영화도 몇 번이나 다시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아. 이번에 나온 미스테리아 잡지도 아주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참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것 같네요.
가장 최근 이야기를 하자면 로스트미디어(유실된 미디어를 뜻하는 말) 에 푹 빠져서 국내 자료는 물론이고 해외 자료들도 이것저것 잡식하며 살았습니다. 누구에게 말하기는 참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누가 제 유투브 알고리즘을 보게 된다면 진심으로 기겁할 것 같아 두렵네요.
아무튼, 그러다가 우연히 영상 하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어떤 게임을 리뷰하면서 플레이한 영상이었는데.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보다가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이렇게 글로 소개를 해보고자 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혐오감이 들거나 두려움을 느낄 수 있으니 아래부터는 내용 읽기에 주의를 해주면 좋겠네요.
제가 이렇게 글로써 소개해 드릴 영상은 정확히 말하면 어떤 게임입니다.
The Life Stage: Virtual House.
1993년.
Micro Cabin 에서 개발한 3DO 초기 작품.
3DO에 대해 간략하게라도 설명을 드려야 되겠네요.
3DO는 1993년에 출시한 게임기로 당시의 시대를 고하면 나름대로 괜찮은 성능의 기기였습니다. 다만, 시장가격 대비 제시된 금액이 비싸 경쟁에서 밀려 사장된 비운의 기기지요.
국내 매니아들에게는 삼돌이라고 하면 알만한 레트로 게임기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8가지의 맵 셀렉트 화면이 나오게 됩니다.
해당 화면을 통해 유저는 자신이 탐방하고 싶은 장소를 골라 마음껏 버츄얼 세계를 탐방할 수 있지요.
처음이라. 가장 무난한 가정집 맵을 골랐습니다.
창문 밖의 풍경이 인상적인 거실이네요.
당시에는 3D 그래픽이 매우 신기하던 시절이라.
이렇게 게임 세상에서 실제의 집과 비슷한 곳을 걸어 다닐 수 있다는 컨셉 자체가 굉장히 혁신적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당대의 게임 제작자들은 최대한 현실감 있는 게임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90년대 중후반에 나온 수많은 3D 폴리곤 게임들이 그 증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거실에서 보이는 문을 열자, 화장실로 추정되는 장소가 모습을 나타냅니다.
1993년 당시의 시대상을 고려하더라도 맵 디자인과 사물들이 현실적으로 되어있어
어떤 장소를 의미하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방향키를 움직이면 손 모양으로 된 커서가 하나 나타납니다.
이것을 통해 유저는 맵에 놓인 다양한 사물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문을 열거나, 기기를 작동하거나, 무언가를 조작하거나 하는 등 말이지요.
욕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일본의 가정집을 토대로 제작한 것 같네요.
제작자들이 일본 사람인 것으로 보입니다.
수도꼭지를 누르면 물이 나오고, 변기를 누르면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납니다.
가상 주택 체험 소프트웨어라는 당시의 홍보 문구에 걸맞게
모델하우스를 탐방하는 느낌으로 이곳저곳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현대 기준으로 보아도 나쁘지 않네요.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학습용 프로그램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여러 방을 둘러보면 곳곳에서 생활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장치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시의 기술과 생활상을 체험한다는 느낌이 참 마음에 듭니다.
원한다면 오디오에서 음악을 고를 수도 있고,
Tv에서는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도 있습니다.
누가 강요하는 사람도 없으니 마음껏 특정 장소에서 머물다 이동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서 일절 설명을 해주지 않아. 순전히 제 추측이지만,
이 집은 4인 이상의 다인 가구의 거주 공간으로 보입니다.
식탁에 놓인 4개의 접시와 식기들. 음료수병.
자전거와 야구배트, 인형 등으로 볼 때 자녀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시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커다란 전화기가 아주 인상적이네요.
어때요 비교적 평범한 게임이죠?
일본의 특정 가정을 옮겨 놓은 주택 체험 소프트웨어.
사실 여기까지만 보면, 그저 과거에 출시된 평범한 레트로 게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맵 셀렉트 화면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가정을 해보죠.
당신은 게임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장소들을 탐방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무언가 이질적인 선택지가 보입니다.
가상 주택 체험 소프트웨어라는 컨셉과는 이질적인 무언가요.
찾으셨나요?
네.
아래 기준으로 두 번째에 있는 동굴 모양의 맵과 ? 표로 되어있는 맵.
이 두 맵이 거슬립니다.
동굴 모양의 맵을 누른 당신은 깜짝 놀라게 됩니다.
화면에 어떤 여성이 떡하니 당신을 응시하고 있기 때문이죠.
아무도 없다고 믿었던 공간에 나 말고도 누군가가 있다는 걸 인지하는 순간.
사람은 소름이 돋기 마련입니다.
당신은 놀란 마음을 추스고 장소를 둘러봅니다.
그리고 벽에 걸린 칼 두 자루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전과는 다른 무언가 이질적인 배치에 경계심이 듭니다.
그리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보니 DANGER.
경고문구가 쓰인 문이 있습니다.
무언가 위화감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그렇게 문을 열어 도착한 장소는 아주 이질적인 곳입니다.
밖으로는 마치 세상이 멸망하기라도 한 것처럼 붉은 기운으로 가득하고
지하로 향하는 계단이 당신 앞에 펼쳐집니다,
계단은 끝도 없습니다.
무언가를 집어삼키려는 듯.
까마득한 지하 깊숙한 곳으로 내려갈 뿐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당신은 도달합니다.
지하의 끝.
어두컴컴한 미지의 공간.
이곳은 이미 평범한 가정집이 아닙니다.
더 이상 주택 체험 소프트웨어의 분위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당신은.
지상에서 보았던.
여성과 시선을 마주하게 됩니다.
여성은 창백한 시체와 같은 얼굴로 그저 당신을 응시하고만 있을 뿐입니다.
어떠한 상호작용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두려움에 떨며 여성의 피해 장소를 탐색합니다.
그리고 복도 끝에서.
빨간색의 신발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신발.
지하.
복도의 끝.
그리고 문 한 채.
당신은 불길한 상상을 합니다.
당신은 두려움에 떨며 문을 엽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많은 여성들을 마주합니다.
여성은 당신을 쳐다봅니다.
여성이 당신을 노려봅니다.
무언가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이는 데 닿지 않습니다.
이것이 The Life Stage: Virtual House.
즉, 인생의 단계입니다.
이제 당신은 ? 스테이지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유투버 댕맹님의 영상인 '1993년, 교육용 게임에서 발견된 의문의 여자 (관람편)'을 캡쳐 인용하였습니다.
굳이 이분의 영상을 인용한 것에는 그런 이유가 있습니다.
이는 후술하겠습니다.
https://youtu.be/o2NORATTYU0
유투버 댕맹님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로스트 미디어에 가까운 게임들을 소개하고 다루는 유투버입니다.
국내에서는 잘 없는 유형이기에 제 취향이라 이번 기회에 겸사겸사 소개를 드려봅니다.
? 방에서도 여성이 당신을 마주합니다.
이번에는 시작부터 노골적으로 당신을 두렵게 만듭니다.
이 앞에 무엇이 있는지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당신은 두려움에 떨며 복도의 끝.
오른쪽 방으로 이동합니다.
이 장소에서는 섬이 보입니다.
그렇게 보니 방금 지나온 복도도 파란색 파도 같이 느껴지네요.
무언가 바다나 심연을 상징하는 느낌입니다.
당신은 오른쪽 방에서 나와 왼쪽 방을 바라봅니다.
이번엔 아예 노골적으로 바닥과 문에 피가 묻어 있습니다.
당신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갑자기 게임은 현실적 요소를 가져옵니다.
섬이 보이는 교실.
책상과 의자.
현재에도 어딘가에는 있을 법한 교실의 풍경입니다.
당신은 교실을 둘러봅니다.
그리고 하나의 책상에 놓인 꽃병을 발견하게 됩니다.
꽃이 들어있는 파란색 꽃병.
이는 분명 애도의 의미입니다.
게임의 제작자는 ? 스테이지에서 이 장소만큼은 의미를 분명하게 하고 갑니다.
이후로 게임은 엉망진창이 됩니다.
전혀 엉뚱한 곳에 사물을 배치하고, 계속해서 귀신과 같은 여성을 의도적으로 마주치게 만듭니다.
마치 꿈의 세계, 그것도 악몽의 세계를 떠올리게 합니다.
무언가 떠오르지 않나요?
네. 리미널 스페이스나 백룸이요.
이 게임은 당시에는 조명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매니아들 사이에서 숨겨진 컬트 명작으로 취급됩니다.
특히 리미널 스페이스, 백룸, 드림코어 같은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말입니다.
저는 그래서 이 게임이 언급된 해외 사이트들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게임에 대한 소감 글은 많으나, 게임의 의미에 대해 해석한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는 제작자 측에서 딱히 어떠한 코멘트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러가지 자료를 보며 제가 세운 가설은 이렇습니다
1. 3DO 초기에 제작된 이 게임은 90년대 세기말 정서를 담은 실험 요소의 결정체로. 당대에는 정립되지 않은 리미널 스페이스나 백룸, 드림코어 같은 감성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해석되지 않는 공포 요소를 넣어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각인 되었다. 교육용 게임을 빙자한 공포 게임인 셈이다.
2. 화면 속 여성은 단순한 폴리곤 모델일 수도 있지만. 실존 인물을 촬영한 것에 가깝다. 하지만 제작자 측에서는 이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진정한 로스트 미디어이지 않을까.
3. 게임에 전반적으로 추모의 의미가 담겨있다. 누군가의 생활 흔적들을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고, 무엇보다 교실에 놓인 꽃병이 결정적인 의미가 담긴 오브젝트로 해석된다. 만약 이것이 누군가의 기억이라면 진심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4. 일본은 섬나라여서 귀신들이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다는데 그래서 집마다 영혼들과 같이 살고 자주 목격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상입니다.
괴담이나 미스테리 이야기를 수집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아주 흥미로운 영상이었습니다.
저는 여운이 남아 해당 게임을 다룬 영상들에 달린 댓글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다 유투버 딩맹님 영상에 달린 댓글 하나에
모든 게 무너지는 기분을 느끼고 말았습니다.
위의 댓글은 유투버 딩맹님의 [1993년, 교육용 게임에서 발견된 의문의 여자 (관람편)]의 댓글에 달린 실제 내용을 캡처한 것으로 절대 제가 쓴 글이 아님을 정확히 밝힙니다.
관련 어떠한 조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꼭 예전에 1995년 즈음에 kbs 예능에서 나오던 게임같네요]
1995년.
KBS.
예능.
네.
저는 이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래의 링크를 확인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napolitan&no=13082
KBS 2TV 게임천국.
오랫동안 제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이름입니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 방영되었다는 점이 위의 댓글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저는 댓글 하나로 인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멀리 나아갔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던 셈입니다.
저는 어릴 적 악몽의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어릴 적 악몽의 원인을 찾았다] 글을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영상을 찾기 위해 시도한 실화를 기반으로 한 픽션입니다.
영상의 대략적 내용은 이러합니다.
1. 방송 녹화본으로 추정, 패널들이 있고 어떠한 화면 속 영상을 보며 분석하는 내용.
2. 패널들이 보던 영상은 현실 세계가 아님. 부자연스럽고 괴상하고 음침한, 요즘 용어로는 아날로그 호러, 리미널 스페이스 같은 느낌의 공간.
3. 조용한 분위기 속 카메라가 굉장히 불편한 시선으로 움직임. 카메라의 움직임을 따라 어떤 공간으로 들어감.
4. 공간의 끝 새빨갛게 피가 묻은 여자의 시체와 마주하며 패널들이 놀라 리액션을 함. 게임 속 여성과 유사한 부분이 많음.
혹시 몰라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이건 단순한 픽션이 아닌 제가 겪고 있는 현실이며
오랜기간 하나의 영상을 찾던 한 사람이 이 글을 읽고 있는 불특정 다수를 향해 호소를 하는 상황입니다.
제발 영상을 보거나 소지한 분이 있다면 저에게 연락을 주세요.
쪽지든, 댓글이든, 방명록이든 어떠한 형태로든 좋습니다.
저는 로스트미디어 영상을 찾고 있습니다.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출처: 나폴리탄 괴담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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