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신빨 떨어진 무당 유튜브 촬영 알바 후기
거창하게 시작하지만 별 거 아닌 제 (나루토마토) 이야기입니다. ^^;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제 나이 스물다섯이었을 때.
당시 괴담 블로그를 운영하던 저에게는 협찬 중, 신점 협찬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쪽 세계를 좋아했던 터라 협찬이 들어오는 대로 가곤 했습니다.
마침 백수였거든요.
한 열 번째 신점을 볼 때였나?
무당이 말하더군요.
" 할머니가 너 이제 그만 좀 보래. "
오, 여기서 솔깃했습니다.
어떻게 알았지?
" 네가 하도 봐서 더 이상 볼 것도 없단다.
근데... 아, 집에 아픈 사람이 있네? "
와우, 진짜 어떻게 알았지?
당시 어머니가 유방암이셨거든요.
그 말에 넘어간 저는, 신점 보는 초짜처럼 술술 불고 말았습니다.
'네... 저희 어머니가 유방암이시고.... 어쩌고, 저쩌고... '
" 니 10년 대운에 상문은 안 보여. 걱정 마. "
이건 아직도 감사한 일입니다. 진짜 봤든 안 봤든.
" 유튜브 쪽을 하지 그래? 아님 편집이라든가. "
그렇게 나온 이야기에, 그 무당 분의 신 어머니 영상을 찍고 편집 해서 유튜브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
이윽고 며칠 뒤, 한 시간을 달려 무당 집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그 신 어머니께서 오른쪽 가슴을 붙잡으며 말씀하시더군요.
" 집에 아픈 사람 있어? "
" 네, 어머니가 유방암... "
" 어쩐지! 내가 어제부터 이 가슴이 아파 죽겠어! "
.
.
.
흠.
우리 엄마는 왼쪽 가슴인데.
(아마 제자한테 미리 들은 모양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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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혼신의 연기에 맞장구를 치며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그때가 겨울이었고,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가 치열하던 때였습니다.
이X명인가, 윤X열인가! (정치적 댓글 사양합니다.)
당시 뜨겁게 논란되다 보니 조회수가 잘 나올 것 같았고,
무속인 분의 데뷔작으로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정한 주제였습니다.
" 얘, 요즘 누가 될 것 같니? "
.
.
.
의심이 확심이 되는 순간이었죠.
그건 선생님이 아셔야 하잖아요?
그래요, 뭐 백수는 돈이나 받으면 그만입니다.
내색하지 않고 촬영이 끝나고 집에 가려던 때였습니다.
" 너... 어디 갔었구나? "
" 네? 어딜? "
" 잘 생각해 봐. 너 이상한 거 달고 왔어. "
산에 간 게 생각이 나 말씀드렸습니다.
" 아, 밤에 친구들이랑 야경 보러 산에 갔어요. 사람들도 많았는데... "
" 너는 체질이 남들과 달라! 그러니 이런 것이 붙지! "
갑자기 확 쫄리더군요.
하필 밤이었고, 하필 혼자 살았던 지라 무섭긴 했습니다.
" 뭐, 뭐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저 지금 집에 가도 돼요? "
" 치성을 드려야 해. 간단히 작게 굿이라도 하자. 30만원이면 돼. "
" 돈 없는데요? "
" 20만원도? "
" 네, 없는데... "
"10만원은?"
"없어요."
" 그럼 뭐 어쩔 수 있나. 달고 살어. "
흠.
그래서 달고 살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조금 찝찝한 마음에 집 앞 교회에 들러 기도 한 번 하고, 집에 돌아가 아무 일 없이 잘 잤습니다.
이후 촬영비도 받지 않고 그곳에는 다시 가지 않았어요.
그렇게 5년이 흘렀습니다.
귀신을 달고 살게 됐다는 말을 들었지만, 다행히 지금까지 별일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함께 사는 그분도 별다른 불만은 없으신 모양입니다.
신빨 떨어진 무당의 유튜브 촬영 알바는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당시 편집하던 인증샷)
이쪽 관련해서 재밌는 이야기가 많은데,
반응 좋으면 또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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