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저는 호남 발전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제목이 다소 자극적인가요? 그렇다면 죄송합니다. 광주에 살아보며 느낀 점과 실망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글 내용의 다수가 광주 이야기이지만, 새만금과 전남 관련 이야기도 조금 있어서 글 제목에 호남이라는 키워드를 넣었습니다.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주세요. 겸허히 듣겠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고, 어쩌다 보니 광주에서 약 5년 정도를 살았습니다.
살다 보니 광주라는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비롯해 도시 자체에 정이 흠뻑 들었고, 광주를 제2의 고향이라고 여길 만큼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서울 다음으로 광주를 좋아한다고 할 만큼 광주라는 도시를 사랑하고요. 이외에 여행으로 종종 다녔던 목포, 나주, 전주, 군산, 여수 등, 호남에 위치한 여러 지역들 역시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이 지역들이 앞으로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회의적입니다. 광주에서 만난 동료들 이야기 들어보면 늘 비슷합니다. 서울은 물론이고 부산이나 대구만 가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게 느껴지는데, 광주는 본인 초등학생 시절이나 20대 시절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이야기가 매 번 나옵니다.
앞으로의 미래도 딱히 밝지 않다고 봅니다.
1. 광주공항 부지 반도체 공장 유치 : 2030년 양산 목표로 추진한다는데, 과연 실제로 이뤄질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이것 하나만으로도 광주가 갑자기 사람이 모이고 살기 좋은 도시가 되리라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무가치하다는 말은 아니지만, 아래에 나열할 광주의 개발 역사를 생각해 보면 딱히 희망적이지도 않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2. 새만금 개발 : 새만금이 방치된 지 한 30년 쯤 되었나요? 현대차 그룹이 새만금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고용을 창출하지 못하는 AI 데이터 센터 구축이지요. 로봇 공장도 추진한다고 하는데, 고용 창출 효과가 극히 낮은 데이터 센터와 로봇 공장이 과연 얼마나 지역에 활력을 불어다 주고 지역 발전의 토대가 될지 회의적입니다.
3. 광주 지하철 2호선 관련 문제 : 광주 지하철 2호선 계획이 발표된 것이 2011년 즈음이고, 실제 착공이 2019년에 이루어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착공 당시 2022년 1구간 개통 및 2024년 전 구간 개통 예정이라던 지하철은 2026년 8월 현재 1구간조차 개통되지 못했습니다. 전 구간의 경우 2030년 개통조차 무산되어 언제 쯤 탈 수 있을지 기약도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광주 2호선은 광주의 주요 지역인 유스퀘어와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더현대 광주가 들어온다는 챔피언스 시티도 거치지 않고, 상무지구에서 유스퀘어-챔필-챔피언스 시티를 지나 광주역까지 잇는 광천상무선은 민형배 임기 시작 동시에 인수위에서 재점검 한다는 기사가 나왔네요. 전면 재검토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고요.
4. 공항 문제 : 현재 무안 공항이 무기한 운영 중단 중이지요. 광주에 사는 사람이 해외에 나가려면 김해공항이나 인천공항까지 가야 합니다. 무안 공항의 운영이 중단된 동안 광주 공항에 다시 국제선을 취항시켜 달라는 요구 역시 거절당했고요. 솔직히 무안 공항 이용하기 무섭습니다. 게다가 광주에서조차 접근성이 좋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런 공항조차 언제 쯤 다시 이용할 수 있을지 예정된 게 없습니다.
5.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련 : 통합해야 살아남는다, 통합하면 적극적으로 밀어주겠다고 하더니 통합 준비를 위한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고, 어거지로 통합해 출범하자마자 필수 경비에서만 3800억 이상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예산 관련 문제가 심각합니다. 게다가 청사 문제, 공무원 및 교사의 배치 문제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정리된 것 없이 분쟁과 갈등만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남 국립의대 신설과 관련해서는 서부권과 동부권 간 갈등이 첨예하여 타협 안 자체가 나오지 않고 있고요.
6. 기타 개발 문제 : 3번에서 이야기한 더현대 광주나 챔피언스 시티 공사는 아예 멈춰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착공식 이후 한동안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완공도 초기 계획과 달리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어등산 스타필드 역시 완공은 커녕 착공이나 언제 될지 의문이고요. 그나마 진행되고 있는 게 유스퀘어 재개발인데, 이것도 과연 언제 끝날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광주의 미래는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지역민들도 지쳐있고요.
죽겠다 소리 나오고, 노인과 아파트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부산은 인구 320만에 지하철은 6개 노선을 운영 중이고, 클리앙에서 "맨날 국힘만 찍어주니 망해간다"는 이야길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대구는 인구 230만명 대에 지하철 4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광주는 인구유출이 전국 최악 수준으로 현재 140만 선도 붕괴되어 138만명 대로 대전에 비해서도 뒤쳐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출범한 민형배 시장 인수위원회는 취임하자마자 호남고속도로 확장, 광천상무선, 광주 지하철 2호선 3구간 등 광주의 역점 사업에 대해 재정난과 채무를 이유로 전면 재검토를 선언했습니다. (통합하면 재정 지원금이 20조가 들어오니까 빨리 통합해야 한다고 무리하게 추진할 땐 언제고?)
심지어 시민 추천제로 정무부시장을 뽑겠다고 공언해놓고는 결국 민형배 인수위에 있던 인사가 정무부시장 자리를 꿰어찼네요. 기대되는 게 단 하나도 없습니다.
투표로 바꿀 수도 없습니다. 유능한 인물은 국회의원이든 지자체장이든 서울, 못해도 경기도에서 하고 싶어하지 굳이 광주까지 내려오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민주당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정당도 없네요. 민주당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당 내 경선 당시 김영록 아니면 민형배를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꼈습니다. 정준호 같은 사람은 국회의원이랍시고 나와서 "한예종을 광주로 이전하자!"는, 지역민들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얼토당토 않은 소리나 하며 불필요한 갈등만 만들고 있고요.
결론적으로, 저는 광주를 비롯해 호남이 과연 발전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해 대단히 비관적입니다. 막연하게 이재명 정부가 알아서 잘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민형배를 비롯해 지역 토호 정치인들이 각성하여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킬 거라는 기대도 없습니다. 광주를 비롯해 호남이라는 지역이 참 좋은데, 이 지역은 우리 현대사에서 늘상 그랬듯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늘 저발전 상태로 남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고 슬픈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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