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정당의 정치적 권위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이번 당대표 선거는 결국 저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 봅니다.
김민석은 전형적인 엘리트주의를 표방하는 정치인입니다. 그에게 국회의원이란 국민의 뜻을 있는 그대로 대리한다기 보다는 버크식 표현으로 신탁자에 가깝죠. 그래서 숙의, 숙고와 같은 표현을 자주 씁니다. 토론때도 본인의 엘리트로서의 경험과 전문성(?)을 강조하지요. 당연히 다수의 국회의원이나 당직자들이 그를 선호합니다. 당원주권은 기성 권력자에게는 다소 불편한 문제임에 반해, 엘리트주의는 편합니다. 요즘 민주당 의원, 특히 수도권 의원들이 이러한 엘리트주의를 표방하여 공천을 받고 당선된 사례가 제법 많다는게 그 상징입니다. (이소영 의원같은)
이에 반해, 정청래는 당원주권모델, 즉 당원중심정당에 목숨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존 한국 정당은 대체적으로 공천권과 현역의원 중심의 문화였고(가장 극단화된 형태가 한나라당-새누리당 시절의 보수 , 친이-친박 대전 등) 이에 따라 당원의 역할은 매우 소극적 형태였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노사모를 기점으로 이 부분에 대한 균열을 내기 시작하여 이제 당대표 1인 1투표라는 꽤 놀라운 성취를 이뤘죠. 정청래는 이 흐름를 대변하는 세력입니다. 그의 언어는 늘 당원들의 말씀을 ‘경청’한다가 자주 반복되는 반면, 동료의원들과 열심히 ‘토론, 논의, 접촉’해보겠다는 말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하지만 당원주권모델도 약간의 딜레마가 있습니다. 권리당원은 가장 적극적 정치당원이기 때문에 국민전체, 특히 중도층 민심과 많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죠. 그 결과 당원주권의 신장은 정당내부의 민주성을 강화시키지만, 정당의 국민 대표성은 다소 약화되는 역설이 발생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구조적 다수론은 아마 이런 문제의식에 기초한 듯 보입니다. 다만, 그의 문제는 사실 본인이 당대표시절 당원주권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여 당내 전통적 계파들을 물리치고 대통령의 권력을 차지했습니다만, 이후 본인에게 불리한 듯 보이니 갑자기 엘리트 정치를 표방하는데 있습니다. 이건 다소 표리부동하게 보일 수 있죠.
아무튼, 정청래의 승리는 당원주권주의 흐름을 한 층 가속시킬 것이고, 김민석의 승리는 민주당 내 하나의 흐름이었던 엘리트주의의 귀환 혹은 재해석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당대표 선거를 이런 관점에서 보면 많은 양태들이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그 당의 미래도 어느정도 예측해볼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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