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장윤기 사건 보도에 대한 비판적 시각.
백해룡씨에 대한 제 지난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무조건적으로 경찰을 옹호하지 않습니다.
뭔가 마음에 이상하게 걸리는 부분이 있으면 많이 따져보는 스타일이라 그렇습니다.
1. 사건의 타임라인
1) 장윤기는 2026. 5. 5. 00:10경 살인을 저지르고, 본인의 차량을 이용해 도주 후 근처 공터 차를 버림.
2) 같은 날 5. 6. 11:20경 광주광산경찰서 수사관들에 의해 검거됨.
3) 5. 6. 광주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함.
4) 5. 7. 광주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 후 같은 날 영장 발부함.
a) 5. 8. 장윤기 아빠가 장윤기 집에가서 리얼돌을 폐기함.
5) 5. 14. 검찰청으로 사건을 송치함.
6) 5. 29. 경찰은 성폭력특례법 위반과 스토킹 처벌법 위반으로 추가 송치함.
7) 6. 2. 검찰은 성폭력특례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함.
2. 장윤기의 아빠가 한 행위는 '증거인멸'자체가 아니다. (친족특례랑 무관)
장윤기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나온 언론의 첫번째 보도는
"장윤기의 아빠(장 경감)가 장윤기의 집에 가서 증거를 인멸했으나, 친족특례로 처벌하지 못한다"
는 기사였습니다.
여기서 저는 의문점이 생깁니다.
1) 경찰이 살인범을 검거했는데 구속하기도 전에 집을 압수하지 않았다는 건가?
2) 아니면, 경찰이 압수하기 전에 '장 경감'이 먼저 장윤기의 집에 가서 증거를 치웠다는 건가?
확인을 위해 다른 기사를 검색해본 결과,
이미 구속영장실질심사 이전에 이미 가택수색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이미 압수를 위한 수색이 끝났고, 심지어 구속까지 된 상황에서 '장경감'이 장윤기의 집에 방문한 겁니다.
여기서 저는 이건 여론몰이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살인범은 이미 구속됐고, 살인범의 집에 대한 수색도 마친 상황에서
살인범의 가족이 살인범의 집에 방문해서 집에 있는 물건을 치운겁니다.
이게 왜 증거인멸이란 거죠?
이건 증거인멸에 있어 친족특례로 처벌을 피하는 대상이 아닌 애초부터 증거인멸 자체가 아니었던 겁니다.
2. 그렇다면 리얼돌과 케이블타이는 왜 압수되지 않았나.
하지만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경찰의 수사를 세심히 살펴 볼 필요는 있습니다.
경찰은 왜 수사과정에서 리얼돌이나 케이블타이는 압수하지 않았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수사과정에서 리얼돌이나 케이블타이를 누락시킨 것 아니냐.라는 의혹으로 번지는 거죠.
경찰은 이 사건을 묻지마살인(그러니까 범행동기가 분명치 않은 살인)으로 판단하고 최초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구속영장신청도, 사건을 송치할 때도 형법상의 살인 죄를 적용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에서 추가적으로 기록을 검토하다보니 '강간 살인'을 적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그럼 왜 경찰과 검찰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생겼을까요?
사건은 장윤기가 길가던 여고생을 길 가에서 살해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걸 말리려는 다른 남고생도 살인하려다 실패한 겁니다.
통상 우리가 아는 강간살인이 뭡니까?
강간을 하고 살인하거나, 강간을 하려다 실패하고 살인을 하거나, 아닌가요?
그러니까 '강간'을 시도하려는 흔적이 없었던 겁니다.
(예를 들면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옷을 벗긴다던가, 생식기에서 정액이 발견된다던가)
그러니 구속 전 수사단계에서는 강간살인이 아닌 살인에 포커싱을 두고 수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검찰은 사건을 송치받아서 20일의 시간이 있으니, 조금 더 여유를 두고 사건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고,
그러니 당시에 강간의 직접적 증거는 아니지만, 간접적인 증거로 활용될 수 있는 증거들이 눈에 들어오는 거죠.
그게 바로 리얼돌 이라던가, 아니면 피해자를 살해할 때 차문을 열어두고 갔다던가(납치의 정황)하는 증거들요
케이블타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사를 세세히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사라졌다 발견된 '케이블타이'는 개봉되지 않은 상태로 봉지 째 있었습니다.
개봉도 하지 않은 봉지 상태의 케이블타이를 압수해야 하는 것이 맞나요?
압수는 범죄와 관련이 있는 물건에 한해서만 압수가 가능합니다.
살해범이 피해자를 살해할 때에 케이블타이를 소지하고 있었다면 모를까, 차량에 미개봉된 케이블타이를 두고
납치/감금의 목적으로 사용하였다고 추정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는 추정입니다.
결론적으로 경찰은 '강간살인'으로 볼 만한 명확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10일 내에 사건을 종결했어야 합니다.
그래서 검찰로 '일반살인'으로 사건을 수사했고, 구속도 되고 송치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사건기록을 검토하던 중에 강간살인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고 그 때부터 리얼돌과 케이블타이가 중요해진 겁니다.
그냥 그런 차이가 있었을 뿐입니다.
3. 왜 수사팀장은 장 경감에게 수사정보를 흘렀느냐.
모든 통화 내용이 다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개된 통화내용을 토대로 보면
1) 장윤기의 구속일정을 알려주었다.
2) 장윤기의 집 주소와 비번을 알려주었다.
3) 장윤기와 통화하게 했고 장윤기에게 '휴대전화를 강에 버린 게 맞느냐'라고 묻도록 했다.
입니다.
저는 이 정보들이 수사의 본질적인 내용을 해하는 게 뭐가 있는지 의아합니다.
장경감은 경찰 이면서 동시에 장윤기의 가족입니다.
세상 참혹한 범죄를 저지른게 이미 다 밝혀져서 감옥갈 일만 남은 상태인데,
그깟 구속영장신청일정을 알려주는게 대단한 일입니까? 당연히 구속되지 안되겠습니까?
그리고 체포 하고 48시간 이내 구속영장신청하는 거 당연하지 않습니까?
범죄자의 가족이 안다고해서 수사의 내용과 결과가 바뀔 것 없는 것들입니다.
실제로 수사에 어떤 방해가 되지도 않았고요.
장윤기의 집주소와 비번도 언제 알려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장 경감이 집에 방문한 것이 구속 된 이후라는 걸로 볼 때,
장 경감에게는 압수 이후에 집 주소와 비번을 알려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이것도 수사에 어떤 본질적 장애가 되기 어려운 정보입니다.
장윤기에게 휴대전화를 강에 버린게 맞냐고 장 경감이 물어본 부분에 대해서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장윤기가 맞다고 하면, 진짜로 강에 버린 것이고
아니라고 하면, 듣고 있던 경찰이 그럼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추궁할 답변이 됩니다.
그러니까 질문 자체가 장윤기를 위한 질문이 아닙니다.
이 통화내용이 어째서 장윤기나 장윤기 아빠를 위한 전화라고 할 수 있는건가요?
(경찰 측에서도 수사기법의 일환이라고 설명하였다고 합니다. 저는 동의합니다.)
4. 결론.
살인사건의 수사팀장은 불법을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그 불법은 '강간살인'을 '살인'으로 줄이려고 했던 게 아니라,
그냥 자기의 잘못(케이블타이를 발견했는데 압수하지 않은)을 덮기 위한 불법(차량수색영상 삭제 지시)이었던 겁니다.
그건 알아서 처벌받으시면 됩니다. 구속까지 되었으니.뭐.
그런데 나아가서 이게 경찰의 조직적인 사건 은폐나 조작이냐 라고 묻는다면
저는 아무리 봐도 아닌 것 같습니다.
경찰이 욕은 처먹고 있지만, 사건이 발생하고 10시간 만에 살인범을 검거하고, 이틀만에 구속까지 시켰습니다.
그리고 검찰도 지금 주어진 역할에 맡게, 경찰의 기록을 세세히 검토해서 경찰이 놓친 부분까지 확인해서 더 엄한 중죄를 적용시켰습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혹여나 제가 수집한 정보와 다른 내용이 있다면 그 때 가서는 충분히 지금의 제 생각을 고칠 마음도 있습니다.
사족으로,
살인범을 옹호하는 글도 아니고, 본인의 무능과 실수를 덮으려고 범죄를 저지른 수사팀장을 실드치는 글이 아님도 밝힙니다.
돌아가신 고인의 명복을 빌고, 당시에 고인을 지키기 위해 달려온 용감한 남고생의 쾌유를 빕니다.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낼 고인의 유족에게도 살인범에 대한 엄벌을 포함한, 모든 위로가 있길 진심으로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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