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며칠전에 조금 울었습니다.십수년만에 이어폰으로 음악듣기
<그 날 조금 울었습니다>
제가 음악 듣는 걸 참 좋아합니다.
인생의 가장 큰 행복 중에 하나라고 해도 될 정도로요.
하지만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음악을 못 듣게 되었어요.
왜냐하면 아토피 중증인 사람은 귓속에도 염증이 생기니까요.
(제가 아토피 중증 40여년차입니다.)
이어폰만 사용하면 염증이 생기니 결국 제가 사랑하던 3.5파이 이어폰은 고이 모셔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헤드폰도 다 못쓰고 결국 음악을 듣는 방식은 스피커로밖에 남지 않게 되었어요.
그러다 작년 10월부터 아토피 신약치료를 시작했고
운좋게 치료가 잘 맞아서 정말 엄청나게 좋아졌습니다.
좋아지고 나서 바로 꺼낸게 이 이어폰입니다.
아마 2004년이나 5년쯤에 산 이어폰이니 정말 오래된 이어폰이죠.
다른건 다 버리거나 처분했는데 이 녀석으로 음악듣던 기억이 너무 좋아 마음속에 깊이 박힌터라
버리지 못하겠더라고요.
언젠가 다시 사용할 날이 오겠지 하고 두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좀 그런편입니다.
하지만 이제 집에는 3.5파이를 사용할수 있는 기기가 없어요.
부려부랴 검색해보았는데 휴대용시디플레이어도, 다른 플레이어도 마음에 드는게 없었습니다.
너무 비싼 물건은 필요없고....그러다 검색알고리즘 덕인지 마음에 드는 엠피플레이어를 찾았고
며칠전 주문했던 플레이어가 도착했습니다.
십수 년 만에 다시 이어폰을 꺼내 연결하고 음악을 들었어요.
일단 좋아하는 노래들 몇 곡을 넣고 듣다가 진짜 힘들 때 듣던 노래가 나오니까 막 눈물이 나더라고요.
음악을 듣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거리를 걸으면서 이어폰으로 듣는 행복이 따로 있으니까요.
다시는 이런 방식으로 음악 듣게 될 줄 몰랐는데 역시 인생 몰라요.
처음에는 이어폰이 고장나지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딱 버튼 누르자 좌장!!! 하고 소리가 나는데
음악 듣는 내내 울컥하더라고요.
이어폰은 버텨줬지만 폼팁은 다 삭아서 못쓰게 되어 일단 바로 살수있는 저렴이 실리콘 폼팁 끼워서 듣다
괜찮은 폼팁으로 바꿔주니 소리가 좋아져서 또 한번 울컥.
게다가 어제는 드디어 버스에서 음악을 들었습니다.
마침 비까지 와주어서 몇 배는 더 행복했어요.
아토피 중증으로 40여년을 살다보니 남과 비교하는 삶은 진작에 끝났습니다.
완벽하게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삶에 영향을 거의 주지 못하니 이 정도면 꽤 괜찮은 편안함에 도달했어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방식은
이제 나에게 다시 없을줄 알았는데 몸이 좋아졌고
요즘은 매일 이어폰을 꺼내어 매일 음악을 듣습니다.
작업하는 내내요.
음악들으면서 일하는데 얼마나 기분좋은지 말로, 글로 표현이 안됩니다.
그냥 계속 가슴이 동동동동 거려요.
거의 40여년만에 잠자는 것도 그렇고
요즘의 저는 매일매일 새로운 행복이 적립됩니다.
이게 또 아는 맛이라 더 반갑고 행복한것 같습니다.
이 병 덕분에 인생의 많은 기회를 날렸지만
이 병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 같아 아이러니 하기도 합니다.
+
참 저 엠피플레이어 바이럴 아닙니다.
불편한 것도 많고 그런데 가격대비 그리 나쁘지 않고 디자인은 무조건 마음에 들어야 하는 인간이라 선택한거예요.
플라스틱도 사진보다 더 저렴이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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