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재개발 완료된 지역 몇 군데 가봤는데 쾌적하더군요 (경기도 광명 등)
재개발이 끝난 지역 몇 군데를 가봤는데
첫인상은 역시 쾌적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아파트만 빼곡히 들어선 게 뭐가 쾌적하냐
영혼 없는 도시 같다 예전 골목 감성이 사라졌다
이런 비판 충분히 이해합니다
제가 과거 진보 진영 커뮤에 이런 글을 쓰면
항상 달리던 댓글 반응이었습니다
(지금 클리앙은 조금 달라졌겠지만
과거 극단적인 커뮤 분위기였을 때엔 그랬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부정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습니다
막상 현장에 가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도로가 넓고 인도가 제대로 확보되어 있고
유모차나 휠체어가 지나다닐 공간이 나옵니다
불법 주차로 골목이 막히는 일이 줄고
공원이나 학교 같은 기반 시설이 계획에 맞춰 들어서 있습니다
건너편, 아니 한 블록만 건너가도
노후 주택가가 빽빽하게 이어지는 모습과 비교하면 체감이 큽니다
한쪽은 어수선하고 다른 한쪽은 정돈된 느낌
이 차이를 두고 쾌적하다는 표현 외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획일적이다, 삭막하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습니다
건물 외관이 비슷하고 상가도 프랜차이즈 위주라
개성이 없다는 말, 틀린 말 아닙니다
그리고 재개발 과정에서 기존에 살던 분들이 떠나야 했던 아픔
분양가 부담 같은 문제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쾌적함 뒤에 그런 비용이 있었다는 사실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기존 노후 주택가의 불편함을
낭만으로 포장하는 것도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골목이 좁아 소방차가 못 들어가고
주차 공간을 찾느라 한참을 돌아야 하고
여름에는 배수 문제, 겨울에는 단열 문제로
고생하는 삶을 오래 겪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그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예전 형태를 고집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선택인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길 뉴타운이나 동작, 마포, 용산 재개발 지역을
두루 다녀보면 대동소이한 느낌을 받습니다
도로 넓고 단지 배치 정돈되고 생활 인프라가 정리된 모습이 비슷합니다
그중에서도 광명 재개발 지역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를 한 번에 갈아엎다시피 해서 그런지
서초구에 와 있는 것 같은 정돈된 분위기가 납니다
물론 위치나 브랜드 때문에 생기는 이미지도 있겠지만
도시 구조 자체가 달라진 영향이 큽니다
서울 노후 주택가는 필지가 잘게 쪼개져 있고
이해관계가 복잡해서 광명처럼 한 번에 전체를 바꾸는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10년~20년 사이에
개별 단지는 계속 새로워지겠지만
도시 전체가 뻥 뚫리는 경험은
광명처럼 전면적으로 진행된 곳에서
더 분명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재개발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해법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비용 문제, 공동체 해체, 획일적인 경관 같은 단점은 분명히 존재하고
앞으로 어떻게 보완할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로, 공원, 학교, 주차, 보행 환경 같은
기본적인 생활 조건이 함께 개선되면서
도시가 젊어지고 숨통이 트이는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좋아하든 아니든 왜 많은 분들이 그 쾌적함에 손을 들어주는지 조금은 공감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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