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흔한 군대 야그 ^^
강원도 모처에서 국방의 의무를 충실.... 히는 무슨
하루하루 눈치보며 이리저리 숨어댕기는 준말년 병장 트롤짓을 하고 있는데
두둥!!!
하늘의 무심하심이 궁극에 다다라서
하필이면 내게 5분 대기조라는 특명이 떨어졌어요.
어리버리한 하사 하나가 조장이고 제가 부조장이었던가?
욕을 엄청 하면서 군장 꾸려놓고 전투복 입고 자고를 반복하다가
어느덧 내일이면 이 지겨운 5분 대기조도 끝나는데.....
사단 직할대였는지라
병장 달고도 한참 있을 때까지
5분 대기조 실제 상황 떨어지는 걸 딱 한 번 봤건만
하필이면 우리에게 상황이 떨어짐
당직사령부터 다들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가
사무실에 있는 놈들, 화장실에 있던 놈, 원래 5분 대기조는 보초 안 서는데 스케줄이 꼬여 보초 나간 놈.... 등등....
다 찾고 보니 조장인 하사 놈이 안 보임 ㅋㅋㅋ
어디 창고에 짱박혀 자고 있을 것이 분명했지만
미처 찾기 전에
당직 사령이 난리라서 일단 제가 출동준비 완료 보고를 하러 갔죠.
거기서 역시나 어리버리하던 중사 하나가 임시 조장이 돼서 일단 출동
차량에 탑승하면서 보니
5분 대기조 식별표 안 한 놈도 있었고
뭔가 예비군 3년차 쯤의 당나라 군대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늠름한 우리 애들
전달 받은 상황은 근처 밭에서 농부가 정체미상의 폭발물 발견!!!!
쿠쿵~~~
지시 받은 밭에 갔더니 아무도 없음
오잉???
그래도 근본 있는 병사들답게
어디에 폭발물이 있는지 따윈 몰라도
5분 대기조 경계줄을 쫘~악 두르고
일부는 좌경계총을 다른 일부는 누워서 겨눠총 자세를 하고 사주경계
(이게 맞나 싶었는데 암튼 PM대로 함)
무전병 시키는 무전기를 들고 본부와 교신을 시도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상급부대에서도 한참 이따 올 것 같아서
중사놈은 농부 찾는다며 일병 애 하나 달고 평소 막걸리 받아 먹던 동네 이장을 찾아감
저는 물론
아주 당연히 군인 본연의 삼엄한 자세로
농땡이를 치며 밭에 뭐 있나 보고 다녔음 ㅋ
한참을 수색(?) 하다보니
저기 나무 밑에 흙 묻는 고구마 같은 게 몇 개 보여서 가보니
무려 수류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5개 정도 쌓여 있음 ㄷㄷㄷ
분명 당시에 쓰는 민짜 훈련용 수류탄은 아니었음
이게 뭐냐며 눈을 깜빡이고 있으니
어느새 30미터 밖 엉뚱한 곳에서 경계줄을 치고 삼엄하게 경계 자세로 있던 놈들 중 짬이 안 찬 이등병 하나 빼고
다 이쪽으로 와서 옹기종기 모여 구경하고 있음 ㅋㅋㅋ
'이거시 뭐시여?'
'우린 엿된겨?'
이러고 있는데 저쪽에서 누가 오는 기척이 느껴짐
퍼뜩 정신이 들어서 해태눈깔을 하고 아주 안전하게 옹기종기 모여 수류탄을 구경 중인
내 미운 오리새끼들을 다 혼내주고
그 수류탄 더비 20미터 밖에서 둘러서 경계를 서라고 시킴
그때 나타난 50대 아재
낫 하나와 쇠스랑을 들고 우리에게 천천히 다가옴
"누구십니까? 여기는 저희 통제구역입니다."
"폭발물이 있어서 위험하니 저리 가세요."
이러면서 막았지만,
"저리 비켜 이 시키들아. 내 밭이고 내가 신고했어.'
'이거 빨리 치워줘야 내가 일을 하지 인마!'
이럼서 콧방귀를 뀌며
수류탄 더비에 접근
순간
'이걸 PM대로 개머리판으로 까고 잡으면 포상휴가 나오려나?'
'공포탄이라도 쏴서 제지해 말아?'
생각 중인데
그 아재가 미친놈처럼 피식 거리며 수류탄을 들고 저글링을 하듯 던졌다 받았다를 시전 ㄷㄷㄷ
"니들 이런 것 첨보냐?"
"넌 병장인데 이걸 첨 봐?"
이 지룰....
그걸 본 내 미운오리새끼들은 입만 쩍 벌리고 있다가
경계선이고 뭐고 다 풀고
내 뒤에 또 옹기종기 모여 있었음
'야! 이렇게 모여 있으면 다 죽지!!!'
'나만 혼자라도 살게 저기 가서 저기서 모여 있었!!!"
이라고 혼자 중얼거리는데
저쪽에서 중사 놈과 이장으로 보이는 사람 하나가 함께 옴
그 광경을 본 중사놈은 이 상황이 뭔지 싶어서 상황 판단이 안되는 얼굴을 하고 있고
이장과 그 미친 농부놈은 피식거리며 웃으며 "또 수류탄이냐? 이거 안 터져. 불발탄이여~~"를 시전 중
마침 사단에서 지프차 하나와 폭발물 전담반 차량(?)이 저쪽 야산 모퉁이쪽에서 돌아오니
그 미친 농부는 그제서야 수류탄을 놓고 얌전히 저쪽으로 물러났고
우리는 또 PM대로 경계를 서는 척을 함
근데 거기 인솔자인 첨보는 중령 놈이 우리의 한심한 짓을 이미 대충 봤음
우리 조장인 중사 놈은 당장 좀 깨졌고
중령 놈이 민간인들에게는 한 마디 지천도 하지 않고
무쟈게 친근하게 서로 대화를 나누는 중인데
폭발물 담당 상사 하나가 와서
"이거 잘못하면 터지겠는데요."
"부대로 가져가서 처리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요따구 말을 함
순간
수류탄으로 저글링 하던 농부놈과 이장
어리버리하던 우리 5분 대기조 일동
중령 하나
순간 모두 얼어버림 ㅋㅋㅋ
우리는 일단 부랴부랴 우리 부대로 튐
그 후로 들려온 말에 의하면
그 수류탄은 어찌어찌 사단의 폭발물 처리 장소로 가져가서 처리했다고 들음
우리는 웃기게도 5분 대기조 모범 출돌이었다며 칭찬을 들었고
포상휴가증도 하나 나와서 포상휴가에 목마른 내 미운오리새끼 분대원 중 하나를 포상휴가 보내줌
창고에서 처 자다가 오대기 출동을 놓친 하사 놈은 대대장에서 쪼인트 까이고 2주 간 군장으로 돌았어요.
그 후로 군지사로 공용 나갈 때 지나가면서 그 미친 농부를 몇 번 봤는데
한 번은 쐬주를 한 병 몰래 찔러 주더군요. ㅋㅋㅋ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