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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개정 1년]②'이사회, 바뀐 게 없다'…상법 취지 무력화 시도도

Rrjg· 2026.07.22 13:32· 조회 127
(전략) 22일 아시아경제신문이 개정 상법 시행 1년을 맞아 자본시장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70%가 현 기업지배구조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독립성이 부족한 이사회(복수응답)'를 꼽았다. 이어 '지배주주 중심 의사결정(60%)' '소수주주 보호 미흡(50%)' 순이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이사회 질적 개선이 장기 과제"라며 "식물 이사회로 전락하는 게 가장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많은 상장기업이 이사회의 역할, 주주와의 소통, 자본배분 정책 등을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한 변화"라면서도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제도의 형식화"라고 짚었다. 기업들이 기업가치 제고보다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데 집중하거나, 투자자가 단기적 주주환원에만 목소리를 높일 경우 개정 상법의 본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 설문에서 전문가들이 매긴 개정 상법의 초기 현장 정착 수준은 100점 만점에 평균 54.1점으로 집계됐다. 최고점은 85점, 최저점은 5점으로 평가가 엇갈렸지만 70점 이상을 준 응답자가 8명에 달하는 등 방향성 자체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다만 최저점 5점을 제시한 한 전문가는 "상법상의 법리보다는 정치적 판단으로 조급하게 만들어진 탓에 실무적용을 위한 유권해석 등이 매우 부족하다"며 "종전 법체계 중 일부만이 변경돼 공시규제와의 정합성도 낮다"고 비판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이미 기업들 사이에서 제도 취지를 우회하려는 움직임이 확인됐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대 교수(50점)는 지난 주주총회 시즌에 상당수 기업이 이사 수 상한을 낮추거나 새로 설정하는 정관개정안을 제안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상법 개정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들이 가장 우려됐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클라스한결의 김광중 변호사(30점) 역시 "개정 취지에 반해 이를 회피하고자 하는 정관 변경 등이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올해 정기주총에서 개정 상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정관 변경 안건 가결률은 9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코스피200 상장사 주총안건을 분석한 결과 '이사 임기 유연제' 안건은 21건 중 20건(95%), '이사회 정원 축소 및 상한 설정' 안건은 25건 중 23건(92%)이 가결됐다. '자기주식의 경영상 목적 활용' 안건의 가결률은 100%(26건)였다. 이는 개정 상법에 따라 오는 9월부터 의무화되는 집중투표제를 무력화하고 외부 인사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축소하는 등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활용될 수 있는 안건으로 분류된다. 앞서 아시아경제가 공시대상기업집단 상위 10개 그룹의 상장사와 계열 상장사 등 100곳을 대상으로 이사회 안건의 사외이사 찬반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에서도 총 2929개 의결 안건 가운데 반대·보류 의견이 실제 부결 또는 보류로 이어진 안건은 8건에 그쳤다. 전체의 0.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개정 상법으로 이사회의 책임이 한층 커진 반면, 이사회의 견제 기능은 여전히 제한적임을 시사하는 결과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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