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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과 참교육 : 교권보호국은 답이 될 수 있는가?
[요약]
공교육 문제의 본질은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의 이해상충이 아닙니다.
30년 전 학교자치 시스템이 도입되었으나 지금까지도 왜곡 운영되고 있는 것이 문제의 본질입니다.
이를 정상화하는 것, 그러니까 학교구성원들이 의사결정 참여를 통한 공적 소통을 시작함으로써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살려내는 것이 그 해법입니다.
[본문]
1. 교권보호국은 답이 될 수 있는가?
저는 학부모입니다.
얼마 전 드라마 참교육이 이슈가 된 바 있습니다.
한동안 언론도 많은 기사를 쏟아내더니 어느덧 잠잠해졌네요.
오래전부터 공교육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죠.
그런데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도, 교사들도, 대다수 교육전문가들도 문제의 근본 원인을 잘 모릅니다.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면 올바른 처방을 할 수 없는 법이지요.
올바른 처방이 되지 않으니 병은 더 깊어지는 것이고요.
정부도 교육계도 답을 찾지 못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드라마 속의 초법적이고 비현실적인 교권보호국에 환호를 하게 됩니다.
그만큼 현실이 답답하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지난 2023년 서이초에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을 때도, 그리고 지금도, 여론의 방향은 ‘문제의 본질을 짚지 못하고 실효성 없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쪽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한참 뜨거운 시기는 지났으니, 차분하게 문제를 짚어보아도 될 것 같아서 이야기를 해봅니다.
물론, 교권보호국은 답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2. 드라마 ‘참교육’을 바라보는 시선들.
이 드라마에 대한 세간의 반응은 크게 두 축이라고 봅니다.
하나는, 교권 강화를 위해 학생 인권과 학부모 민원을 제한해야 한다는 반응입니다.
주장하는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정당한 생활지도로서의 체벌을 용인해야 하고, 통합 민원실을 운영하거나 기타 규제를 통해서 학부모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분리·보호시키자는 논리를 폅니다.
주로 일반 대중의 시선이 그러하고, 이에 동조하는 교사의 수도 상당합니다.
다른 하나는, 일부 전·현직 교사를 중심으로 나오는 조심스러운 반응입니다.
현실의 고충을 드러냈다는 점은 긍정하지만 교권을 학생 인권과 맞서는 것으로 해석하면 곤란하다는 시각, 일탈한 개인을 응징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바로잡히지 않는다는 지적, 교직 사회의 경직성이나 과도한 행정 업무 등이 문제를 증폭시키는 요인이라는 점, 대다수의 학생과 학부모는 교사를 존중하고 있다는 사실, 학교의 관리자(교장·교감 등) 및 상급기관(교육청 등)의 방임과 잘못된 대처가 문제를 키웠다는 관점, 교사와 학부모를 포함한 우리 사회의 어른 모두의 잘못이라는 의견 등입니다.
후자의 반응이 전자와 다른 점은 ‘교사와 학생’ 혹은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를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도로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짐작건대, 사회의 여론은 계속해서 전자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가겠지만, 실제 교육 정책을 논할 때는 후자의 논리를 중심으로 다루게 될 것입니다.
전자는 이슈가 된 사건을 눈에 보이는 현상 중심으로 바라보는 반면에, 후자는 사건 그 이면의 근본적인 원인과 관련하여 학교에서 작동하고 있는 여러 시스템(교육행정, 교육과정 등)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 결국은 소통이 답이라고 말하지만.
그런데 저는 후자의 의견들을 들으면서, 전자의 반응보다는 냉정하고 이성적이지만 이분들 역시 학교(공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후자의 시선은 대개, “서로의 권리를 인정해야 하고, 각자의 권한과 책임을 인지해야 하고, 소통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야 하며, 근본적으로 교사·학생·학부모 모두 자정 작용이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는 서로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 것일까요?
이와 관련하여 공교육의 교육과정은 어떠해야 할까요?
그래서 학교는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저는 교육계가 공교육의 문제를 논할 때, 가장 기본적인 문제인 망가진 학교 운영 시스템은 잘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에 답답함을 느낍니다.
아마도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여기는 듯합니다.
그래서 잘 다루지 않다보니, 일반 국민들은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통의 방법, 그리고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교육과정을 제시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합니다.
4. 학교 운영 시스템에 대한 간단한 이해, 그리고 현실.
우리나라의 공교육은,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학교를 운영하도록 법제화(단위학교 자치시스템)되어 있습니다.(1995년부터 시행되었습니다.)
학부모와 교사는 각각의 대표를 뽑아 권한을 위임하고, 그 대표가 안건 발의 및 의사결정(심의)에 참여하며, 학생 대표는 안건 발의(제안)와 의견발표에 참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단, 생활규정의 심의에는 학생도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가 열리기는 하지만 형식적(거수기)일 뿐이고, 사실상 교장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그렇게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학교의 모든 결정은 교장이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학교에 관심이 높은 학부모들은 좋은 교장이 부임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저 운이 좋아야 하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자신의 권한과 책임, 그리고 의사결정 시스템에 대해 잘 모르는 운영위원이 절대다수입니다.
안건 발의 방법은 당연히 모르고, 안건을 발의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죠.
예산 심의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기본값이고, 학교 예산이 어떤 프로세스로 편성되고 있는지조차 모릅니다.(학생 수가 많은 큰 학교는 1년 예산이 수십억에 달하는 데도 말이죠.)
물론, 학교의 수많은 규정들을 제‧개정하고 예산을 심의하는 것은 학부모와 교사의 대표인 운영위원들의 책무입니다.
쉽게 말해서, 국가의 국회와 같다고 보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국 1만2천여 개의 초‧중‧고등학교 중 몇 개의 학교를 제외한 절대다수의 학교가, 마치 법안 발의 방법도 예산 심의 방법도 모르는 국회의원들에 의해 국가가 운영되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은, 그러니까 우리 국민들은, 이런 사실을 아예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법은 민주주의, 현실은 권위주의)이 공교육을 서서히 망가뜨려 왔다는 사실을, 교육계의 어느 누구도 입에 담지 않습니다.
5. 학교 운영 시스템의 왜곡은 왜 문제일까?
1995년 이전의 학교는 교육부의 지시에 의해 일률적으로 운영되었습니다.(중앙집권시스템)
이후의 학교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학교의 규정, 교육과정, 교육일정, 교과서, 예산, 급식, 교복 등 주요 사항을 모두 단위학교에서 학교구성원들이 결정하게 되었습니다.(학교자치시스템)
다시 말해서, 학교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운영사항 결정과 문제해결을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가 의논해서 결정하라는 것입니다.(전부는 아닙니다. 일부 행정은 학생 혹은 학부모가 관여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몰라서 그런 것이죠.
이게 왜 문제일까요?
첫째, 권한과 책임이 따로 놉니다.
이는 학교구성원들이 자신들의 권한(주권)을 교장에게 다 준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결정의 책임은 학교운영위원회에 있습니다.
교장이 혼자 결정해놓고 문제가 생겨도,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학교구성원들이 결정한 것이다.”라고 말하면 대부분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마치 실권을 휘두른 세도가가 비판을 받으면 허수아비 왕의 결정이라고 핑계를 대는, 전형적인 세도정치의 모습과 같죠?
이렇게 되면, 학교 내에서 권위주의는 강화되고 민주주의는 사라집니다.
둘째, 학교구성원들이 우민화되고 불필요한 민원이 양산됩니다.
학생과 학부모는 스스로 요구하고 제안하는 대신, 교원들에게 요청하고 건의하게 됩니다.
제안이란, 안건을 테이블 위에 상정하고 숙의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절차입니다.
건의는, 안 들어주어도 그만인 부탁이고요.
그러니까 자신들이 결정할 일이라는 사실을 몰라서, 교원에게 해달라고 부탁하게 되는 것이죠.
학부모들도 문제지만, 가장 문제는 학생들입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해달라고 조르고, 담임이 안 되면 교장에게, 교장도 안 들어주면 더 높은 사람에게 청탁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ex. 청와대 교복 청원)
이런 교육과정이 내재화되면, 사회에 나가서도 법을 개정하는 것보다 회피하는 것(편법, 불법)이 더 고차원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학부모들의 많은 민원도, 스스로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것들이 대다수입니다.(물론, 일부 악성 민원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주권이나 준법정신, 민주주의와 같은 개념을 내재화하지 못하게 됩니다.(심지어 국회의원인데도 민주주의를 잘 모르는 자들이 부지기수라는 지금의 현실이, 바로 학교가 잘 가르치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셋째, 의사결정 하지 않으면 소통이 사라집니다.
학교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힘은 구성원(학생, 교사, 학부모) 사이의 상호 이해와 협력에서 나오고, 이는 소통(대화·논의)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의사결정이 필요하지 않으면 대화는 발생하지 않습니다.(여기서의 대화는 개인 간의 사적인 대화가 아닌 공적인 대화를 의미합니다.)
현실의 정치가 시끌벅적한 것도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정치에 아무 관심이 없으면, 아무나 무슨 결정을 해도 문제가 없을 테니 의사결정을 위한 대화(숙의)가 필요하지 않겠지요.
그러면 공적 대화(소통)가 사라지고 사회는 아주 조용해질 겁니다.
학교운영과 관련한 주요사항을 결정함에 있어서, 교육주체가 능동적으로 결정에 참여하지 않는 이상 대화는 발생하지 않고, 따라서 구성원 간의 소통이나 상호 이해, 유대감 형성, 공동체 의식의 생성과 같은 긍정적인 자극은 일어나지 않으며, 문제 해결 역량 또한 전혀 성장하지 않습니다.
학교가 내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만 잃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 프로세스 자체가 완전히 죽어버립니다.
교사가(또는 학생이) 아무리 힘들어도, 명백히 절차에 따라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해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정상적인 해결 절차가 작동하지 않으니, 교권침해 행위가 발생해도, 학교폭력이 발생해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거죠.
정말 교권보호국이 신설되면 해결이 될까요?
물리적인 해결 방법과 구성원의 의사결정에 의한 해결 방법은 서로 대척점에 있는 것이 아닌가요?
6. 소통이 답이라면, 의사결정에 참여하라.
저는, 교육공동체의 구성원인 학생·교사·학부모가 같은 구성원끼리, 그리고 각 구성원 집단 사이에서의 대화·논의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회·학부모회·교원협의회·학운위가 실질적으로 운영이 되고, 학교운영에 함께 참여하고, 내부의 문제에 함께 대처하는 것이 학교폭력이나 교권침해를 포함한 학교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문제의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30년 전에 만들어진 학교운영시스템을 정상화하는 것, 그것이 해결책입니다.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가 실질적인 학교운영에 참여하는 것, 그것이 소통의 시작입니다.
숙의를 거친 집단의 결정은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이는 올바른 민원의 해결 방법이고, 이러한 프로세스는 갈등을 최소화할뿐더러 보다 쉽게 해소시켜 줍니다.
악성민원·학교폭력 등이 발생할 여지는 줄어들고, 문제 해결 프로세스가 살아나면 교사·학생의 대응 능력도 향상되며 회복도 빨라집니다.
이는 머릿속 망상이 아니라, 10년 이상의 시간을 학교 현장에서 부딪히며 직접 경험한 사실입니다.
7. 구체적인 방법.
글의 길이가 길어져서 이만 정리해야겠네요.
결론은, 학교(공교육)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의 근본 원인은 망가진 학교 운영 시스템에 있고, 이를 고쳐서 학교구성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면 소통이 이루어지고 비로소 문제 해결 프로세스가 작동할 것이라는 거죠.
이제 구체적인 방법 몇 가지를 제시합니다.
먼저, 민주주의 교육과정을 강화해야 합니다.
역사와 사회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생활에서의 민주적 절차를 이행하는 것입니다.
교육청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형식적인 학운위 연수를 폐기하고, 실질적인 내용(주요 규정의 이해, 의사결정의 권한과 책임, 안건 발의와 의견수렴 방법, 예·결산 심의 방법 등)의 연수를 시행해야 합니다.
단위학교는, 학생을 대상으로 생활규정의 전문을 가르치고, 학생회 예산에 대한 실무 교육(예산의 이해, 예산 요구 방법, 실행 권한 부여)을 실시해야 합니다.
스스로 기획하고 스스로 수정할 수 있게 해주세요.
두 번째,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을 지원해야 합니다.
현재는 학생과 학부모가 학내의 주요 이슈에 대해 공지하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폐쇄적인 학교 홈페이지를 개방적으로 운영하거나, 임원급(운영위원, 학생회장, 학부모회장, 반대표, 각급 위원회 위원 등) 인원에게 DM을 보낼 수 있고 구성원 간 자유롭게 대화가 가능한 대화방·게시판을 포함한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을 보급해야 합니다.(몇 년 전부터 교육청에 건의했는데 안 하기에, 개인적으로 만들어 최근 주변 학교에 보급을 시작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교육계는 자치활동 활성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30년째 그래왔죠.)
단순히 찬반을 묻는 형식적인 가정통신문을 보내고서는 의견수렴을 했다는 말은 하지 말아야죠.
세 번째, 교원들의 관행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학교운영방식을 지양해야 합니다.
교원이 전문가이고 교원이 다 해결해야한다는 엘리트적 신념을 버리고, 어떻게 학생·학부모와 협치(자치)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그동안 학교 운영 시스템의 중심에 있었으면서도, 방치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생각과 올바른 작동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이, 오늘날 선생님들의 고통으로 이어진 것일 수 있다는 자기성찰도 필요하다 봅니다.
네 번째, 교육청은 학부모회와 학운위 지역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실질적인 교류를 지원해야 합니다.(그리고 네트워크 운영 매뉴얼도 연구해야 합니다.)
8. 생활규정의 전문을 가르쳐라?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지만, 너무 생소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을 위해 딱 한 가지만 더 말하고자 합니다.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은, 위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생활규정의 전문을 가르치자’는 제안이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를 것입니다.
왜 그것이 문제 해결 방법의 하나일까요?
지금 여러분들 주변에 학생이 있다면 물어보세요.(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학교의 생활규정(교복 착용 규정 등)을 개정함에 있어서, 필요할 때마다 학생회가 스스로 개정안을 발의하고 개정 심의에 주체로서(학교의 주권자로서)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말입니다.
학교의 생활규정 전문에는 ‘규정의 개정 절차’가 명시되어 있지만, 이 절차를 읽어본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학교생활(교복, 휴대폰, 화장, 장신구 규정 등)이 불편해도 스스로 바꾸려고 행동하는(개정안을 발의하는) 학생들도 거의 없습니다.
때문에 자신들이 바꿀 수 있는 일(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선생님께 바꿔달라고 조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졸라도 안 된다며 청와대에 교복을 바꿔달라는 청원이 전국적으로 수년 간 수천 건 올라왔었지요.(물론 청와대는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교복의 모든 것(착용 규정, 디자인 등)은 그 학교의 학생·교사·학부모의 논의로 결정합니다. 현행법이 그렇습니다.)
학생들의 청원이 빗발쳤을 때도, 교사들은 규정의 전문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교사들도 읽어보지 않아서 몰랐던 것일까요?
개인적으로, 상당히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통제하는 교육에 익숙한 사람들은 주권(권리)을 설명하고 가르치는 것에 인색합니다.
그리고 주권을 행사하는 수준과 사회(학생)의 준법정신, 사회(학교)의 안전은 정비례합니다.
그렇습니다.
생활규정의 전문을 가르치면, 그리고 안건 발의 방법을 가르치면, 학생들은 발의합니다.(주권)
개정을 요구하고 심의에 참여합니다.(민주주의)
스스로 논의하고 스스로 지킵니다.(준법정신)
공동체는 소통하고 신뢰를 쌓아갑니다.(사회화, 문제해결 역량강화)
그러나 너무도 당연한 이 교육과정을 시행하는(규정의 전문을 가르치는) 학교는 전국 1만 2천여 개 중에서 몇 개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몇 개 되지 않는 특별한 학교는 언론에 등장합니다.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아주 특이한 사례로 말이죠.
물론 이런 학교에서는 학교폭력도 교권침해도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고 말합니다.
(사례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14122284051)
이런 교육이 어려운 것일까요?
스스로 규정을 만들고 지킬 수 있게 하는 것과, 체벌로 통제하는 것은 어느 쪽이 더 국가교육(헌법정신)의 방향에 부합할까요?
이는 자율·창의적·자기주도적 교육과정이고, 헌법·주권·민주주의·준법정신·인권을 내재화하는 교육과정입니다.(학교의 안전, 사회의 안전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교육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공동체와 소통하고, 이는 곧 교사와 학부모에 대한 신뢰와 이해로 이어집니다.
9. 전문 요약.
공교육 문제의 진짜 본질은 ‘체벌 금지’와 ‘악성민원’이 아니라 ‘학교 운영 시스템의 왜곡’이고, 이 왜곡이 ‘문제 해결 시스템(소통)의 부재’로 이어진 것이 현실의 학교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구성원(학생·교사·학부모)들이 민주적 의사결정 시스템에 참여함으로써 소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문제 해결 프로세스가 작동됩니다.
2023년 서이초 비극 때처럼, 이번에도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부실한 대책을 내놓는다면, 공교육은 바로잡히기 전에 무너지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는 교권보호국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30년 간 감추어왔던 학교운영의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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