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샘 알트만 "우리는 지금 특이점 안에 있다… 최대 위험은 AI 권위주의"
AI · 인터뷰
샘 알트만 "우리는 지금 특이점 안에 있다…
최대 위험은 AI 권위주의"
2026년 7월 26일
샘 알트만 오픈AI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진행자 티 모스의 팟캐스트 '릴렌틀리스'에서 "우리는 지금 특이점 안에 있다"고 말했다. 특이점은 AI가 스스로 발전을 가속해 세상이 돌이킬 수 없이 바뀌는 전환점을 뜻하는데, 그는 "10년 전 점심 테이블에서 전혀 진지하지 않게 떠들던 바로 그 순간에 실제로 들어와 있다"고 했다. 가장 걱정하는 AI 위험으로는 소수의 사람이나 기업이 세계를 통제하려 드는 AI 권위주의를 꼽았고, 컴퓨트(AI를 학습시키고 돌리는 연산 자원) 투자를 모자라게 건 일을 명백한 실수로 인정했다. 잘되던 영상 생성 서비스 소라와 브라우저를 코딩 AI에 집중하려고 접었다는 결정, 챗GPT가 출시 닷새 만에 사용자 100만 명을 넘던 밤의 기억도 1시간 넘는 대화에서 풀려나왔다.
https://youtu.be/Vv3CEAS_w34
01
생긴 지 2주 된 팀이 오피스 제품군을 통째로 다시 만든다
대화는 알트만이 오래전 스탠퍼드대에서 한 '스타트업 시작하는 법' 강연에서 출발했다. 그 후 약 10년간 가장 크게 바뀐 것은 "당연히 AI"였다. 소규모 팀이 해낼 수 있는 일과 속도, 변한 세상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해야 하는 일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요즘 생긴 지 10주 된 스타트업의 모습은 놀랍다. 반대로 10년 전의 10주짜리 스타트업처럼 보인다면 꽤 곤란한 상태다." 가장 빨리 움직인 사례로는 이름도 모른다는, 생긴 지 2주쯤 된 예비 스타트업을 들었다. AI가 문서·프레젠테이션·스프레드시트를 일급 사용자로 다루는 세상에 맞춰 오피스 생산성 제품군 전체를 새로 만든 팀인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타트업이 1년은 매달렸을 분량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창업 문턱이 낮아지고 도구가 널리 퍼지면 어려운 스타트업도 시작하기 쉬워지지 않겠느냐는 모스의 말에는, '어려운 스타트업'의 정의 자체가 워낙 빨리 바뀌어 성공한 회사를 일구는 긴 세월 동안 무엇이 정말 어렵고 값진 일이 될지는 자신에게도 완벽한 답이 없다고 했다. "소프트웨어가 공짜가 될 테니 물리 세계의 일이 지금 더 값지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로봇이 정말 좋아질 날도 머지않았고 '로켓 만들기는 지독히 어렵다' 같은 통념도 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럼에도 그는 지금 같은 시기를 사랑한다. 판이 가장 크게 흔들리고 비용과 개발 주기가 빠르게 떨어질 때 스타트업의 타고난 우위가 가장 커지는데, 그런 일이 지금 수많은 곳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어서다.
다만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특정 업종용 기업 AI 에이전트(사람 대신 일을 처리하는 AI)를 만들겠다"로 몰리는 데는 놀라움을 표했다. 많은 경우 실제로 통하겠지만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이고, 시대를 정의하는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이 되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완전히 새로운 도구로 미친 도전에 나서는 사람, 스케일링 법칙(자원을 더 넣을수록 AI 성능이 계속 좋아진다는 경험 법칙)이 이어진다는 걸 진짜로 받아들여 지금은 불가능하거나 수지가 안 맞아도 2년, 4년 뒤 가능해질 일을 겨냥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은 게 의외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오늘의 에이전트를 손쉬운 승리에 쓰고 싶은 유혹은 엄청나다. 그 길을 택해도 뭐라 할 생각은 없다.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모스는 알트만의 오랜 습관, 즉 사람을 만나면 머릿속 좌표에 두고 다음에 만날 때 얼마나 빨리 성장했는지 가늠하는 버릇을 꺼내며, 수천 명을 그렇게 지켜본 경험이 모델의 성장 곡선을 믿는 데 도움이 됐는지 물었다. 알트만은 둘의 밑바탕이 같다고 답했다. 사람이든 회사든 모델이든, 일정 배율로 계속 불어나는 지수적 성장에 대한 큰 신뢰다. 모델의 발전을 지켜보는 일이 창업자의 성장을 보는 일과 똑같이 느껴지진 않아도 깔린 세계관은 같고, 지금도 창업자에게 조언한다면 이걸 이해시키는 데 가장 공을 들였을 것이라고 했다. 고성장 젊은 창업자에게 베팅하는 '공짜 돈'이 아직 시장에 남아 있는 것과 같은 이유로 분명히 어려운 일이며, 시장은 모델의 지수 곡선이 계속된다는 것과 더 똑똑하거나 싼 모델이 필요한 일을 지금 시작해도 된다는 것에도 아직 적응하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모스는 알트만에게 배운 사고법 중 가장 아끼는 것으로 '진짜 트렌드와 가짜 트렌드'의 구분을 꼽았다.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를 공부하며 거 품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진짜를 가려내는 법이 궁금했다는 것이다. 알트만이 되레 "그래서 뭘 알아냈느냐"고 묻자 모스는 이렇게 정리했다. 가짜 트렌드는 VR(가상현실)처럼 요란한 기대 속에 사긴 했지만 정말 좋아하게 되지도, 그 경험 중심으로 생활을 재편하지도 않아 선반에 놓이는 경우다. 반면 챗GPT는 어떤 날은 3시간, 어떤 날은 거의 안 써도 삶에 꾸준히 붙어 있는 진짜 트렌드다. 알트만은 지금도 같은 원리로 '진짜 깊고 오래가는 무언가가 있는가'를 본다고 했다. 이 관점은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조언해 온 YC(와이콤비네이터)에서 얻었다. 그곳의 장점은 많지만 무엇보다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쌓이는데, 시간을 들여 분석할 의지만 있으면 정말 많은 걸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사고 틀은 상당수가 이제 틀렸다고도 했다. 당시엔 꼭 틀린 게 아니었고 물론 그때도 자신이 많은 걸 틀렸으리라 확신하지만, 지금은 맞지 않는 게 아주 많다. 오늘의 스타트업이 10년 전과 거의 똑같이 생긴 건 통념이 그렇게 하라고 시키기 때문이며, "사람을 덜 뽑고 코덱스(오픈AI의 코딩 AI) 토큰에 돈을 더 쓰겠다"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토큰은 AI가 글을 처리하는 단위이자 과금 단위다. 완전히 다르게 창업하려는 사람을 몇 명 만나긴 했지만, 대부분에게 변화란 '코덱스를 더 쓰는 것'에 그치고 있고 그걸로는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02
"가르칠 수 없고, 배울 수만 있다" - 혼돈, 나쁜 날, 야망
흔들리는 환경에서 잘 움직이는 법을 묻자 그는 "그냥 연습"이라고 잘라 말했다. 머리로 이해해도 감정적으로 감당하려면 여러 번 겪어야 하는 일들이 있는데, 큰 혼돈 속에서 '어떻게 풀지 아직 모르지만 결국 알아낼 것이고, 이것이 나를 죽일 일은 아니다'라고 믿는 능력이 그렇다. 이것이 젊은 창업자들의 진짜 약점이라고 그는 봤다. 이런 상태와 감정적으로 화해해 본 경력이 없어 초창기에 몹시 힘들어하고, 결국 배우긴 하지만 큰 고통과 비용, 안 해도 됐을 실수를 치르고서야 배운다. 압박이 크고 영향력 있는 일을 맡으면 적어도 대부분은 혼돈 속에서 기능하는 법을 익히게 되지만, 이는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라 배울 수만 있는 것"이다.
모스는 알트만의 옛말들을 상기시켰다. 회사가 죽을 것 같은 사건도 처음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지만 열 번째쯤엔 '아홉 번을 살아남았으니 이번도 그리 나쁘지 않겠지'가 된다는 것, 그리고 1~2년 전쯤 '일은 언제나 잘못되게 마련이니 고통을 겪는 것 자체를 즐기는 법을 새겨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 비결을 묻자 알트만은 YC 오피스아워(창업자 집중 상담) 시절을 떠올렸다. 회사가 얼마나 새것인지 몰라도 문제를 말할 때의 감정 상태만 보면 갓 들어온 기수인지 몇 년 굴러 본 창업자인지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나쁜 경험의 반대를 좋은 경험으로 놓고 더 즐거운 쪽을 원하지만, 반대를 '아무 경험 없음'으로 놓고 머지않아 누구나 무경험의 땅으로 간다는 걸 생각하면 나쁜 경험에도 감사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서 나발 라비칸트가 하곤 했다는, 자신이 아꼈던 말을 소개했다. "인생의 리모컨에 빨리감기 버튼이 있다면, 당신의 인생은 그냥 끝나 버릴 것이다." 지루한 대목도 나쁜 대목도 무경험보다 훨씬 낫고, 그것이 삶의 흥미로움과 감정의 깊이와 폭을 이룬다. 그는 "나쁜 날들에 감사하는 게 꽤 쉬운 편"이라고 했다.
모스는 사람들이 대부분 행동의 위험을 과대평가한다며, 오르면 크게 벌지만 빗나가면 휴지가 되는 콜옵션을 로빈후드(주 식 거래 앱)에서 잔뜩 사는 건 위험해도 비행기에 오르는 일의 위험은 아마 훨씬 작다고 했다. 남들에겐 위험해 보였지만 스스로는 아니라고 믿었던 일을 묻자 알트만은 "컴퓨트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일에는 언제나 극도로 높은 확신이 있었다"고 답했다. "겁쟁이한테는 모든 게 고위험"이라는 밈(인터넷 유행 문구)을 아느냐는 물음엔 처음 듣는다며 "좋은 밈"이라고 받았다. 그는 어떤 결정이 왜 고위험 혹은 저위험이라 생각하는지 소리 내어 말하게 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쓴다. 입 밖으로 꺼내는 것만으로 어느 쪽으로든 머릿속 막힘이 뚫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들은 대개 어느 한쪽으로 틀려 있기 때문이다. 감정의 매듭까지 늘 풀리진 않지만 때로는 그것도 풀린다.
완강한 반대자를 설득하는 일에 대해선 "솔직히 내가 잘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정답은 시간을 들여 정말로 설명해 데려오는 것이고 예전엔 더 잘했는데, 삶이 바빠지며 지금은 화를 내거나 답답해하거나 "이렇게 갑니다"라고 말해 버리는 쪽이 됐다. 좋은 성향이 아니며 '제대로 이야기해 보자'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2008~2010년의 자신이 더 일하기 힘든 사람이었다는 과거 발언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재미있는 동료'로 묘사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흥미롭고 유능하고 야망을 끌어올리고 미션에 극도로 집중하는 사람이긴 해도, 대체로 특별히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즐거운 기운은 전염되기 마련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즐거운 것 아니냐고, 틀렸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본다는 모스의 말에는 이렇게 받았다. 같이 일한 사람들에게 물어도 "재미있다"는 답이 쏟아지진 않을 것이고, 대신 창의적 해법, 새로운 통찰, 매우 높은 야망, "내가 할 수 있으리라 생각 못 한 일을 하게 만들었다" 같은 답이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야망이 부족한 사람과 마주 앉을 때의 이야기에선 YC 새 창업자들과의 첫 오피스아워를 떠올렸다. 미국 대기업, 이를테면 큰 테크 회사에서 몇 년 일한 평범한 사람의 야망과 크게 생각하는 능력, 자기믿음은 "재앙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평생 상사가 없어 본 적이 없고, 뭘 해도 되는지 정해 주는 부모·교사·관리자가 늘 있었으며, 너무 창의적이거나 너무 크게 원하거나 크게 생각하면 오히려 벌을 받아 온 사람들이라서다. 대부분의 문화에 '과한 야망'을 꼬집는 표현이 있는데, 모스가 튀어나온 양귀비부터 잘라 낸다는 '키 큰 양귀비 증후군'을 들자 "그것도 그중 하나"라며, 어릴 때부터 부모·교사·친구에게 들어 온 그 말이 얼마나 깊이 박혀 있는지, 벗기는 데 진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자기를 믿지 못하는 사람을 믿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길은 작고 반복적인 승리다. 못 할 줄 알았던 일, 너무 야심 차 보이던 일을 시도해 성공하면 "좋아, 한 번 더"라고 말하게 하는 것. 스티브 잡스처럼 눈을 들여다보며 "넌 할 수 있어"라고 하느냐는 물음엔 감동 연설 같은 건 일절 안 한다고 했다.
좋아하는 전략 게임을 묻자, 친구들과의 포커 모임 말고는 게임을 안 한 지 너무 오래됐다며 "포커라고 해야겠다"고 답했고, 훌륭한 보드게임들이 그립다고 했다. '카탄이 역대 최고' 식으로 꼽는 하나의 게임은 없고, 보드게임의 재미는 매번 새 규칙과 과제를 처음부터 파악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강점을 순위대로 꼽아 달라는 요청은 "싫어하는 질문"이라고 했다. 거짓 겸손이 아니라 자기 강점에 대해 통찰력 있는 말을 하기가 매우 어려워서다. 목표 주위로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데 뛰어나지 않으냐는 말엔 "그렇긴 한데, 그걸 못하는 사람에게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초자연스럽게 몸에 붙은 능력일수록, 적어도 자기 경우엔 왜 잘하는지 스스로도 깊이 모른다. 그는 '배울 수는 있지만 가르칠 수는 없는 것'의 범주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런 능력은 설명해 달라는 부탁으론 경험상 통한 적이 없고, 잘하는 사람 곁에서 회의에 같이 앉아 관찰하며 스스로 익히는 방식은 통한다고 했다. 실제로 뭔가를 더 잘하고 싶을 때 그 일에 뛰어난 사람을 깊이 연구해 왔고, 그들이 말로 가르쳐 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모스는 최고 게이머들이 슈팅 게임 CS:GO를 배우는 방식, 즉 직접 해 보며 기본기를 익힌 뒤 프로가 국면마다 맵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켜보는 방식과 똑같다고 맞장구쳤다. 알트만의 지론 하나가 더 붙었다. 강점을 갈고닦아야 하며, 전혀 못하고 앞으로도 못할 일을 잘하게 되겠다는 집착은 "거대한 함정"이라는 것.
어떤 분야든 전문가를 부끄러움 없이 찾아가 묻는다는 브라이언 체스키의 방식에 대해선, 자신도 전문가를 찾아 이야기하고 최대한 많이 읽는 것 말고는 참신한 전략이 없다면서, 부탁만 하면 전문가들이 얼마나 기꺼이 도와주는지에 늘 감사하고 놀란다며 "인류의 아주 좋은 면"이라고 했다. 조직이 갈수록 오히려 빨라지게 만드는 방법은 "리더 자리에 누구를 앉히느냐가 90%"라는 답이었다. 운영 리듬이나 관리 기법도 있지만 결국 사람 문제고, 그런 자리의 모두에 대해 '빨리 움직이는 사람인가, 느린 사람인가'를 반드시 따진다. 같이 일해 본 적 없는 사람은 어떻게 가늠하나. 이상적으론 같이 일해 봤어야 하고, 임원은 대부분 외부 영입이 아니라 내부 승진이어야 한다. 외부에서 뽑을 땐 오래 대화하고 평판 조회에 시간을 쏟고 가볍게라도 함께 일해 본다고 했다.
지난 12개월 중 가장 고통스러웠던 일을 묻자 "솔직히, 아이를 키우면서 동시에 맹렬히 일하는 것은 잔인하다"고 답했다. 지금은 일과 가족 말고는 사실상 아무것도 안 할 만큼 스스로 꽤 곁에 있는 아빠라 생각하는데도, 한 번뿐인 이 시기를 너무 많이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몹시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03
미션과 병목 - "트랜지스터, 그다음은 전자"
어떤 어려운 문제에 언제 달려들지는 어떻게 정하나. 알트만은 명확한 미션과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합쳐지면 할 일이 꽤 잘 가리켜진다며, 물론 전부 맞히진 못해 때로는 과하게 확장하고 때로는 덜 야심 찰 것이라고 전제했다. 오픈AI의 미션은 사람들에게 막대한 힘을 쥐여 주는 것이고 그 과정은 "출렁이겠지만 멋질 것"이며, 세계의 권력이 더 분산되고 퍼지는 것이 극히 중요하다. 그러면서 지금 걱정하는 가장 큰 AI 위험 중 하나로 AI 권위주의, 곧 소수의 사람이나 기업이 세계를 통제해야 한다고 믿게 되는 상황을 들며 "매우, 매우 나쁠 것"이라고 했다.
이 미션을 위해 오픈AI는 AI를 극도로 풍부하고 싸고 강력하게 만들어 모두의 손에 쥐여 주고 마음껏 쓰게 해야 하는데, 그 앞을 막아선 새 제약이 칩, 에너지, 데이터센터, 로봇 같은 기반의 조각들이다. 다만 그 위에 올라갈 모든 업종, 모든 스타트업을 직접 만들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분산된 경제가 중요하고 좋으며, 오픈AI는 '지능의 단위'를 놀랍도록 유능하고 좋은 값에 만들어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스며들게 하는 일을 정말 잘하고 싶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관찰도 보탰다. 풍부하고 질 좋고 값싼 지능의 핵심 재료인 에너지와 로봇은, 지능이 풍부해진 세상에서 곧바로 그다음에 갖고 싶어질 바로 그것들이기도 하다. 아이디어가 넘쳐나도 우리는 물리 세계에 살고 거기서 실제로 뭔가 일어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뭔가 깊은 걸 말해 주는지, '지능을 포함해 무엇이든 생산하려면 물질을 다뤄야 한다'는 가장 지루하고 뻔한 얘기일 뿐인지 줄곧 궁금했다고 한다.
Q. 확장을 멈추지 않으려 할 때 보이는 가장 큰 병목은.
"트랜지스터, 그다음은 전자. 그 순서다." 첫 병목은 반도체 칩, 다음은 그 칩을 돌릴 전기라는 뜻이다.
모스가 공급업체 전체를 자기 비전에 정렬시키는 데 놀랍도록 능한 젠슨 황을 예로 들고 알트만 역시 이에 능하다며, 오픈AI만이 아니라 세계 전체를 오픈AI의 시간표에 맞추는 법을 묻자 답은 "그들과 정말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였다. "이 날짜에 이 터빈, 이 칩을 납품해 달라"고만 하면 상대는 "네, 뭐 알겠어요" 하고 다른 우선순위에 밀어 두기에, 핵심 공급업체들에게는 다가오는 모델과 그것이 가능케 할 일, 연구와 그렇게 믿는 근거까지 실제로 많이 보여 준다. 가장 중요한 건 미션을 믿게 하고 왜 우선해야 하는지 납득시키는 것이고, 동시에 상대의 이해관계를 오픈AI와 최대한 맞물리게 할 방법을 찾는다고 했다.
모스가 "인센티브의 힘을 이해했다고 생각할 때마다, 돌아보면 늘 과소평가하고 있었다"는 찰리 멍거의 말을 인용하며 이해관계를 맞추는 법을 묻자, 알트만은 "우선 회사라는 것 자체가 놀라운 수단"이라고 답했다. 어릴 때 산업혁명에 매료됐던 그는 그것을 비슷한 시기에 나타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동시에 몸집을 키운 기술들의 묶음으로 이해했고, 어느 기술이 가장 중요한 발명인지 친구·부모와 얘기하곤 했다. 그런데 사업을 오래 생각해 본 지금의 눈으로 다시 읽으면 정작 중요한 발명은 주 식회사였다. 그 전에는 신뢰로 굴러가고 모두가 서로를 알아야 하는 가족 사업뿐, 법인도 주주도 사실상 없는 개념이었는데, 세계의 통치자들이 이 새 실체에 국가의 권력은 아니지만 개인의 힘을 훨씬 넘어서는 전에 없던 지위를 부여했다. 핵심은 이해관계의 정렬, 또 다른 정렬 장치인 유한책임(회사가 망해도 투자한 돈까지만 책임지는 제도), 자본을 끌어모으는 능력이었다. 덕분에 성공을 장담 못 할 기술 개발에 돈이 모이고, 회사마다 전문화해 서로 거래하고, 본격적인 금융 시스템과 새 금융 상품이 자라났다. 이제 수백만 명이 한 회사의 주주 가 될 만큼, 회사라는 아이디어는 거대한 집단의 이해관계를 정렬해 왔다는 설명이다.
다른 수단들도 쓰지만 이 발명의 위대함과 자본주의의 "터무니없는 초과 성과"를 깎아내리고 싶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 사람들이 훨씬 자주 봐야 할 차트로 지난 100년 극빈곤의 추락을 꼽았고, 모스가 영아 사망률 등을 보태자 "연관된 어떤 지표든 좋다"고 받았다. 그런 그래프가 지난 100년을 가장 가까이 확대한 장면이라면, 경제 성장과 삶의 질까지 인류사 전체를 그려 회사가 발명된 시점에 선을 그으면 그 뒤 곡선의 모양이 꽤 흥미롭게 변하는 걸 보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오픈AI에는 어떤 경제적 힘도 뛰어넘는 미션이 있고, 아마 그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모스가 CEO 중 소시오패스·사이코패스 비율이 매우 높다는 통계를 본 적 있다며, 자본주의야말로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의 이익을 사회의 이익과 재정렬해 좋은 제품을 만들게 하고 사회를 도우면서 본인도 이기게 한 최초의 시스템 아니냐고 묻자, 알트만은 그런 얘기를 들어 본 적은 있다며 이렇게 답했다. "소시오패스 같은 CEO를 분명히 많이 알지만, 내가 아는 최고의 CEO들은 그 범주에 넣지 않겠다." 자기 평가가 어마어마하게 높은 고에고 CEO는 많고, 예전 같으면 그저 짜증스러웠을 면모도 사람들이 그 회사 주 식을 살 수 있게 되면서 좀 더 참아 주게 되는 일종의 정렬 효과는 분명히 있다. 그래도 아주 큰 회사 CEO 중엔 소시오패스로 전혀 분류하지 않을 사람이 많다고 봤다. 그들의 동력은 저마다 다르지만, 이 게임을 얼마나 잘하게 되는지, 해마다 작년의 자신보다 얼마나 나아지는지 확인하는 게 큰 부분이며, 온갖 문제에도 가장 흥미로운 전략 게임을 두는 셈이라 지적으로 자극적이고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야망이 부족했다고 마지막으로 깨달은 순간을 묻자 이 답이 돌아왔다. "컴퓨트 투자는 분명히 크게 모자라게 걸었다. 금융시장 같은 것에 겁을 먹었던 것 같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건 명백한 실수였다." 올바른 사고 모델이 있었다면 미리 알았겠느냐는 물음엔 그렇다고 인정했고, 앞으론 이 실수에서 배우길 바란다며 "새로운 실수는 하겠지만, 같은 실수는 다시 하지 않겠다"고 했다.
모스는 이 컴퓨트 구축이 어쩌면 역사상 최대 인프라 프로젝트이거나 곧 그렇게 될 거라며, 전력 생산부터 토큰 생성, 챗GPT나 코덱스로 사용자를 응대하는 일까지 전부 오픈AI 지붕 아래 수직 통합할지, 여러 파트너와 갈지 물었다. 답은 "당연히 문자 그대로 전부를 안에서 하려는 건 아니다"였다. 다만 지금보다 잘 굴러가는 공급망을 만들려 한다. 칩 설계와 모델 설계를 한데 모은 건 좋았지만, 전기 생산은 어디서 사도 비슷한 범용재라 같은 방식으로 끌어안을 필요는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지능 생산 공급망 전체를 보면 '더 나은 알고리즘을 만드는 알고리즘'에는 관심이 상대적으로 과하고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내는 데이터센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로봇과 진짜 자동화된 공급망의 세계라면 데이터센터의 사고 능력으로 로봇 함대를 움직여 그 데이터센터의 복제본을 더 짓게 하는 그림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고, 추가 컴퓨트가 결국 무엇을 열어 줄지에 대한 판단이 맞는다면 다른 쓰임새 대비 아마 매우 훌륭한 사용처라는 것이다.
그런 미래의 설계에 시간을 얼마나 쓰나. 생각은 거의 전부 실행에 들어간다고 했다. 아이디어는 매우 뻔하고 쉬워 필요한 조각을 대는 건 금방이지만, 그 기계 전체와 수많은 회사가 맞물려 돌아가게 만드는 일은 큰 아이디어의 영광 없이 갈아 넣는 일의 연속이다. 실행에 '전형'도 없다. 문제에 필요한 단계를 그때그때 해낼 뿐이며, 반도체를 찍어 내는 공장인 팹의 신축 자금 조달과, 훌륭한 칩 설계팀을 꾸려 연구팀과 맞물리게 하고 공급망을 돌리는 일은 접근법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모스가 이번 10년의 가장 거대한 성공 사례 중 하나가 되리라 본다며 손정의(마사요시 손, 애칭 '마사')의 남다른 사고방식을 묻자, 알트만은 "소중한 친구이자 놀라운 사람"이라며 "확신과 믿음이 어마어마하고 큰 숫자와 규모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훌륭한 일이다. 마사 같은 사람은 많지 않고, 우리는 그들에게 크게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이 아는 한 마사는 언제나 그런 사람이었다고 했다. 당신에게도 규모에 천장이 없다는 감각이 있느냐는 질문엔 "마사는 표본이 하나뿐인, 세상에 단 하나뿐인 캐릭터"라고만 답했다. 오픈AI를 값진 것들을 계속 낳는 '황금 거위'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무슨 말인지 알겠지만 자기 생각과는 다르다며 "황금알을 뽑아낸다기보다 복리로 쌓여 가는 무언가를 짓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04
특이점의 한복판 - 하루 300명, 목장, 그리고 28개국 35일
10년 전의 자신이 지금 이 자리에 있다면 무엇이 다를까. 알트만은 동력부터 말했다.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흥미롭고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지금 특이점 안에 있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라는 것. 10년 전 이것은 기껏해야 아득한 꿈이었고 도무지 일어날 것 같지 않았지만, 지금은 점심 테이블에서 전혀 진지하지 않게 떠들던 그 순간에 실제로 들어와 있다. 평생 이 순간을 기다렸고, 세상에 엄청나게 긍정적이고 굉장한 일이 되리라 믿기에 신이 난다는 것이다. 동시에 다른 회사들이 그리는 대안적 미래상 일부는 "꽤 무섭다"며 그런 미래에 맞서 현실이 되지 않게 확실히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두 가지가 동시에 참이라고 정리했다. 모든 것은 하나의 거대한 지수 곡선이고 어느 한 순간도 판을 뒤집는 급변점은 아니라는 것, 그럼에도 10년 전 시작할 때처럼 곡선이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는 또 하나의 결정적 시기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다.
이 구간을 제대로 통과하는 데 무엇이 걸려 있나. 풀어야 할 중대한 AI 정렬 문제(AI가 인간의 의도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과제)와 안전 문제, 일자리의 미래 같은 경제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도 그는 '지금 이 순간의 싸움'을 이렇게 규정했다. AI 권위주의의 세계로 갈 것인가, 자유의 세계로 갈 것인가. 실재하는 안전·경제 문제를 이유로 단 하나의 모델을 '기계 신'으로 세우고 그에 결부된 회사가 그 역할을 맡게 할 것인가, 아니면 다소 어지럽더라도 인류가 자유를 안전과 맞바꿀 때마다 장기적으로 늘 손해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안전장치는 두되 사람들 손에 힘을 쥐여 주고 사회가 저마다의 생각을 표현하며 원하는 방식으로 쓰게 할 것인가. 알트만은 후자로 해내는 데 정말로 마음을 쓴다고 했다.
몇 달 전 패트릭 콜리슨과의 무대 대담에서 사내에서만 하루 300~400명과 이야기하거나 문자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아는 누구보다 문자를 많이 보낸다"면서도 좋은 일이 아니라 "나쁜 습관"이라고 했다. 시간 대부분을 잡아먹고 주의를 이어 가는 시간이 매우 짧아져서다. 대신 얻는 건 막대한 맥락. 그는 자신을 "아주 똑똑하지는 않은데, 지금 일어나는 일에 대한 단기 기억만 거대하게 갖고 있다가 곧 잊어버리는 AI 모델 같다"고 표현했다. 그 덕에 남들이 못 내릴 결정을 내리느냐는 물음엔 "더 나은지는 모르겠다. 다만 다른 결정을 내리게 해 준다"고 했다. 공개할 사례는 없지만, 곧 나올 연구 돌파구가 어느 고객이나 공급업체에 영향을 주리란 걸 미리 알아 그 순간 조금 다른 결정을 내리는 일이 많고, 그날 아침 몰랐다면 더 나쁜 결정을 했으리라는 것이다.
세상이 이렇게 빨리 변하는데 20년 뒤를 그려 놓고 거꾸로 짚어 오는 계획이 의미 있을까. 그는 애초에 거꾸로 계획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래에 대해 강하게 붙드는 소수의 확신을 나침반 삼아 '지금 무엇을, 올해 무엇을 할 수 있나'를 앞으로 계획해 나가고, 5년·10년 단위 계획은 더러 필요할 뿐이다. 믿음이 너무 많고 세계관이 굳은 사람들은 결국 유행을 쫓게 되는데, 우주 회사가 AI 회사로 변신하는 광경이 그 예다. 깊게 믿는 소수에 충실하고 나머지엔 아주 유연하며 그 심지에 진실하게 머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장 잘 아는 지인의 회사 핵심 가치가 '크리티컬 패스', 곧 가장 큰 걸림돌을 풀고 다음 걸림돌로 넘어가기를 반복하는 최우선 경로 집중이라는 모스의 말에는, 자신은 오랫동안 '풍부한 지능'이라는 단일 목표와, 기이한 권력 집중과 새 권위주의만 없다면 거기서 믿기 어려운 인류 번영이 온다는 믿음에 집중해 왔다고 답했다. 어느 시점에든 그 길에 무엇이 놓였는지는 꽤 분명했고 목표를 재고하고 싶은 유혹은 없었다. 다만 최근 "정말 초지능에 가깝다면 그다음은 무엇인가"를 조금씩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10년 넘는 시간 만에 처음 '다음 것'을 생각했다는 사실 자체가 초지능이 가까워졌다고 스스로 느끼는 방식이라고 했다.
Q. 그다음은 목장인가.
"음, 결국은. 가는 길에 몇 가지가 더 있을 수는 있는데, 그래, 그게 최종 계획이다."
목장으로 물러나기 전 이루고 싶은 것으로는, AI 초지능은 만들어질 것이고 다 된 건 아니지만 이미 활공 경로, 즉 착륙을 앞둔 비행기처럼 정해진 길에 올라 있다며 그다음을 꼽았다. 풍요와 분산, 폭넓은 접근권, 그리고 그 결과가 폭넓게 공유되는 번영으로 귀결되게 만드는 일. 어쩌면 그것이 요즘 '다음 것'으로 생각해 온 주제일지 모른다고 했다. 기술적으로 미션을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한 답과 안전·파급 효과에 대한 세계관·믿음의 많은 부분은 이미 이뤄 냈다며, 아주 폭넓게 공유되는 번영과 세계를 일으켜 세우는 일에 대한 진짜 집중이 무척 중요해 보인다고 했다.
"애매한 상황에서는 비행기에 올라타라", 곧 갈까 말까 싶으면 직접 가서 만나라는 알트만의 오랜 조언을 모스가 꺼냈다. 자신도 그 말대로 수없이 비행기에 올랐고 지금까진 꽤 잘 통한다는 것. 알트만은 "매우 견실한 조언"이라고 웃으며, 마지막으로 그런 비행기를 탄 때는 "무슨 일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아주 최근이었고, 잘 풀렸다"고 답했다. 갓 태어난 아기까지 있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틀 밤을 길에서 보내는 몹시 불편한 일정이라 정말 가기 싫었지만, 결국 갔다.
세계 순방의 결심 과정을 묻자 그는 지금은 AI가 원래부터 있었던 것처럼 느껴져 3년 전으로 되감기 어렵다며 GPT-4를 막 내놨던 당시를 떠올렸다. 세상은 녹아내리고 모두가 기겁했으며 아무도 뭘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몰랐다. 폭풍 구름이 몰려오는 게 느껴졌고, 각국 정상들 사이에선 '우리가 통제권을 쥐고 멈춰 세워야 하나, 이게 깨어나고 있는 건가' 하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모든 게 너무 빨리 벌어져 사람들이 소화할 시간이 없던 기묘한 시기, 요구는 갈수록 거세졌고 세계 지도자들이 "이런저런 걸 검토 중인데 만나러 와 주겠느냐"고 청해 왔다. 당시 회사가 크지 않아 가야 한다면 아마 자신이어야 했고, 누군가 직접 나타나 이야기하지 않으면 사태가 매우 나쁘게 흘러갈 것 같다는 감이 있었다. 짧은 출장 여러 번도 생각했지만 장거리 비행도 시차도 질색이라 "짧은 기간에 한 번에 끝내 버리자"고 마음먹었다. 에어비앤비 시절 8개 도시쯤을 돌며 비슷한 일을 해 본 브라이언 체스키의 조언이기도 했다.
모스가 "'에라, 가 보자' 하고 그냥 30개국을 돌기로 한 거냐"고 하자 알트만은 "20"이라고 받았다가 "28개국, 35일이었던 것 같다"고 기억을 다듬었다. 사실상 비행기에서 살았던 아주 이상한 시간이었다. 침대는 있었고 편하긴 했지만, 지금 이 자리가 그때보단 훨씬 낫지 않으냐고 웃으며, 아무리 편하게 꾸며도 여행은 고역이라 자기 침대와 시간대와 사무실이 그리웠다고 했다. 시차 치료법이란 것들은 죄다 엉터리고 뇌가 시차를 싫어할 뿐이라는 모스의 말에는, 워낙 많은 곳을 들러 여정 전체에서 가장 큰 시차 이동이 4시간, 대부분은 1시간씩이라 시차보다는 그냥 탈진 상태였다고 답했다. 장소를 옮길 때마다 미묘한 문화 차이가 느껴져 세계를 그렇게 빨리 보는 건 꽤 멋지기도 했다. 그런데 막바지 며칠, 반쯤 잠들고 반쯤 깬 꿈결에 어릴 적 방과 침대에 누워 있다는 환영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전에도 후에도 없던 경험. 그는 이를 "이제 집에 갈 때가 됐다는 어떤 깊은 신호"로 읽었고, 잠재의식의 반격 아니냐는 모스의 말에 "그 비슷한 것"이라고 답했다.
넋이 반쯤 나간 채 버티던 시기에 대해선, 후반엔 집에 갈 날을 세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루 14시간씩 쉼 없는 일정에, 스스로 외향적인 사람이 아닌데 어떤 날은 수백 명을 만났다. 초반엔 세계가 몹시 불안해했지만 끝 무렵 긴장이 낮아졌고 실제로 상황은 진정됐다. 언제 집에 가는지 알았던 것이 버티는 데 도움이 됐고, 당분간 이런 일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후로도 작은 순방을 이어 와 지금도 1년에 한두 번쯤 소화하는데, 배운 것이 하나 있다. 하루짜리 해외 출장을 띄엄띄엄 다니느니 7~10일 단위로 묶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것. 지금은 늘 그렇게 한다.
05
"우리는 존재할 수 없었어야 했다" - 기적, 100만 명의 밤, 소라의 중단
오픈AI를 남들과 전혀 다르게 짓고 있다는 평가에는, 20대 테크 기업만 꼽아 봐도 전략·운영·문화가 충격적일 만큼 서로 다르다며 "우리가 꽤 다른 건 맞지만 그게 깊은 통찰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초능력은. 누구나 믿었어야 마땅할 만큼 명백한데도 아무도 믿지 않던 것에 원칙 있는 확신을 걸고, 이를 실현할 조각들과 인재를 모아 낸 것이라고 답했다. 왜 자신들만 그 확신을 가졌는지는 "많이 생각해 봤지만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당시엔 너무나 명백해 보여 남들이 틀렸다기보다 '우리끼리 자기 최면에 빠진 게 아닌가'를 더 걱정했는데, 돌아보면 명백히 자신들이 옳았고, 다른 모두의 깊은 심리적 장벽과 확신 결여는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아주 이상한 일이라 이해하려 많은 시간을 썼다고 했다.
답은 찾았을까. 집단사고, 거대한 전환은 자주 오지 않는다는 것, 지수 곡선이 그토록 오래 강력하게 유지되는 일은 드물다는 것 같은 뻔한 설명은 있다. 2016~2018년이라면 정말 운이 좋아야 했고 대단한 믿음이 필요했다. "그런데 2019년쯤에는, 늦어도 2020년에는, 우리는 사실 존재할 수 없었어야 한다. 구글이 그냥 독주해 버렸어야 한다." 제프 베이조스가 아마존이 클라우드 사업 AWS를 만들고도 7년쯤 진지한 경쟁자가 없던 것을 '비즈니스 기적'이라 부른 걸로 안다며 오픈AI도 또 하나의 기적 같다는 모스의 말에는, 큰 회사들이 굳어 버리고 제 방식에 갇히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고 그게 그들에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면서, 이는 멋진 일이라고 했다. 거대 기업이 영원히 유일한 지배 세력으로 남지 않는 건 아주 좋은 일이고 반대라면 정말 나쁠 것이다. 일어나선 안 될 것 같은 기적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것만은 분명하고 그건 세상에 좋은 일이지만, 자본과 인재를 산더미처럼 가진 거인들이 2019년에 왜 오픈AI가 지금껏 해 온 일을 하게 내버려 뒀는지 되짚어 설명하긴 어렵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돈을 댄 이유는 오히려 설명하기 쉽다고 했다. 구글엔 AI 연구 조직 딥마인드가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엔 AI에 건 패가 없었으며, 큰 회사들은 주요 기술 영역마다 하나쯤은 걸어 둬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판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던 것 아니냐는 질문엔,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 시가총액에 1조 달러를 보탰는지 2조 달러를 보탰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했으리라며, 그들은 놀라운 기술과 클라우드 성장을 얻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생각보다 커진 건 분명하겠지만 좋은 베팅이었고 아주 잘 해냈으며 그 점이 매우 기쁘다는 것이다.
모스는 오픈AI의 변천사를 정리했다. 첫 버전은 연구소, 다음은 제품 회사였는데 알트만 스스로 대부분 회사와 정반대로 연구소 위에 제품 회사를 볼트로 조여 붙였다고 말한 바 있고, 이제는 거대 인프라 기업이 되어 가치의 거의 전부가 마진 낮은 인프라에서 나올 텐데, 그런 전환은 알트만의 두뇌가 자연스럽게 굴러가도록 설계된 방식이 아니라고 스스로 말한 적도 있다는 것. 다음 단계를 묻자 알트만은 "아직 이야기할 준비가 안 된 부분으로 곧장 들어가는 질문이라 답하지 않겠다"면서도, 다음 단계가 매우 기대되고 자신이 아주 잘하고 아주 좋아하는 무언가를 회사의 다음 10배, 100배 성장과 정렬할 방법을 찾아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연구소 수장에서 제품 회사 수장으로의 전환은 "거의 완전히 무관한 두 개의 직업" 같았다고 했다. 하나를 끝내고 옮긴 것도 아니어서 지금도 연구소를 책임지고 있지만, 연구소 운영은 제품 회사 운영을 사실상 어떤 면에서도 준비시켜 주지 못했다. YC 경험이 더 도움이 됐느냐는 물음엔, 많은 사람이 큰 회사를 키워 내는 과정을 지켜봤다고 답했다.
드디어 운전석에 앉아 즐거웠느냐는 질문의 답은 "아니오"였다. 챗GPT 출시 닷새째 되던 날 사용자 100만 명을 넘었다. 첫날 치솟았다 오후에 꺾이고, 둘째 날 더 높은 봉우리를 찍고 꺾이고, 셋째 날 또 더 높이 오르는 그래프를 그는 지켜봤다. 연구자들은 매일 "반짝 홍보 소동이었고 이제 끝났다"고 했지만, YC에서 볼 만큼 본 그에게 완전히 자발적으로 저렇게 크는 그래프는 파형만 봐도 아는, 터지고야 말 일의 고유한 신호였다. 닷새째 100만을 넘긴 날 집에 돌아온 그는 실감했다. 곧 진짜 회사가 될 것이고 아주 빠르게 큰 회사로 변하리라는 것, 그런 창업자들이 뭘 겪는지도 지켜봐서 알고 있다는 것을. 올리버 '올리' 멀헤린이 "100만 명 넘은 거 봤어. 축하해"라고 건네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이게 얼마나 나쁜 일인지 당신은 몰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나한테만 나쁜 게 아니라 당신한테도 나빠. 우리는 이 조용하고 정말 좋은 삶을 살고 있는데, 이제 대포 속을 통과하게 될 거야." 실제로 그렇게 됐다. 몹시 급작스러운 전환이었고 유쾌하지 않으리란 것도 알았지만, "뭐, 우리는 대포에서 발사되는 중이다. 자, 간다"는 심정이었다.
지능이 좋아지면 언젠가 마법 같은 제품이 나오리란 걸 알고 잠재의식적으로 준비해 온 것 아니냐는 질문엔, 머리로는 언젠가 올 일임을 알았지만 언제일지, 그때가 그 순간일지는 당연히 몰랐다며 오히려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도록 스스로를 성공적으로 속여 왔다"고 답했다. 연구소 운영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멋지고 재미있고 놀라운 직업이자 생활이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전혀 없었고 지적으로는 엄청나게 만족스러웠다. 지난 한 세기, 어쩌면 더 긴 시간을 통틀어 아마 가장 중요할 작업을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해내는 곳의 맨 앞줄 좌석. 그 시절을 그는 "여러 세대에 한 번 올까 한 순간이었고, 믿기지 않았고, 가장 멋진 일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챗GPT급 성장을 다시 겪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완전히"라는 답이 돌아왔다. 모스는 티보 소티오가 트위터에 성장세를 두고 "또 리셋, 또 리셋"이라 올리는 걸 계속 본다고 했다. 알트만은 지금까지 거대한 제품 형태와 성장의 물결이 두 번 있었다고 정리했다. 챗봇, 그다음 코딩 에이전트인데 코딩 에이전트는 지금 "완전히 미쳐 돌아가는" 중이다. 세 번째는 곧 온다고 봤다. 지속형 에이전트, 곧 비서실장이든 동료든 뭐라 부르든 곁에 상주하며 일해 주는 AI로, 꽤 빨리 와서 이 세 번째 물결도 상당히 빠르게 통과하리라는 전망이다.
시작의 풍경도 소환됐다. 초기에 수련회 같은 모임이 있었고 당시엔 회사로 만들 생각도 아니었던 걸로 안다는 모스의 말에, 알트만은 시작 후 첫 몇 주라면 그레그 브록먼의 아파트였다고 바로잡았다. 10~12명쯤 모였고, 출범까지 온갖 공을 들여 놓고 1월 4일쯤이던 첫날 모여서 한다는 말이 "자, 왔네. 뭘 하지? 화이트보드를 사야겠다. 아이디어 얘기를 시작하자. 논문을 쓸까?" 수준이었다. 그 순간 '아, 젠장.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AI를 만드는 법을 알아내고 싶다는 것 말고는 정말 불분명했고, 리듬을 찾아 뭘 할지 알아내는 데 2년쯤 걸렸다. YC의 미션을 가장 압축하면 '세상의 혁신 총량을 늘리는 것'인데 그 목표라면 YC에 남는 쪽이 지렛대가 크지 않았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엔, 당시엔 그렇게까지 머리로 따진 문제가 아니었다고 답했다. 평생 AI를 하고 싶었고 자신이 손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 되리란 걸 알았으며,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냥 하고 싶었다.
원자폭탄 개발 계획에 빗댄 '맨해튼 프로젝트'급 일을 숲속을 더듬듯 진행할 때 무엇을 하지 않을지 빨리 알아내는 법. "안 되는 걸 접기는 오히려 쉽다." 아이디어가 바닥나고 굴러가지 않으면 죽이면 된다. 정말 어려운 건 무언가 아주 잘될 때, 그걸 더 잘되게 하려고 다른 좋은 것들을 언제 죽일지 정하는 일이다. 오픈AI 역사엔 그런 중요한 순간이 여럿 있었다. GPT-3가 되기 시작하자 정말 아끼던 로봇공학 같은 것들을 접고 집중했고, 최근 코딩 에이전트가 되기 시작하자 역시 아끼던 소라 같은 것들과 브라우저를 접고 집중했다. 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소라 같은 신사업에 10억 달러를 넣었다면 기둥이 될지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질문엔 "아니, 소라는 아주 성공적이었을 것"이라며, 다만 그 컴퓨트와 에너지를 코딩 에이전트에 넣는 게 더 중요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1년 넘게 큰돈과 컴퓨트, 많은 사람과 탄력을 쏟았고 사용자들이 사랑하는 걸 접는 결정은 회의 한 번으로 나지 않는다. 이 컴퓨트와 사람들과 제품 방향에 더 중요한 쓰임이 있다는 걸 다소 점진적으로 깨달아 가며 매우 고통스러운 결정에 이르는 과정이다. 아끼던 프로젝트를 잃은 사람들은 어떻게 다시 정렬시키나. 사람들은 미션과 판돈, 방향 재조정의 필요를 대체로 이해한다. 그 순간 불행해하는 이도 있지만 때로는 "미션에 옳은 일"이라며 기꺼워하고, 불행해도 왜 이렇게 하는지 납득하며, 초지능을 향한 계속된 재집중 자체를 좋은 일로 받아들인다. 앞으로도 죽는 프로젝트가 나올까. "그럴 거라 본다."
"원하는 것을 항상 요구하라. 늘 얻진 못해도 가끔 얻고, 그때 놀라운 일이 생긴다"는 지론과 관련해 남들 눈엔 완전히 정신 나간 요구가 이뤄진 최근 사례를 묻자, 여전히 말할 수 없는 그 비행기 건이 최신 사례라며 "늘 통하는 건 아니다"라고 웃었다. 말할 수 있는 사례로는 어떤 의미에서 코덱스를 들었다. 가장 최근 일은 아니지만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것. 오픈AI는 경쟁 코딩 도구인 클로드 코드에 한참 뒤져 있었고, 코딩 앱으로 이기려는 시도는 자폭 돌격에 빗대는 '가미카제 작전'처럼 무모해 보였다. 이런 건 절대 안 되니 넘어가라는 게 통념이었고, 이미 탄력을 받은 상대가 있는 제품 분야에서 이기려는 건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중요하다고 판단해 한 팀에 맡겼고, 그 팀은 "비즈니스 역사에서 극히 드문, 말 그대로 믿기 어려운 일"을 해냈으며, 지금 코덱스는 그가 아는 최고 코더들 대부분이 쓰는 제품이자 모델이 됐다. 불가능해 보였지만 "정말 중요한데 극도로 어려운 미션"을 팀에 요구하지 않았다면 없었을 일이라는 것이다. 왜 포기하지 않았나. 아주 빠르게 판가름 날 몇 안 되는 전략적 영역이었고, 경제적 가치는 말할 것도 없이 코딩은 AI가 스스로를 개선하는 '재귀적 자기 개선(RSI)'에 너무나 중요해 포기할 수 있는 싸움으로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벼운 장면도 있었다. 모스가 지난해 8월, 그러니까 2025년 8월의 어떤 트윗을 보고 '평판에 도움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음 속에 이유를 묻자, 알트만은 영화 '스타워즈'에서 행성 파괴 무기 데스스타가 초공간 도약을 마치고 튀어나오며 극적인 음악이 깔리는 그 장면을 아주 좋아한다고 답했다. 그저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아마 밤늦게 트위터를 내리다 올렸던 것 같은데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 음모론에 불을 지피는 행동 아니냐는 지적엔 그때는 재미있었다면서도 "솔직히, 분명히 말해 훌륭한 트윗은 아니었다"고 물러섰다. 모스는 오히려 훌륭하고 웃긴 트윗이었다며 "세상이 점점 저 밈처럼 느껴진다"고 받았고, 좋은 밈이라고 인정했다.
알트만은 누군가 오픈AI와 업계 전반의 마케팅 과제를 이렇게 설명해 줬다고 소개했다. 첫째, 우리는 어떤 소원이든 들어줄 지니(램프의 요정)를 만들기 직전이다. 둘째, 첫 소원들이 인류에게 폭넓게 이롭도록, 그리고 훨씬 많은 사람이 훨씬 많은 소원을 빌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만들 것이다. 셋째, 빌 수 있는 소원의 공간은 믿을 수 없이 크고 창의적이어서 인간의 진짜 가치와 선호를 담아 알아 가는 일은 꽤 신날 것이다. 여기에 그는 네 번째를 붙였다. 소원을 빌기 시작하고 컴퓨터가 실제로 들어주면 "저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제 어쩌지?"가 된다는 것. 기묘한 기분이라고 했다.
모스가 딱 그런 경험이라며, 사람들이 100년 가까이 반증하려 애썼다는 어떤 수학 문제(그는 "야코비안이었나"라며 명칭을 확신하지 못했다)를 누군가 AI 모델 클로드에게 물었더니 며칠 만인가에 풀렸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알트만은 미래에도 훌륭한 일자리와 지적 성취감이 많을 것이고 대부분의 직업은 보기보다 훨씬 잘 적응하리라 정말로 생각한다면서도, 수학만은 그렇게 가지 않을 수도 있는, 아니 "아마 그렇게 가지 않을" 무언가의 매우 중요한 사례로서 지금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시스템이 좋아질수록 아무도 덜 바빠지지 않고 모두가 더 많은 일을 벌인다는 모스의 관찰도 이어졌다. 예외는 "토큰을 1조 개 썼다"고 자랑하는 사람들뿐이라며, 누군가 "어마어마한 토큰을 썼다"고 하자 "그런데 왜 더 성공하지 못했느냐"는 답이 달린 걸 봤다고 웃었다. 알트만은 기술이 오랫동안 노동 감소와 여가를 약속해 왔고 실제로 그 방향으로 와서 사람들은 역사의 많은 시점보다 여가가 많고 삶의 질도 여러모로 높지만, '주 4시간 노동'이 사회 전체 규모로 실현된 적은 없고 AI가 그걸 바꾸리라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사회가 많은 사람에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도 분명하고, 생산성 향상분이 실제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건 위대한 일이며 그렇게 되리라 짐작한다고 했다. 그가 정말 감탄하는 인간의 면모는 '기대치는 계속 올라간다'는 것. 우리는 늘 더 원하고, 서로를 위해 만들 것과 스스로 원할 것을 새로 떠올리며, 남과 비교해 자신이 어떤지에 집중하는 상대적 게임을 한다. 경제를 굴리는 경쟁과, 남에게 쓸모 있고 싶고 뭔가를 만들어 봉사하고 싶다는 아름다운 욕망의 무리는 계속될 것이다. 그래서 초지능 이후에도 우리는 으레 그러리라 여겼던 것보다 훨씬 바쁠 것이고, 여전히 불평하겠지만 속으로는 행복하리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직접 들인 노력과 가치 창출의 상관이 옅어질 때 지위 게임은 어떻게 변할까. 우리가 가치를 두는 것들은 결국 매우 인간적인 것들이 되리라 그는 짐작했다. 모스가 요리를 들어 '큰 가치를 만드는 일은 아니지만 사랑을 보여 주는 일'이라 하자, 알트만은 바로 그런 경험이야말로 가치를 만드는 것이라고 정정했다. 전통적 의미의 경제적 가치는 아닐지 몰라도, 로봇이 요리를 훌륭히 해내게 된 뒤에도 함께 요리하고 함께 먹는 일은 오래 중요하게 남으리라는 것. 성경이 2,000년간 영향력을 지켰으니 1,000년 뒤에도 그럴 공산이 크다는 식으로, 모험·원정·요리처럼 가장 원초적이고 오래된 것들이 인간이 계속 아낄 것 아니냐는 물음엔 "진화생물학에 반대로 거는 건 대개 나쁜 베팅"이라며 그런 것들은 계속되리라 가정하겠다고 답했다.
디자인 이야기는 존 콜리슨의 말에서 출발했다. 공원 벤치 하나 놓는 것조차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세상이니 둘러보면 세상을 열정 프로젝트들의 우주로 볼 수 있다는 말. 모스는 10억 명이 매일 몇 시간씩 만질지도 모르는 걸 만드는 스티브 잡스 같은 위치라면 사람들이 사랑하고 되도록 불행해지지 않을 것을 어떻게 설계할지 깊이 고민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알트만은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아름다운 것들을 함께 디자인하는 행운을 이야기했다. 아이브에게 배운 가장 큰 것은 해법으로 달려가기 전에 문제를 정말로 연구하는 태도, 문제를 진짜 이해하기 전엔 해법을 너무 생각하지도 않는 태도였다. 위대한 디자인은 번뜩이는 영감보다 문제의 이해에 훨씬 가깝고, 서두르거나 특정 답에 갇히면 그만큼 결과가 나빠진다는 게 예전엔 미처 몰랐던 열쇠라는 것이다.
그는 아이폰을 "인류가 지금까지 집단으로 만든 것 중 가장 위대한 기술"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 관계를 더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다. 극소수 항목만 남기고 알림을 다 꺼 버렸더니 훨씬 좋아졌다는 것. 방해 금지 모드를 쓴다는 모스의 말엔 그걸로도 부족했다고 했다. 메시지 앱 알림까지 껐고 보고 싶으면 들어가 보면 되니 켜 두는 일이 없으며, 그것이 "큰 삶의 업그레이드"였다. 틱톡은 "너무 강력해서" 지웠다. 소라 앱을 만들던 시절 배우려고 일부러 중독돼 봤다. 그 전엔 누가 보내 주는 영상이나 봤을 뿐 빠져든 적이 없었는데, 사람들의 시간을 빨아들이기만 하는 걸 만들고 싶지 않아 직접 겪어 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틱톡을 사랑하게 됐다.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했고, 자기 전 10분만 쓰는 통제 가능한 재미라고 믿었다. 그러다 어느 밤 1시간이 됐고, 어느 토요일 오후엔 소파에서 3시간을 보냈다. "아이폰이 이러라고 있는 물건은 아닐 텐데. 지금 이 순간은 마약처럼 즐거운데, 나한테 나쁘다는 게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다시 통제해 하루 5~10분까지 줄였지만 결국 "이제 그만"이 됐다. 아이폰은 놀랍다고 여기면서도 그 앱을 갖고 있을 자제력이 자신에겐 부족하다고 느꼈고, 메시지 앱 알림도 자신에게 득이 아니라고 느꼈다. 오픈AI가 만들 기기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믿을 수 없이 아름답고 정말 도움이 되는, 힘을 주는 기기들을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 동시에 사람들이 그것을 오용해 우리가 상상 못 한 방식으로 삶이 나빠지는 일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우리는 적응할 것이다. 강력한 기술이란 그런 것이다."
조니 아이브가 새 기기를 발명할 때의 탐색 과정에 대해선 "그를 대신해 답하지는 않겠다"면서도 그가 어느 정도 공개적으로 말해 온 범위를 소개했다. 자동차를 작업할 때면 모터스포츠의 역사 전체, 차 실내 문구의 서체들, 소재와 그 이유, 시대별 엔진 소리와 어떤 소리가 왜 매력적이었는지까지 파고들고, 그 믿을 수 없이 세밀한 요소들의 탐구를 말 그대로 책으로 몇 권씩 써낸다. 그 책들을 학습 데이터 삼아 '조니 모델'을 만들어 봤느냐는 농담엔 "아니다. 그런데 그건 해 보면 정말 좋을 일"이라고 받았다. 다만 이해 못 하는 대목이 하나 있다. 연구도, 아주 새로운 개념을 위대한 것으로 다듬는 과정도 이해하겠는데, 문제를 깊이 이해한 상태에서 매우 새로운 아이디어로 건너뛰는 중간 단계, 한순간에 일어나는 듯한 그 영감만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디자인할 때 무슨 생각을 하나. "나는 어떤 의미로도 디자이너가 아니다"라며, 못하는 걸 알아차리는 데는 꽤 밝은 편이라 강한 의견을 내지 않겠다고 했다. 사업 만들기에서 가장 못하는 것은 "아마도 제품"이었다. 정말이냐고 되묻자 "아마도"라고만 했다. 제품에 약한데 어떻게 훌륭한 제품 인재를 알아보나. 깊이 이해하는 분야에서만 훌륭한 사람을 뽑을 수 있다는 업계 통념에 한 번도 동의한 적이 없으며 명백히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디자인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도 조니가 디자인에 위대하다는 건 안다." 30분만 대화해 보면 가리킬 수 있는 것이 아주 많고, 매우 자명하다고 했다.
세줄요약
1. 알트만은 지금이 특이점의 한복판이며, 이 순간의 싸움은 AI 권위주의냐 자유냐라고 규정함
2. 확장의 병목은 반도체 칩 그다음 전기 순서고, 컴퓨트 투자를 모자라게 건 것은 명백한 실수였다고 인정함
3. 코딩 AI에 집중하려고 잘되던 소라와 브라우저까지 접었고, 클로드 코드에 뒤졌던 코덱스는 팀에 무리한 미션을 맡겨 뒤집었다고 밝힘
놓치면 아쉬운 대목들
· '가미카제 작전' 소리를 듣던 코덱스는 이제 최고 코더들 대부분이 쓰는 제품이 됐다는 게 그의 말. 코딩이 AI의 자기 개선(RSI)에 결정적이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 접은 소라는 "아주 성공적이었을 것". 그래도 그 컴퓨트는 코딩 에이전트에 넣는 쪽이 더 중요했다는 판단
· 2019~2020년의 오픈AI는 "존재할 수 없었어야 한다. 구글이 그냥 독주했어야 한다"는, 스스로도 설명 못 할 기적
· 산업혁명의 진짜 발명은 개별 기술이 아니라 주 식회사였다는 재해석
· 창립 첫날 브록먼의 아파트에서 나온 말은 "화이트보드를 사자, 논문을 쓸까?" 속마음은 "아, 젠장.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거지"
· 다음 구상은 데이터센터의 사고 능력으로 로봇을 움직여 데이터센터 복제본을 짓게 하는 그림
· 최종 계획은 목장. 10년 넘는 시간 만에 처음 '초지능 다음'을 생각한 것 자체가, 가까워졌다고 느끼는 자신만의 신호
릴렌틀리스 팟캐스트 - 티 모스, 샘 알트만 인터뷰 (유튜브 · 2026년 7월 26일)
특이점이온다 갤러리의 초존도초
출처: 특이점이 온다 갤러리 [원본 보기]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