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이미지러시아 알파 그룹 창설멤버의 회고
비탈리 데미드킨(Виталий Демидкин)은 본래 응급구조사로 일하며 군의관이 되려고 했으나 낙방한 후 1979년 KGB에 입사했다. 1980년 제7국 소속 A그룹(알파그룹)에 선발된 그는 26년간 아프가니스탄, 체첸, 북카프카스 등지에서 수십년간 복무했다. 그는 소련해체 이후 러시아 대테러 부대의 기초를 다진 인물이자 전설로 불리우는 남자다. 특히 90~00년대 러시아의 혼란기 소속이 KGB에서 FSB로 바뀌는 과정에서도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부둅뇹스크 병원 인질극,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 그리고 베슬란 인질극등 러시아군이 겪은 중요한 대테러작전에는 모두 참가했었다.
2007년 대령을 끝으로 FSB에서 은퇴한 그는 보안업체 이사등으로 일하며 종종 미디어에 얼굴을 비췄다. 언론에서는 항상 그를 참군인이자 영웅으로 묘사했다. 하지만 그는 많은 인터뷰에서 강한 척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었다.
'내가 처음 참가한 작전은 1983년 트빌리시 Tu-134 납치극이었다. 인질범들은 영화학도들이었고 토카레프와 나강 리볼버, 수류탄 2개를 가지고 있었을 뿐이었지만 납치 당시 5명의 승무원과 인질을 살해한 놈들이었다. 우리는 도탄으로 인해 인질들이 다칠 것을 우려하여 전원 고무탄을 사용하는 특수화기로 무장했었다. 결과적으로 진압은 총알 한방 안 쏘고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 때 테러범 일당 중 1명이었던 여성이 있었는데, 상황이 종료됐음에도 한 손에 수류탄을 들고 있었다. 나는 벌벌 떨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가 '이제 다 끝났소'라고 말하며 천천히 수류탄을 손에서 빼앗았다.
(주: 1995년 모스크바 현대전자 연수단 버스인질극 진압작전도 이 할배의 팀이 했음.)
'나는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난 인질들이 우리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것을 직접 느꼈다. 그 기분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다. 난 그때의 경험을 통해 '인질이 죽지 않은 작전이 진정으로 성공한 작전이다'라고 깨달았다. 그리고 알파로 복무하는 내내 그것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그 뒤로 내가 참가한 작전들 대다수는 수많은 인질들이 죽어나갔다.'
1995년 부됴놉스크 병원 인질극은 그의 인생 최악의 실패중 하나였다. 알파그룹은 최선을 다했지만 바샤예프의 손아귀에서 완전히 놀아났다. 80명 이상의 인질들이 사망했고 그의 부하도 몇명 전사했다. 데미드킨은 바샤예프가 크렘린과 협상하고 유유히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2002년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팀은 지하를 통해 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테러범들은 매우 치밀했다. 주요통로에는 벽돌과 가구들로 바리케이드를 쌓아놨고, 못 막은 곳에는 유리조각들을 뿌려놔 밟으면 소리가 나도록 해놨다. 모든 저격 포인트를 확보하고 내부 청사진을 만드는 와중에 가스가 주입될 거라는 정보가 내려왔다. 알파그룹은 전원 해독제를 투여받았고 1인당 4개의 해독제 주사기를 지급받았다. 가스가 주입되고 진입하자 테러범들 사이에서 소동이 일어났다. 테러범 일부가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저항했지만 제압하는데 5분도 안 걸렸다. 데드맨 스위치들은 모두 작동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 뒤가 문제였다.
'우리는 가스를 흡입한 인질들 구호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바깥에 대기중이던 의료진들, 특히 의사들이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거부했다. 자신들도 가스에 중독될 까봐 겁이 난 것이다. 우리는 먼저 환기를 위해 창문부터 깼다. 처음 지급됐던 해독제 주사는 순식간에 바닥났다. 핸드폰 문자를 사용해 몰래 외부와 연락하고 있었던 일부 인질들은 가스에 대한 대비책으로 바닥에 납짝 엎드려 젖은 옷으로 호흡기를 가려서 상태가 위중하진 않았다. 하지만 가스가 제일 많이 퍼졌던 2층의 상태가 더 심각했다. 우리는 하는 수 없이 인질들을 무작정 들쳐 업고 정문에 대기중인 앰뷸런스까지 뛸 수 밖에 없었다. 인질들은 끝도 없이 계속 발견됐다. 수없이 건물 안과 밖을 드나든 끝에 인질들을 모두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170명이 넘는 인질들이 사망했다. 그중 10명은 어린이였다. 미리 해독제를 투여받았던 우리들도 머리가 어지러웠고 부대원 1명은 기절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2004년 베슬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인질극이 벌어진 날, 그의 팀은 카프카스에서 힘든 출장을 마치고 막 복귀한 상황이었다. 대원 한 명을 잃었고 두 명이 중상이었으며 몇 명은 쉘쇼크를 겪고 있었다. 하지만 피곤함과 동료를 잃은 상실감 속에서도 그들은 의무를 다하기 위해 북오세티야로 날아갔다.
그 날 그곳에는 교전수칙 따윈 없었다. 무장한 지역 민간인들, 한심한 현지 경찰, 내무군 부대가 섞여 있었고, 모두 자체적인 지휘 계통의 명령에만 따랐다. HQ는 군과 민관 두곳에서 개별로 운영됐다 딱 봐도 결코 깨끗한 진압이 되지 못할 거라는게 눈에 보였다.
오후 1시에 폭발음이 들렸다. 그날 진입할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게 그 순간이 될줄은 몰랐다.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알파와 작계를 공유한 부대는 빔펠 뿐이었고, 다른 부대들은 전부 다 제각각으로 대응했다. 어떤 부대는 열압력탄과 전차포까지 동원했다.
'학교 복도를 돌파하는 게 천년만년 같았다. 포인트맨을 맡았던 대원은 코너를 찍고 왼쪽으로 돌다가 두개의 F1 수류탄이 날아드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피할 시간이 없었다. 그는 '수류탄!'이라고 크게 외치며 수류탄을 향해 돌진하여 몸으로 덮었다. 그는 27개의 파편이 몸에 박히며 폭사했다. 뒤 이어 오던 부팀장은 폭발을 피하기 위해 오른쪽 코너를 찍고 돌았다. 그 역시 온 몸에 7개의 파편이 박혔다. 복도 반대편에서 세개의 섬광이 반짝였다. 최소 1개는 기관총이었다. 총알은 나를 맞추지 못했다. 하지만 내 뒤에 따라오던 대원은 운이 없었다. 그는 가슴에 총알을 맞고선 창틀을 잡고 비틀거리다 쓰러졌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날아오는 수류탄 2개를되받아 던지며 의무를 다했다. 시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른쪽 복도에서 한 남자가 괴성을 지르며 우리에게 달려왔다. 인질인지 적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대원 한명이 짧은 순간동안 고민한 끝에 그의 다리를 쏴서 넘어뜨리자 폭발해버렸다. 자폭을 하려했던 것이다.'
그날 300명이 넘는 인질들이 사망했다. 데미드킨 주변 5m 이내 있던 사람들도 모두 죽거나 다쳤다. 인류가 대테러라는 개념을 구상한 이래 최악의 참사였다.
그의 팀원 10명도 그가 보는 앞에서 전사했다. 하지만 그는 기적적으로 생채기 하나 나지 않은 채 살아남았다.
그 모든 일을 겪고 나서도 나는 3년을 더 근무하다가 은퇴했다.
'전역한 다음날, 기차를 놓쳐 플랫폼에 홀로 남겨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기차에 앉아 수십년을 돌아다녔고 힘들었지만 열정이 있었다. 그리고 기차에서 내리게 되자 이제 무엇을 해야할 지 몰랐다. 비록 팔에 박힌 수류탄 파편상처와 뇌진탕으로 가끔 어지러운 것 빼면 난 다른 이들에 비해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다. 작전을 나갈 때마다 매번 무서웠다. 하지만 나는 리더였고, 수십명의 부하들이 나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그들의 등 뒤에 숨는다면 전사한 부하들의 유가족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 그것이 훨씬 더 두려웠다.'
https://www.instagram.com/reel/DOEcbr9CB6s/
은퇴한 데미드킨은 절대로 자신이 실수를 저질렀다던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 거라는 후회 섞인 말은 하지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철학적이고 삶을 긍정하는 자세로 임할 뿐이다. 하지만 그는 종종 베슬란 인질극 추모식에 참석한다. 그리고 똑같은 모양의 수많은 대리석 묘비들을 바라보며 기자에게 조용히 말했다. 그의 눈가에 반짝이는 무언가가 보이는듯 했다.
"여기 누워있는 모든 아이들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내가 구할 수 없었던 모든 이들에게도요."
그는 자신이 종종 베슬란에서 쓰러진 동료들의 꿈을 꾸곤한다고 고백했다.
https://www.rt.com/news/467734-beslan-anniversary-school-siege-hostages/
https://en.topwar.ru/161991-komandir-otrjada-alfy-podelilsja-vospominanijami-o-beslanskih-sobytijah.html
https://www.kp.ru/daily/27583.5/4853219/
출처: 워리어플랫폼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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