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괴담물 프롤로그 써봤는데
나는 옛날부터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나, 결말이 흐지부지한 이야기를 좋아했다.
도시전설, 괴담, 전설, 야사, X파일, 인터넷 밈, 음모론 등등.
현실에 있을 것 같으면서도 없는, 시시껄렁한 이야기들을 좋아했다.
학창 시절에는 유령 부원까지 받으면서 이런저런 괴담을 실증하는 클럽을 만들기도 했다.
“이번에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났네요.”
“그러게, 재료 구하느라 고생했는데.”
대부분의 괴담은 엉터리란 걸 증명하는 쓴웃음 나는 클럽으로 전락했지만, 어쨋든 재미있었다.
대학생이 되고나서부턴 단기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이런저런 괴담 속 장소 투어에 참여하거나, 방탈출 카페에 들어가거나, 괴담을 소재로 한 게임을 하거나 했다.
딱히 머리가 좋은 건 아니어서, 잘 풀린 적은 없지만 말이야.
그래도 옛날부터 오싹한 걸 좋아했고, 이런 으스스하고 시시껄렁한 것들은 몇 번을 봐도 안 질리니까.
그래서일까, 어느 날 포털 사이트의 스팸 메일을 정리하던 중에, [(발송인 불명) 미스테리를 좋아하십니까? 그☆런 당★신♠을 위♣한 소♡식] 이란 제목의 이메일을 무심코 열어버린 건.
“칫, 뭐야.”
내용물은 싸구려틱한 이펙트가 번쩍이고 알록달록한 행사 티켓 같은 이미지만 덩그러니 떠오른 게 전부였다. 주소나 QR코드가 보이지 않았다. 클릭해도 뭔가 달라지지 않았다.
‘매번 이딴 거에 낚인다니까.’
그냥 열어본 사람을 실망시키는 게 전부인 낚시 이메일이구나, 싶어서 삭제 버튼을 누르려고 했다. 그런데 마우스 포인터가 이미지를 스쳐 지나간 순간, 이미지가 변형되는 게 보였다.
“엇?!”
마우스 포인터를 계속 티켓 이미지를 여러 각도로 몇 번이고 스치자 이미지가 점점 깨지더니 마지막엔 QR 코드가 나타났다.
“뭐야, 이 기대되는 연출은!”
아무래도 수취인을 시험하는 타입의 미스터리 이벤트인 모양이었다. 이런 방식은 꽤 옛날에 유행했던 건데.
나는 살풋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을 들어서 QR 코드를 스캔했다.
[링크의 주소를 이 기기로 열어보겠습니까?]
[예/아니오]
나는 망설임 없이 ‘예’를 눌렀다. 해킹 당할 수도 있지만, 월급날까지 얼마 안 남은 시점이라 계좌 잔액도 별로 없고, 휴대폰 요금도 절약 플랜 쓰는 중이고.
손해 볼 게 없었으니까.
왠지 그 순간, 내장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등골에 침이 파고드는 듯한 느낌이?
“어라?”
갑자기 주위가 엄청나게 어두워졌다. 모니터 불빛과 으스스하게 비치는 데스크톱 본체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전등이 갑자기 꺼졌어?”
두꺼비 집이 내려간 걸까? 그렇다면 컴퓨터만 전원이 켜져 있는 게 이상했다.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지만 침착하게 의자에 다시 앉으려는데,
“으와악?!”
그대로 뒤로 굴러버렸다. 방금 전까지 있었던 내 의자가 사라졌어?!
그 때 모니터에 글귀가 떠올랐다.
[손님을 받는 건 정말 오랜만이네! 잠깐 정돈 중이니까 기다려 줄래? 10초만 기다려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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