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이미지7월 한 달 동안 먹은 도시락 및 식당 점심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 7월에도 먹부림은 계속됩니다.
볶음밥, 칠리새우 브로콜리, 어묵볶음.
다른 반찬이야 전날 해놓는다고 해도 볶음밥은 그날 아침 볶아서 가져와야 합니다.
10분~15분이면 볶을 수 있는데 아침엔 이 간단한 작업이 왜 이리 귀찮은건지...
샐러드를 곁들인 봉골레 파스타.
파스타만 꽉꽉 채워넣다보니 좀 질리기 시작해서 풀밭도 함께 조성했습니다.
파스타 먹다가 입가심삼아 샐러드 좀 집어먹으면 딱 좋네요.
달걀후라이를 올린 카레라이스.
양파를 왕창 넣은 카레는 언제나 맛있습니다. 여기에 케찹도 한 바퀴, 후추 약간, 우스터셔(우스터 아님!) 소스도 찹찹 뿌리고, 드림카카오 82%짜리도 몇 알 넣으면 딱 좋지요.
외부 회의 나갔다가 점심으로 먹은 냉면.
요즘엔 칡냉면이 하도 많아서 이렇게 면옥 스타일 냉면도 오래간만에 먹네요.
맛은 있는데 육수를 안줘서 빈정상했습니다. 근본이 있는 냉면집이라면 커다란 주전자에 육수 가득 담아오고, 그게 아니더라도 셀프 육수코너라도 있기 마련인데 암만 둘러봐도 안보이길래 육수 어딨냐고 물어봤더니 비빔냉면에만 나온다네요. 췟.
카우보이빈즈를 곁들인 찰보리빵.
이 조합이 은근 괜찮아서 종종 먹게 됩니다. 찰보리빵은 모양만 봐서는 '저걸 다 먹는다고?!'싶은데, 실제로는 3300원짜리 조그만 빵인지라 한 끼 식사로 딱 좋습니다.
달걀말이와 연어구이.
아스파라거스는 피클로 담아둔 걸 하나씩 꺼내 먹는 중인데 은근 괜찮습니다.
이 조합으로 점심밥을 먹으니 서머셋 몸의 '점심'이 생각나네요.
"아스파라거스가 나왔다. 큼직하고 즙이 많은 것이 절로 군침이 돌 정도로 맛있어 보이는 녀석들이었다.
독실한 셈 족 사람들이 불에 구운 고기를 제물로 바쳐 여호와의 콧구멍이 벌름거렸듯이, 무르녹은 버터의 냄새가 내 코를 벌름거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염치도 없는 그 여인이 큰 입 가득히 아스파라거스를 우겨넣고 씹어 삼키는 것을 바라보며
나는 태연하게 발칸 반도의 연극계 정세에 대해 논의해야만 했다."
- 서머셋 몸, "점심" 중에서
초계비빔면.
초복 때 초계탕 먹고 남은 닭고기와 두부를 들기름 비빔면 위에 얹어서 도시락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점심 먹은 걸 꼬박꼬박 사진 찍어 모아두다 보면 매년 반복되는 절기와 흐름이 사진만 봐도 얼추 보이는 게 재밌습니다.
날은 덥지만 그래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안 먹어주면 섭섭한 김치찌개.
돼지고기 넉넉하게 들어간 김치찌개도 김치찌개지만 밑반찬이 매번 바뀌면서도 나름대로 다 맛있어서 종종 찾게 됩니다.
다만 여름이라 더워서 그런지 추가금 내고 솥밥 먹을 생각은 들지 않네요.
주먹밥, 당근볶음, 시금치나물, 굴소스 새우볶음.
냉동새우 살짝 볶아서 굴소스와 매실청만 넣고 졸였는데 맛이 괜찮습니다.
직접 만든 매실청은 시판 매실청보다 왠지 모르게 깊은 맛이 나는 게 신기.
빵집에서 러스틱 브레드 잘라놓은 걸 사고, 슈퍼마켓에서 샌드위치용 슬라이스 햄과 치즈를 삽니다.
빵 위에 햄을 최대한 구겨가며 겹쳐 올리고 오븐 토스터에 구운 다음, 뜨거울 때 치즈를 올립니다.
소스도 바르지 않은, 내용물이라곤 햄과 치즈뿐인 샌드위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걸 먹을 때마다 책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오스카는 건초더미 위에 편한 자세로 앉아서 꾸러미를 풀고 신문지 속에서 버터빵을 꺼냈다.
거친 가루로 만든 빵에서 잘라낸 것 같은 큼지막하고 길쭉한 조각이었다.
오스카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웅얼거리면서 빵을 한 입 베어 물었다. 라스무스는 오스카가 빵에다 차가운 돼지고기를 얹어서 먹는 모습을 쳐다보았다.
차가운 돼지고기는 라스무스가 알고 있는 음식 가운데에서 가장 맛있는 것이었다.
오스카도 차가운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오스카는 빵을 씹어 먹다가, 다정하게 빵을 한 번 쳐다보더니 다시 빵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중략)
오스카는 아무 말 없이 잘라 낸 빵 한 조각을 라스무스에게 건넸다. 빵은 굉장히 길쭉한데다가 굉장히 두꺼웠고, 그 위에는 커다란 돼지고기 두 조각이 얹혀져 있었다.
라스무스는 빵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아, 이 행복이여. 이 짭짤한 돼지고기와 거칠고 검은 빵이 서로 어울려서 내는 맛이라니!"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라스무스와 방랑자" 중에서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지금 눈 앞에 놓인 샌드위치는 햄도, 치즈도 진짜라고 불러주기엔 좀 부족한 재료들이라는 거.
통으로 절인 돼지 뒷다리를 두툼하게 썰어낸 진짜 햄과, 커다란 휠에서 갓 잘라낸 숙성 치즈 조각에 비하면 손색이 있네요.
회사 앞에 새로 생긴 우동집에서 먹은 냉우동. 그런데 통으로 튀긴 장어를 곁들인.
차가운 우동에 장어 튀김이 어울릴까 싶었는데 잘 어울립니다.
여름 무더위에 지친 몸에 은근 원기 회복시켜주는 맛.
고기를 곁들인 냉면. 처음엔 이 조합이 너무나 그리웠는데, 좀 먹다보니 욕심이 생깁니다.
다음엔 불판 깔아놓고 고기 구워가며 냉면을 먹어야지, 다짐합니다.
처음이 어렵지, 한 번 해보면 점심시간에 혼자 고기 2인분 구워서 냉면 곁들여 먹는게 나쁘지 않더라구요.
감자샐러드, 당근 라페, 베이크드빈을 곁들인 닭가슴살.
아들내미가 감자 으깨는 데 재미를 붙였습니다. 다이소에서 산 천원짜리 감자 스매셔로 꾹꾹 누르는게 감촉이 좋거든요.
그래도 오래 하면 지치고 싫증날 거 같아서 "숙제 다 하면 조금만 하게 해줄게"라고 조건을 붙였더니, 이제는 감자 으깨는 걸 무슨 벼슬로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톰 소여가 울타리에 페인트칠 할 때도 이런 느낌이었겠죠.
7월의 마지막 도시락. 밥 위에 구운 스팸을 얹고, 달걀 후라이를 얹고, 이 시대 마지막 양심을 얹어줍니다.
이렇게 더운 7월도 끝이 나고, 이제 더 더운 8월이 밀려옵니다. 후덜덜...
출처: 기타음식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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