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나만있]이리와서 앉아봐라, 이 할애비가 옛날 이야기를 해주마.

Nno· 2026.07.25 11:08· 조회 1268
분애갤 여러분들은 스카이라이프 라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당시에 주류였던 '케이블 방송' 대신 위성에서 전파를 수신받아 방송을 하는 '위성 방송'의 대표 주자이다. 한때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광고도 많이 때렸고 이곳저곳 '접시'를 달아놓은 가정집이 간간히 보였지만 요즘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이 이야기는 약 20년전 내 집이 이사하면서 케이블 방송 대신 스카이라이프를 달면서 시작된다. 2006년 중학생이었던 나는 그때도 애니를 보는게 취미였지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OTT사이트가 없었다. 물론 P2P 사이트를 통해 어둠의 경로로 몇몇 애니를 보거나 했었지만 주로 보는 경로는 케이블TV에서 투니버스, 퀴니 등을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사 후 케이블TV를 없애고 스카이라이프를 달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스카이라이프에는 투니버스도, 퀴니도, 아무튼 아무것도 없었다. 내 기억으로는 당시 스카이라이프에 있는 애니채널은 애니원TV가 유일했는데 애니원 TV 는 유료채널이라서 볼 수가 없었다. 안그래도 비오면 TV도 제대로 안 나오는 개같은 접시인데 애니까지 안 나오니 나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있었고, 접시 떼고 케이블로 바꿔보자고 떼쓰고 싶었지만 약정기간 때문에 뭐라 할 수도 없었다. 그랬던 나에게 구원의 손길이 다가왔는데 그건 애니맥스 코리아의 설립이었다. 내가 이사를 한 것이 겨울쯤이었으니 약 3~5개월 만에 애니를 TV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애니맥스 코리아의 개국 당시 들여왔던 작품의 영향으로 당시에 꽤나 힙한 애니를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 봤던 인상깊었던 작품을 꼽아보라면 '암굴왕', '어벤저', '사이보그 009' 등이 있으나 오늘 이야기 할 애니는 이것들이 아니다. 바로 '갤럭시 엔젤' 시리즈 였다. '미소녀'들이 모여서 난장을 피면서 개그를 한다라는 파격적인 구성, 가면 갈수록 캐릭터들이 죽고 우주가 박살나는 것은 일상처럼 흘러가는 정신나가는 전개에 나는 도파민에 젖어버렸고, 어느새 너무나도 깊게 이 애니에 빠져들었다. [갤럭시엔젤의 막장성을 논할 때 국내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비둘기 화, 참고로 이 에피소드에서 우주가 한번 멸망함] 이 막장애니에 너무나도 심취한 나머지 나는 일본어를 독학하여 사이트에서 정보를 보고, 게임 설정들도 찾아보면서 결국 만화책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내 추억의 한조각... 만화책은 [갤럭시엔젤]무인판은 1~5권, 2nd가 1~3권, 3rd가 1~6권까지 있다. 나머지는 앤솔로지 책이다. 이 중 무인판과 2nd는 중고로 팔고 있던 것을 산 것으로 기억하고 3rd는 직접 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애니판이 막장 개그 애니인 것과 달리 만화책 및 게임판은 캐릭터 설정이나 스토리가 달라 애니에는 나오지 않는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대충 만화 및 게임판 스토리를 설명하자면 건담과 스타워즈와 사쿠라대전을 대충 짬뽕시키면 나오는 무언가라고 생각하면 됨. 카라스마 치토세가 추가된 2nd. 애니판에서는 4기부터 나오는 캐릭터인데 만화판 치토세와 애니판 치토세는 생김새만 같은 완전 다른 캐릭터라고 봐도 무관할 정도이다. ... 아픈 손가락 3rd. 애니로는 갤럭시 엔제룬에 해당하는 캐릭터들이 나오는 파트인데 애니는 순수노잼으로 망하고 만화책 및 게임판은 멋없어진 기체들, 개성이 부족한 캐릭터들로 망했다. 얘네들이 잘 됐으면 몇년은 더 끌고 갈 수 있는 프랜차이즈였는데 결국 얘네들이 건진건 애니 오프닝 패러디랑 최종화에서 합체 로봇 나온거 정도였다. 오피셜 앤솔로지들. 원본 코믹스들은 후리가나가 붙어있어서 읽기 편했는데 얘네들은 후리가나가 없어서 읽을때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일본 여행 갔을때(대강 2020년쯤으로 기억함) 매장에 보이길래 샀던 바닐라 H 아크릴 스탠드. 애니 끝난지 10년이 넘었는데도 물건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망설임 없이 바로 샀었다. --------------------------------------------------------------------------------------------------------------------------------------------------------------------------------------------------- 내 사춘기 시절, 나에게 가장 많이 웃음을 준 애니메이션 갤럭시 엔젤. 이제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나에게 최고의 개그 애니메이션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난 주저없이 갤럭시 엔젤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갤럭시 엔젤에서만 느낄 수 있던 특유의 개그 감성이 있고, 그 감성이 나에게 너무나도 딱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시리즈는 끝났고 부활은 커녕 국내에서는 다시보기도 힘든 시리즈이지만, 가끔 책장을 볼 때마다 20년 전의 추억을 곱씹으면서 난 기도한다. 그 때 느낀 감성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나오기를... 출처: 분기애니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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