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중도층이 바라보는 진보진영에 대한 아쉬운 점
1. 자기소개
저는 20대 남자고 성인이 된 이후 2020 총선 민주당, 2022 대선 윤석열, 2022 지선 국힘, 2024 총선 민주당, 2025 대선 이재명, 2026지선 시장 오세훈/구청장 민주당을 찍었습니다. 이 정도면 계속 와리가리하는 나름 중도라고 자칭해도 되지 않을까 싶고 또 보시면 알겠지만 제가 고른 쪽이 항상 이기는데 다수의 흐름을 반영하는 일종의 인간지표(?)라고 생각합니다.
2. 이 글을 쓴 이유
올해 지선이 끝나고 뭔가 중도층의 입장에서 진보진영에게 아쉬운 점을 쓰고 싶어서 사실상 민주당 당원게시판이나 다름없는 이 사이트를 사용하고자 합니다. 근데 제가 2년 전에 가입을 했었는데(왜 가입했는지는 기억이 안납니다..) 14번인가 로그인을 해야 글을 쓸 수 있더라구요.그래서 생각날 때마다 로그인하고 어느날은 잊어먹고 하다보니.... 지선 끝난지 1달이 되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제가 눈팅을 하면서 보니 클리앙은 어차피 회원가입일, 로그인 횟수도 알 수 있어서 일종의 박제를 하는 거 같은데 그냥 이렇게 선박제하겠습니다.
3. 중도층이 바라보는 진보진영에 대한 아쉬움
가. 검찰에 대한 과도한 집착
제가 이재명을 찍었던 이유는 그 분이 검찰을 개혁하거나 내란을 청산할거라고 믿고 찍은게 아닙니다. 그냥 "국민의 자산을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이전시킴으로써 내수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뚜렷한 방향성이 마음에 들어서 찍어준겁니다. 그냥 실리적으로 경제를 어떻게 이끌어가겠다는 비전이 보였기 때문이지 이념 때문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재명과 민주당이 보여준 정책은 적어도 금융시장에 있어서는 대체로 바람직하게 정책을 펴고 있다고 생각하고 (몇몇 마음에 안드는 시도가 있긴 하지만..) 비록 이번 지선에서 시장은 오세훈을 뽑았지만 여전히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긴 합니다.
그런데 이른바 진보진영의 강성지지자들은 솔직히 이런 문제는 별로 관심도 없는거 같고 검찰개혁에만 집착하고 있는데 이 점은 정말 매우매우 아쉽습니다. 뭐 집착하는 배경을 이해는 합니다. 대체로 4,50대인 여러분들은 20대 혈기왕성하던 시절 검찰이 수시로 노무현의 개혁에 반대했던 것, 그리고 퇴임 이후 노무현이 검찰수사를 받다가 죽은 일련의 장면을 보고 검찰에 대한 깊은 분노를 느꼈고 그때 형성된 가치관이 평생동안 이어지고 있는거겠죠. 그런데 그건 여러분들의 한일 뿐이지 중도진영은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보수 진영은 말할 것도 없구요). 사실 진보진영 강성지지층을 제외한 국민 대부분이 관심이 없죠. 솔직히 정치가 여러분들 한풀이 하려고 존재하는건 아니잖아요?
국민의 다수는 솔직히 검찰이 예전처럼 영감님 대접을 받든, 아니면 싹다 해체해서 뭐 유배를 보내서 부관참시를 하든 하등 관심이 없습니다. 지금 산적한 과제가 너무 많습니다. 금융시장 정상화는 좋지만 부동산은 어떡하죠? 환율은요? 출산율은요? 클린턴이 말했듯이 "문제는 항상 경제"입니다. 검찰을 해체하고 부관참시한다고 해서 전술한 진정한 문제들이 해결되는건 아니잖습니까. 자꾸 검찰개혁이 핵심이다라는 식으로 광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경신대기근으로 백성 굶어죽든 말든 상복 3년 입어야 하는지 1년 입어야 하는지 예송논쟁하고 있는 걸로밖에 안보입니다. 검찰개혁은 아주 마이너한 문제에 불과하며 그 문제에만 천착할수록 중도층의 마음은 떠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 검찰 안죽이고는 못살겠다는 그 집착을 못버리겠다면 보완수사요구권인지 뭔지 그거 빨리 없애고 처리하시든가요.... 예송논쟁으로 국정동력만 허비하고 이게 뭡니까....
부가적으로 첨언하자면 내란청산 이 구호도 이젠 오히려 거부감만 가져옵니다. 뭐라 해야될까요. 여러분이 7080대 극우 노인들이 멸공! 같은거 외치는거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저 사람과는 말이 안 통하겠군" 싶지 않나요? 그게 중도층이 "내란청산!" 외치고 있는 민주진영을 보며 느끼는 생각과 똑같습니다.
나. 실패한 부동산 정책 고수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언제나 맞는 선택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한번 잘못된 선택을 하면 반성을 하고 고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민주진영은 한번 잘못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같은 반복되는 실수를 하는 것 같아 정말 매우 유감입니다.
이 점에서도 민주진영의 고민을 이해하기는 합니다. 당장 서울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공급하면 수도권 집중화가 더욱 심화되어 지역균형발전이 어려워진다 이런 걸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급은 틀어막고 수요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려는 방향으로 항상 정책을 펴고 있죠. 근데 실패했다는게 명확하지 않나요? 지역균형발전 하겠다, 부동산 투기 막겠다는 대의는 좋지만 인간의 욕심을 이기는건 불가능합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 당시는 말할 것도 없고 이재명 정부 집권 이후에도 집값이 잡히고 있나요? 사실 이재명을 대체로 지지하면서도 이번 지선에서 이재명의 복심인 정원오 대신 오세훈을 뽑은 결정적인 이유는(뽑기 직전까지 정말 고민 많이했습니다) 정원오의 서울에 대규모로 빌라 짓겠다는 공약이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였습니다. 이쯤되면 국민들이 원하는건 아파트고 그걸 대규모로 공급하여 싸게 만드는 것이라는걸 알텐데 민주 진영 특유의 도그마(지역균형발전, 아파트 공급억제, 투기억제)에 빠져서 되도 않는 빌라 대량 공급 발상을 버리지 못하는걸 보고 한번 정신을 차릴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오세훈을 찍은거죠. 덕분에 서울 시장선거에서 패배하여 민주진영이 꽤 충격을 받은 모양인데 과연 정신을 차릴지는 모르겠습니다. 제발 달라지는 면이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다. 이따금 튀어나오는 기상천외한 발상들
국내주식에 대한 금투세 도입, 초과이윤(노동부 장관께서 친히 초과세수 아니고 초과이윤 말하는 거 맞다고 못을 박았죠..) 분배 논의.... 이건 클리앙에서도 반발이 나오는 거 같은데 강성 민주당 지지 사이트인 이곳에서도 이러한 반응이면, 중도층을 포함한 국민 대다수에게는 어떠한 반응일지 제발 한번이라도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진짜 이런 발상 볼 때마다 너무 깹니다.
라. 폐쇄성
앞서 언급했지만 클리앙은 14회 이상 로그인을 해야만 글을 쓸 수 있고, 심기를 거스르는 글이 있다면 박제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건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동지가 아닌 자를 색출하고, 동지들의 말만 듣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래서 저 같이 어지간히 의지가 강해서 14번이나 로그인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일반 국민들은 진보진영에 불만이 있어도 (사실상 민주당원 게시판인) 클리앙에 의견을 개진할 수도 없고, 개진해봤자 조롱만 박히고 박제하고 빈댓글 달고... 이렇게 되면 점점 외골수로 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국민의 힘을 지지하는 보수 진영 강성지지층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긴 하겠죠. 근데 클리앙처럼 이렇게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없지 않나 싶습니다. ..
4. 중도층의 말을 들어줘야 하는 이유
당연하지만 선거의 승리를 결정하는 건 저 같은 인간지표 중도층입니다. 강성 지지층이 검찰개혁 원하는대로 안해줬다고 삐진들 선거에서 민주당 안찍을건가요? 국힘 찍을건가요? 여러분은 죄송하지만 선거 당락 결정에 있어서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는걸 인정해야하지 않나싶습니다(물론 반대편 국힘 콘크리트 층들도 마찬가지죠). 반면 중도층은 심기 불편하면 언제든 민주당도 찍고 국힘도 찍을 용의가 있고 따라서 그들에 의해 승패가 결정납니다. 제가 찍은 편이 대체로 승리했음은 결코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라도 저같은 중도층의 시각을 염두에 두었으면 합니다. "대체 어떻게 국힘을 찍을 수 있죠? 상식의 문제죠 ㅉㅉ"같은 소리는 안통합니다...
추가적으로 생각난건데 유시민씨의 abc 발언 같은 건 어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무슨 정치가 조폭 의리도 아니고 한번 진영을 정하고 그 진영만 평생 뽑는게 뭐 나쁜건 아지만 실리에 따라 이리저리 이동하는 것보다 우월한건가요? 오히려 실리를 고려하는 사람들(B라고 하나요?)이 훨씬 나라의 미래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위하려는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도 듭니다.
여하튼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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