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뉴스에서의 가리기(블러 처리)에 대한 뉴스 소비자로서의 답답함(?)
뉴스를 보다 보면 모자이크(블러 처리)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사건 피의자가 착용한 의류나 모자의 브랜드를 가리는 것부터..
사건 현장 CCTV에서 가해자(피의자)의 얼굴은 가리면서 경찰들 얼굴은 버젓이 내보내고..
시민 인터뷰 현장에서 인터뷰 내용과 관련한 얼굴, 복장, 장비 등 궁금한 정보들을 가려버리고..
현장 취재시 배경의 건물, 간판, 로고 등 온갖 것들을 가려버리는 것까지..
간단한 통계는 아래에..
이화여대 연구팀이《한국방송학보》에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국내 사건·사고 뉴스에서 화면 흐림 처리가 적용된 비율은 53.2%
같은 기준으로 외국 방송사의 경우
NBC(미국) : 12.9%
BBC(영국) : 9.7%
NHK(일본) : 1.6%
BBC의 다섯 배, NHK의 서른세 배네요.
무엇을 가렸는지 보면 인물 전체(28.3%), 특정 시설·장소(22.9%), 사물·신체 일부(21.8%) 순이고, 가린 이유로는 '관련 인물·장소 보호'가 61.3%로 압도적.
방송법 시행령에서는 보도·시사 프로그램에는 간접광고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도, 특히나 간판이나 브랜드를 지우는 것은 거의 관행처럼 행해지고 있다고 봐도 과하지 않은 것 같고요. 이에 대해서는 "간접광고(PPL) 제재를 받을까 봐" 선제적으로 가린다고 하지만..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저런 것까지 가려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이 기사에서는 아래와 같이 구조적인 문제를 짚고 있는데, 읽어보니 공감이 가기는 합니다.
첫째, 비대칭적 페널티.
"너무 많이 보여줬다"는 이유로는 언론중재위 제소나 법적 분쟁이 잦지만, "너무 많이 가렸다"는 이유로 제재받는 일은 없다. 리스크가 한쪽에만 있으니 편집 판단이 자연히 가리는 쪽으로 기운다. 편집권이 저널리즘적 판단에서 법무적 논리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둘째, 기술 발달.
과거엔 모자이크가 번거로운 작업이라 그 번거로움 자체가 '가려야 하나'를 고민하게 하는 1차 관문 역할을 했다. 이제는 클릭 몇 번, AI 자동 도구로 처리되면서 고민이 사라졌다.
셋째, 취재·편집의 분리.
현장 맥락을 모르는 편집자는 "취재기자가 판단했겠지" 하며 화면만 보고 가리고, 취재기자는 "편집에서 처리하겠지" 하며 판단을 미룬다. 분업 과정에서 저널리즘적 판단은 사라지고 관행만 남는다.
지금은 "왜 가리는가"라는 질문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리고 '보호'가 아니라 '습관'이 된 가리기가 우리 사회의 신뢰를 높이는 데 과연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도 필요한 시점인 듯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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