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스포) 가스인간 후기입니다
평서문으로 작성이 된 글입니다.
존대말 사용치 않아 죄송합니다.
스포주의
스포주의
스포주의
가스인간에게서 특이한 것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간절히 바라던 일들은 결국 허사가 된다. 그러한 실패에 주인공들의 잘못은 없다. 불가피할 뿐이지만, 그 불가피함은 절망을 불러온다.
먼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복수다. 복수에 선행되어야 한다고 한 것이 고백 아니면 참회라고 했다. 그런데 힘들게 결심을 한 인물들은 이상하게 다 죽는다. 오히려 참회하려 하지 않는 자들은 복수의 대상이 되어 죽는데, 이러한 죽음에는 일말의 통쾌함은 있을지언정 진실을 밝힐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진실을 밝히고 참회하기로 결심한 자들을 죽게 만드는 건 뭘까. 비겁하게 고백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 사건의 배후에 엄청난 세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일까? 그것은 이 사건이 단순히 흘러가지 않을 거라는 경고에 가깝겠지만, 이 이야기가 바라는 게 진실의 폭로가 아니라 그 진실이 어떻게 변질되서 세상에 드러날까에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이 숨기고 있는 화이트센타에 대한 폭로는 사라지고 영화는 진실 찾기와 가스인간에 관한 이야기로 전개될 것이다.
영화는 추악한 과거에 대한 진실을 감춘 채, 그 진실을 알릴 힌트 같은 에피소드를 하나 던진다. 과거로 돌아가서 렌과 교쿄의 관계를 환기한다. 교쿄와 렌이 얼마나 가족이 되고 싶었는지, 그리고 그런 교쿄를 지키기 위해 화이트센타로 간 렌이 어떻게 불타서 사라졌는지 알게 될 때쯤, 어린 교쿄가 이 사건 때문에 심성이 어떻게 훼손되고 변질될지는 알려주지 않은 채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현실의 교쿄는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이다. 그 아이가 지금의 교쿄임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 한다. 진실을 밝히기 전에 교쿄는 렌의 가스로 렌의 복수를 위해, 화이트센터에 가담한 자들의 처단을 예고한다. 이후 교쿄는 과거의 연인이었던 형사 겐지에게 자신이 렌의 복수를 대신해주고 있다고 고백한다. 겐지는 이 복수가 렌을 위해서가 아니라 너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하자, 교쿄는 렌을 앞세워 자신의 분노를 해결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나 누구의 복수든 제대로 이루어지지는 못한다.
후반부에 가스인간에게 쫒기던 교쿄는 겐지의 차를 타고 도주한다. 교쿄는 우연히 차 안에서 겐지가 자신에게 청혼하려던 반지를 아직도 차에 보관 중인 걸 알게 된다. 겐지에게 자신에 대한 사랑이 남았음을 알게 되지만 그때도 교쿄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처지다. 누가 가스인간에게 교코를 죽이라는 주문을 했기 때문이다.
렌과 교쿄, 겐지에게는 특별한 공통점이 있다. 겐지의 아버지가 무풍사건을 파헤치다가 오래된 우동가게에서 죽은 사건이 다시 확인이 되는데, 그 식당에서 한참 행복한 시기를 보내던 렌과 교쿄의 사진이 발견된다. 이러한 관계를 들여다보면 겐지 아버지와 교쿄를 지켜주던 렌의 죽음에 대해 비슷한 점을 찾게 된다. 겐지가 아버지처럼 생각하던 아버지의 친구 때문에 겐지의 아버지가 죽게 되는데, 과거 렌은 교쿄의 양아버지 때문에 죽게 된다. 두 양아버지 같은 존재는 모두 간접적으로 아버지 같은 그들을 죽인다. 또한 이들에게 어머니의 존재는 흐릿한데, 렌과 겐지에게는 어머니의 존재가 없고, 교쿄에게는 없는 게 나을 매우 못된 어머니가 있다는 점도 유사한 부분이다.
주인공들의 이런 미묘한 관계를 보면 이 시리즈의 핵심 모티프 중에 하나가 가족인 아닌가 한다. 완전한 가족이 되지 못 하는 것, 즉 불안정한 관계에서 안정된 관계로 가지 못한 것은 결국 폭력이 시발점이다. 국가가 숨긴 잔인한 폭력에서 시작됐고, 그 트라우마가 진행되고, 그 이후에 가스인간이 출몰했기 때문에 관계들은 단절될 수밖에 없다. 그들의 불행이 결국 과거에서 현재까지 진행형으로 계속되었다는 이야기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