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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돌려차기 사건, 성범죄 밝힌 건 검찰 보완수사 아니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524698?sid=102
최근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국회 좌담회에 참석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를 강하게 비판했다. 경찰 수사에서 놓친 사실을 검찰이 다시 확인할 기회마저 없어지면 피해자가 보호받기 어렵다는 문제 제기였다. 수사기관의 잘못을 직접 경험한 피해자가 제도 변화에 불안과 분노를 느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필자는 현재 경찰수사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피해자 보호와 수사 제도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이 글은 위원회의 공식 의견이 아닌 개인 견해임을 미리 밝힌다. 피해자의 문제 제기를 존중하면서도 부산 돌려차기 사건에서 성범죄 목적이 어떻게 밝혀졌는지, 이 사건이 요구하는 개혁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항소심의 재감정과 검증은 검사의 보완수사가 아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처음부터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아니었다. 경찰은 중상해 혐의로 송치했고, 검찰은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1심도 살인미수죄를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성범죄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항소심 재판 과정이었다. 피해자는 의식을 잃어 CCTV 사각지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피해자와 피해자 변호인은 범행 이후의 의복 상태와 성범죄 가능성을 계속 제기했다. 항소심에서 청바지 검증과 DNA재감정을 했고, 그 결과 피고인의 DNA가 검출됐다. 검사는 강간살인미수로 공소장을 변경했고, 항소심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를 확정했다.
항소심 검사가 증거 재감정과 공소장 변경에 관여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수사 단계에서 직접 다시 수사해 새로운 범죄를 밝혀낸 보완수사가 아니다. 공소를 유지하는 검사가 재판부에 증거 조사를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채택해 재감정과 검증 등 필요한 증거조사를 한 뒤 그 결과에 따라 검사가 공소장을 변경한 것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가 아니라 '공판 절차에서 이루어진 추가 증거 조사'다.
따라서 이 사건을 근거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없었다면 성범죄 목적도 밝히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수사 절차와 공판 절차를 혼동한 것이다.
사건을 움직인 것은 피해자와 피해자 변호인이었다
이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검찰과 경찰 중 어느 기관이 더 많은 권한 또는 특정 권한을 가져야 하는지가 아니다. 수사기관이 놓친 성범죄 가능성을 피해자가 계속 제기했고, 피해자 변호인이 이를 법률적으로 정리해 항소심 검사와 재판부의 증거 재검토로 이어지게 했다는 점이다.
피해자는 범죄 직후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정확히 알지 못할 수 있다. 수사 기록과 증거에 접근하기 어렵고, 어떤 증거를 보전해야 하는지, 어떤 감정을 요청해야 하는지, 수사기관의 판단에 어떻게 이의를 제기해야 하는지도 알기 어렵다.
피해자에게는 수사 진행과 처분 결과를 알권리, 기록에 접근할 권리, 누락된 수사와 증거조사를 요구하며 절차에 참여할 권리,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 피해를 복구할 권리, 보복으로부터 안전할 권리가 필요하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에서는 특히 기록접근권·절차참여권·변호사조력권·안전권이 중요했다. 피해자 변호인은 조사실에 동석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피해자 변호사에게는 수사 기록의 열람·등사, 증거보전과 감정 요청, 추가 수사 요구, 피해자 조사 참여, 처분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 신변안전조치 요청 권한이 실질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성범죄가 의심되면 초동 수사부터 변호인의 조력이 필요하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교훈은 피해자가 항소심까지 가서야 증거 재감정을 요구하는 구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성범죄 가능성이 의심되는 사건에서는 최초 신고와 초동 수사 단계부터 피해자 변호인의 조력이 제공돼야 한다.
검찰이 광범위한 수사권을 행사하던 시기에도 피해자 보호는 불충분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피해자 국선 변호사 제도 역시 아직 완전하지 않다. 그런데 이제 와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만을 피해자 보호의 최후 보루처럼 설명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논리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은 수사기관 사이의 권한 배분 문제다. 피해자 보호는 피해자에게 독립적인 권리를 부여하고, 그 권리가 초동수사부터 재판과 피해 복구, 형 집행과 가해자의 출소 이후까지 실제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문제다. 검사의 권한을 존치하는 것만으로 피해자 보호가 완성될 수는 없다.
오히려 그동안 제한적이고 불완전하게 운영돼 온 피해자 국선 변호사 제도를 확대하고, 피해자의 기록 접근권과 절차 참여권, 변호사 조력권과 안전권을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성범죄 가능성이 의심되는 순간부터 피해자 국선 변호사를 연결하고, 피해자가 기록과 증거에 접근해 누락된 수사와 증거 조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피해자가 경제적 여력이 없거나 스스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상태에서도 변호사가 그 목소리를 법률적으로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피해자의 안전도 신고 순간부터 가해자의 수감 중과 출소 이후까지 계속 보장돼야 한다.
검찰이나 경찰의 권한이 피해자의 권리를 대신할 수는 없다. 피해자 보호의 이름으로 지켜야 할 것은 검사의 권한이 아니라 피해자의 권리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법무법인 정세 변호사·헌법학 박사입니다.
사건 내용 보고 이게 왜 보완수사권 이슈가 되는 건지 의아해했는데 기사가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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