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AI 시대에 오히려 애플의 가치가 커지는 이유

Rrg· 2026.07.29 17:31· 조회 150
애플 얘기를 하다보면 꼭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애플은 생성형 AI 기술력이 없어서 조만간 뒤처질겁니다.” “ChatGPT나 제미나이 같은 것도 제대로 못 만들었잖아요.” 물론 생성형 AI만 놓고 보면 애플이 뒤늦게 뛰어든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과연 모든 빅테크 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생성형 AI를 직접 만들어야만 하는걸까요? 현재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생성형 AI는 ChatGPT, 클로드, 제미나이 정도입니다. 그런데 저 AI들을 사용하려면 결국 뭔가가 있어야 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사용하는건 크게 PC와 모바일인데..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반도체, 앱스토어, 헬스, 개인정보, 기기간 연동까지 전부 하나로 묶어서... PC와 모바일 두 플랫폼을 모두 강력하게 가지고 있는 기업은 사실상 애플밖에 없습니다. 구글도 안드로이드와 크롬OS가 있지만 안드로이드는 삼성, 샤오미, 오포 등등 여러 제조사로 흩어져 있고요. MS는 PC에서는 강력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은 사실상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과 맥을 직접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는 운영체제와 반도체, 기본 앱, 결제 시스템까지 전부 직접 통제합니다. 특히나 모바일은 사실상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단일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폰을 가지고 있고요. 사람들이 하루 24시간 동안 가장 가까이 두고 사용하는 기기가 뭘까요? PC보다 스마트폰입니다. 사진, 연락처, 메시지, 메일, 일정, 위치, 결제, 건강 정보 등등... 개인의 일상과 관련된 개인 정보들이 가장 많이 담겨져 있는게 바로 스마트폰 입니다. ChatGPT,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AI들이 가장 원하는 데이터가 바로 그런 데이터들이죠. 생성형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서... 내 대신 문자도 보내고, 일정도 잡고, 사진도 찾아주고, 식당도 예약하고, 물건도 주문해주는 단계로 간다면...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어느 AI가 벤치마크 점수가 더 높냐가 아닐겁니다. 그 AI가 사용자의 스마트폰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지는거죠. 그러면 애플이 반드시 ChatGPT보다 더 뛰어난 AI를 직접 만들어야 할까요? 저는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보는게.. 간단하고 개인정보가 중요한 일은 애플이 자체적으로 만든 온디바이스 AI로 처리하고... 그보다 복잡한 일은 애플이 관리하는 클라우드에서 처리하고... 아주 어려운 추론이나 광범위한 지식이 필요하면 그 시점에 가장 뛰어난 외부 AI를 불러다 쓰면 됩니다. 이게 현재 애플이 추구하고 있는 애플 인텔리전스의 구조죠.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 안에서 실제로 ChatGPT가 돌아가는지, 제미나이가 돌아가는지 굳이 알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아이폰에게 시켰더니 알아서 해줬다' 그렇게만 느끼게 해주면 되는겁니다. 일반 사람들은 ChatGPT니 제미나이니 클로드니... 딥시크니... 등등 이런거 모릅니다. 알아야 할 이유도 없고요. 애플의 철학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일관되어 왔죠. It just works 그냥 알아서 해주는... 자동차 회사가 반드시 세계 최고의 엔진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직접 만들어야만 자동차를 팔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엔진을 가져다가 자기 자동차에 맞게 조율해서 쓸 수도 있고... 더 좋은 엔진이 나오면 교체할 수도 있습니다. 애플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애플이 반드시 세계 최고의 생성형 AI 모델을 직접 만들 필요는 없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AI들을 자기 플랫폼 안에서 가장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면 됩니다. 오히려 ChatGPT, 클로드, 제미나이의 성능이 점점 비슷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애플에게는 유리해질 수도 있습니다. AI 회사 입장에서 앱스토어에 자기네 앱 하나 올리는 것과... 아이폰의 기본 AI나 Siri에 자기네 모델이 탑재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별도로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아이폰을 처음 켰을 때부터 사용할 수 있고... 메일, 사진, 메시지, 캘린더 같은 기본 앱들과 바로 연결될 수 있다면... (더 나아가서 서드파티 앱들하고도..) 그 AI 회사는 수억 명의 사용자(의 데이터들...)를 한 번에 확보할 수 있는 겁니다. 구글이 검색엔진 기술력이 부족해서 애플에게 돈을 주는게 아니죠. 아이폰과 사파리의 기본 검색엔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매년 애플에게 막대한 돈을 지불하고 있는데... 검색엔진을 만든 구글보다.. 검색엔진이 사용자에게 도달하는 입구를 가지고 있는 애플이 돈을 받는겁니다. 강력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는게 그런겁니다. 현재는 애플이 생성형 AI 기술이 부족해서 외부 AI 회사에게 비용을 지불하거나 협력을 요청하는 입장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ChatGPT, 클로드, 제미나이 같은 회사들이 서로 아이폰의 기본 AI 자리를 차지하려고 경쟁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처음에는 사용료를 더 싸게 부를 수도 있고... 구독료나 광고 수익을 애플과 나누겠다고 할 수도 있고... 나중에는 검색엔진처럼 오히려 애플에게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아이폰에 들어가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당장 그렇게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요. (생성형 AI는 검색엔진과 다르게 질문 하나를 받을 때마다 서버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익구조가 다르니까요.) 그래도 여러 AI 회사들이 서로 경쟁하고... 애플이 그 중에서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협상력은 애플에게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애플이 아무것도 안하고 손 놓고 있는 것도 아닌게 애플은 온디바이스 모델과 Private Cloud Compute 서버에서 동작되는 생성형AI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죠. 필요할 때마다 가장 좋은 모델로 갈아끼울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진 기업이 더 큰 힘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애플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은 ChatGPT나 제미나이보다 뛰어난 챗봇이 아닙니다. 아이폰, 맥, 아이패드, 애플워치, 운영체제, 앱스토어, 계정, 결제, 개인정보가 하나로 연결된 거대한 플랫폼입니다. 애플의 주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AI가 트렌드가 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주가는 떨어지거나 정체되어 있지 않고 꾸준히 알게 모르게 조용히 상승하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최근 한달동안에는 20%가 넘게 상승했는데, ChatGPT의 OpenAI가 스마트폰을 만들려고 하니까 되려 애플 주가가 더 올라가는거죠.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한마디로 결국은 최종적으로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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